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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평점 :
읽기는 예전에 읽었는데 이제서야 서평을 남기다니.
나도 늙었나보다. 이리저리 일에 치이다보니 정신이 없어진다.
게다가 요즘 가슴 아픈 일이 있어 계속 멍하니 있다보니 서평에 신경쓸수가 없었다.
책도 손에 안 잡히고, 마음이 뒤숭숭하고 가슴이 먹먹했다.
아무튼... 문득 내가 <국가의 사생활> 이 책 서평을 안 썼구나- 하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어 후루룩 다시 읽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흡수통일 이후 5년, 2016년 서울, 이곳은 지옥이다."
이 문구에 끌려서 이벤트를 신청했었다. 흥미로우면서도 뭔가 다른 세계의 일 같았다.
모순적이었다. 나는 분명 통일을 바람에도, 이상하게 통일 자체는 너무나 먼 일같으니 말이다.
아마도 나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나의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하고, <국가의 사생활>은 통일 후 5년이 지나고 한반도 내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여준다.
물론 가상플레이이다. 내가 뭔가 통일이 먼세계 일처럼 느껴지듯이 작가도 그렇게 느껴졌나보다.
13년만에 내놓은 작가의 저작이라는데 솔직히 짧은 소설임에도 굉장히 어수선하고 집중이 잘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통일 이후 늘어난 경제적 부담에 힘들어하는 남한 국민들과 자본주의라는 생소한 이데올로기에 혼란스러워하는 북한 국민들.
'대동강'이라는 인민군 출신 폭력조직과 주인공 '리강'
통일, 다시 만나는 민족, 변화하는 삶,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생활들
이 모든것이 뒤엉키면서 일어나는 일을 작가는 자기 스스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끄집어내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어수선한 생각에 빠지게끔 만들지만, 여러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인상깊었던 구절이 하나 있다면...
"애당초 대한민국에는 우파도 없었고 좌파도 없었어. 대한민국은 그래. 없는걸 있다고 우기는게 대한민국이야. 안 그러면 그건 대한민국이 아니야. 우파가 뭐냐? 우파의 궁극적 목표는 애국이야. 애국. 이렇게 애국안하는 우파들이 어딨어? 오죽하면 일본 극우 애들이 자기네 역사관을 표절하지 말라고 걔들한테 화를 내냐? 좋아. 욕해야 하니까 까짓것 우파가 있다고 치자. 마땅히 우파들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들을 어뚱한 놈들이 대신하면서 뺑이를 치잖아. 그러면 우파들이 그걸 또 가만 놔두지 않고 달려들어 탄압을 해요. 독립운동을 하면 삼대가 망한다잖냐. 나라와 민족이 작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였으니 나가서 용감이 싸워라. 언젠가 힘을 되찾으면 이 나라와 이 민족은 너만이 아닌 네 후손에게까지도 꼭 보답하마. 이런게 있어야 제대로 된 우파의 국가인거야. 독립운동? 야, 이젠 더러워서 지나가는 개들도 안하겠다. 친일파 문제는 어리바리한 시민단체나 경로당보다 못한 역사연구회에서 정리하는게 아니야. 진정한 우파들께서 손수 해주셔야 하는거지. 자기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걔들은 몰라. 왜? 우파가 아니거든....... 좌파? 이것도 욕해야 하니까 일단 있다고 치자. 걔들처럼 지독한 장사꾼들이 세상에 또 없어요. 나는 걔들이 잔대가리로는 더 재발같아. 우파들은 무식해서 간단하기라도 하지. 걔들은 엄청 복잡한 속물들이에요.
남한의 좌파는 낭만주의였어. 청춘의 아련한 추억이고. 자아도취지.... (하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