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외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책이란 것은- 어느 때...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참으로 다른것 같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제가 중학교때 도서관에 쭈구리고 앉아 읽었던 책인데요. 그때는 일본문학에 익숙하지도 않았고, 작가나 작가가 살던 당시 일본의 상황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상태라.. 읽으면서도 뭔가 그냥 어둡고, 칙칙한 그런 소설- 이라고만 생각하고 덮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한참 질풍노도의 시기를 달리던 때였는데, 이 책을 읽고 되려 '난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아무튼,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한데- 북카페 이벤트를 통해 다시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때와 똑같이 저는 이 책을 들고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휘리릭 하고 책장을 넘겨가며 읽었지만, 그때 그렇게 다가왔던 그 기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조.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

'자소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죠. 그의 소설은.

그의 인간실격을 비롯한 다른 단편소설들을 읽고 있으면, 그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그 속에서 나오고 있는 인물(주인공)이 진짜 소설속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저자의 에세이인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그의 인생과 그의 감정이 몰입되어 표현된 소설이라 볼수있겠죠.

 

서로 사기를 치면서도 다들 이상하게 아무 상처도 입지 않고 서로 속이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실로 훌륭한, 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사례가 인간의 삶에 가득한 것입니다.  …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속이면서도 맑고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는, 혹은 살아갈 자신이 있는 것 같은 인간이 내게는 난해하기만 합니다. 사람들은 끝내 내게 그런 요령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그것만 알았다면 나는 인간을 이토록 두려워하며 죽을 둥 살 둥 광대짓 서비스 따위는 하지 않았겠지요.   - p.26-27

 

와- 제가 처음으로 소름이 돋았던 구절입니다. 한없이 비뚤린 시각이지만, 저나... 우리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마음 한켠에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글로 표현이 되어 읽힐때, 저는 소름이 돋을때가 많습니다. 제 스스로는 그것이 무슨 느낌인지, 이게 무엇인지 느껴지지만 그것을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런게 있거든요. 인간에게-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힘들어했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사고가 여실히 드러나던 부분입니다. 그의 개인적인 일생이 그대로 녹아있는 소설이면서, 이 <인간실격>은 일본이 2차대전 패전 이후 온 사회가 느꼈던 허무감, 황망함 등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의 일대기 등을 알고 보니.... 이 작가의 영향을 받은 일본문학계나 일본 문학 특유의 허무적(?) 성격이 어디서 기인한건지.. 조금은 알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문학 전공이 아니라 그냥 개인적 추측에 불과하지만^^;;; 아무튼 중학교때 이후로 다시 보는 <인간실격>은 매우 인상적이고, 왠지.... 제 자신이 너무 힘들고 외롭고 지칠때 읽으니 되려 힘을 내게 만들어주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친구들에게도 추천을 하게 되네요. 아마 제가 다시 힘들어질때, 다시 찾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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