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주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오늘 받은 따끈따끈한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받자마자 몇 장을 들춰본다는게... 어느새 휘리릭 읽고서 마지막장을 덮게 되었다. 약 1시간 반만에 읽어내린 책이었다.

 

미스터리 소설계의 미다스의 손. 이시모치 아사미가 처음 도전한 전율적인 연쇄살인 소설.

 

이시모치 아사미의 책은 처음 접하는 것인데... 이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라는 책은 여러 의미로 강렬했던 책인 것 같다.

우선은 시작이 굉장히 생소? 파격적이었다.

시작부터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살인을 하려고 한다. 한 명도 아닌 자그마치 세 명이나. 즉 연쇄살인을 계획하고 있다."(-7페이지)

이런 직접적이고도 도발적인 말로 시작하는 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 어라? 라고 외치게 만드는 심정이랄까??

애초에 누가 범인이고, 누가 피해자이고- 어디서부터 살인이 시작되고,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

아주 솔직하게 까발리고 시작하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철저하게 보인다. 순간 내가 이 책을 '추리'로 착각했다가, '아... 미스터리였지.'라고 납득하게 만들었던 부분이었다.

 

작가는 알라우네, 맨드레이크 라는 독일의 전설에 나오는 식물을 인용했다.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교수형에 처해진 동정남이 흘린 정액에서 피어난다는 전설의 식물.

작가는 소설속에서 계속해서 '각성'이라는 단어를 말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연쇄살인'을 해가면서 막으려고 했던 그것. 하지만 어느순간... 자신또한 잠식되어 버렸던 그것...

 

331페이지 내내 주인공 나미키의 시점 속에서 (때론 다른 여자들의 시점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가 저지르는 연쇄살인과 자신이 "왜" 그녀들을 죽이려 하는지 스스로에게 설명시키는 장면 등이 마치 '알라우네가 뽑혔을 때처럼' 정신없이 달리게 만드는 것 같다.

군데군데 어떤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구절들도 있었고... 만화 <몬스터>를 떠올리게 하는 것들도 있었기에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의외로 결말이 허무하게 마무리된것 같아서 아쉬운 점이 남는다.

마치 알라우네를 뽑아 손에 얻었음에도 그 알라우네가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님을 알게 된... 그런 느낌이랄까?

작가가 처음 도전한 연쇄살인소설(이런 장르가 따로 있는지를 모르겠지만 ㅋㅋ)이기에 백프로 만족을 충족시킬 순 없는 것 같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이 느껴지고... 차차 후속작들이 더 나오면서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작가에 딸린 것 같다.

 

그리고 내용 전개에 크게 관련되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 인용을 끝으로 서평을 마무리짓겠다.

 

"...  소박한 시민이 '용의자'라고 보도되면, 그 시점부터 이미 그 사람은 '범인'이 된다. 자기들은 선이고 범인은 악이 된다.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선량한 시민들은 '범인'을 마구잡이로 몰아친다. 물론 그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구치소에서 자살한 유키의 아버지는 '자살했다는 건 자신이 범인이라고 인정한 증거'라며 더욱 거세게 비난 받았다. 이에 맞서려고 했던 나마키는 이 세상이, 사회의 본질이 '이쪽편'과 '저쪽편'으로 나뉘어졌다는 사실을 자의든 타의든 실감했다.... " (- 200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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