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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아래
야쿠마루 가쿠 지음, 양수현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어제 메신저로 대화하던 친구가 갑자기 말이 없었다. 화장실에 갔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나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메신저가 깜박거렸다. 그리고 친구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어떤 기사를 보내주었다. 어떤 경비업체 직원들이 14세 소녀를 묶어 성폭행했는데 집행유예라는 판결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화를 냈다. 나 또한 숨이 턱 막히고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분노, 그 다음엔 허탈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듯이... 우리나라의 성범죄에 대한 법조계의 판결은 참으로 관대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성범죄가 날로 늘어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성범죄자들에 주어지는 벌의 무게는 우리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그렇다면 그들의 가족들은.. 피해자는... 어떤 마음일까.
유명 만화이자 영화까지 만들어진 [데스노트]라든지, 인기리에 방영했고 다음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덱스터]라든지... 인간이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해결 못하는 부분을 만화나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해결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짜릿함과 희열감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든, 혹은 진심으로든 한 번쯤은 이런 말을 뱉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 우리나라에 덱스터가 있었으면..." "아. 나한테 데스노트가 떨어졌으면..." 뭐 이런 종류의 말 말이다. 범죄자들의 어둠 못지 않게 사람들의 분노의 마음 한켠에도 어둠이 있다. 그리고 그 어둠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야쿠마루 가쿠의 [어둠 아래]는 무방비하게 노출된 작은 아이들이 성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고, 그들을 경찰들이 쫓으며, 또 다른 누군가가 쫓는 이야기이다. 주목할 인물은 여기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 나이토이다. 그는 어릴 때 여동생을 잃었다. 성범죄자에게 말이다. 운명의 장난인지 그의 여동생을 모욕한 범죄자는 변호사였던 나이토의 아버지가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었다. 그는 그렇게 여동생을 잃고 경찰이 되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고, 그의 앞에 자신의 여동생처럼 아무 저항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작은 희생자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를 분노케하는 범죄자들도... 이 이야기의 끝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둠 아래 있는 자는 누구일까. [어둠 아래]는 잔잔한 흐름으로 진행되지만 독자로 하여금 다음 장을 기대하며 넘기게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