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한 해변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던 소녀 리틀 비 영국에서 나이지리아 해변으로 남편과 함께 휴가를 온 새라 "그날, 그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 거였어." 이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리틀 비라는 소녀는 고향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 이후 도망쳐 불법 체류자의 몸으로 영국에 오게 된다. 늘 배트맨 옷과 함께 자신이 배트맨이라 주장하는 아들 찰리와 남편(과 로렌스와 벌이는 사랑), 이번엔 무슨 기사를 쓸것인가 고민하던.... 매우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에 익숙해지던 새라와 리틀비가 다시 재회함으로써 생활은 기묘하게 혼란스러워진다. 새라와 리틀비가 만났던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리틀비와 그녀의 언니는 석유전쟁에 휘말려 벌어진 마을에서의 살인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추격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그들은 나이지리아 해변에 휴가 온 새라와 앤드류와 만나게 된다. 새라의 잘려져 나간 손가락과 리틀비의 언니, 배 속에 숨어 숨을 죽이는 리틀비와 앤드류... 그들의 숨막히면서도 답답한 현실은 너무나도 담담한 리틀 비의 말투에 얹혀져 독자에게 '마치 별것 아닌 일마냥' 전해진다. 그냥 내 눈 앞에 '나와는 참으로 거리가 먼 이야기'와 같은 다큐멘터리같이.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의 각색이 끼어들어 나에게 현실감을 주지 않는 영화와 같이... 난민센터에서 풀려났지만, 여전히 불법체류자인 리틀비의 담담하고도 자조적인 말투는 이상하게 나를 더 속쓰리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사로잡는 것은 바로 작가가 글을 시작하며 서문에 써놓은 한 글귀였다.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전통이란 말인가. 이 얼마나 낯뜨거운 말이지 않는가. 리틀비와 만난 독자들은 아마 이 글귀를 보고 다시한번 실소를 던질것이다. 작가가 우리에게 무엇을 소리치고 싶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 다 알면서도 귀막고 눈막고 마치 나와는 다른 이야기인것 마냥 스쳐지나가는 사건들- 나는 마지막 장을 덮을때에야... 앤드류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참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