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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
나가시마 유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눈물이 적은 편이다. 감정기복이 없다던가 성격이 무덤한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나는 눈물이 적었다. 아니 눈물 흘리는데 있어 인색하다는 말이 오히려 맞는 말일 것 같다. 특히 어릴 때에는 더 했다. 눈물보다는 담담하게 일을 지나가기 일쑤였고, 감동을 잘하는 성격이었지만 어느 순간에 어떤 타이밍에 눈물을 흘려야만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시간은 흘렀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나는 눈물에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눈물이 많은 건 또 아니었다. 그저 조금 더 솔직해지고 울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내가 어른이 되고 많은 일을 겪으면서 오히려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그 순간을 솔직하게 즐기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눈물을 삼키고 넘기기엔 가슴 속에 담아둬야하는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무쓰미는 울지 않는 여자이다. 평범한 회사원에 남자친구도 있는 그녀. 동거 중인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담백하다 못해 조금 서운하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여사원들과도 친한 편은 아니다. 점심시간 공원에 나가 홀로 밥을 먹고 어느날은 히카와 주임을 좋아하게 된다. 남자친구와의 결별까지 하지만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끝나는 그녀의 이야기.
그녀는 울지 않았다. 아니 울었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책장을 뒤적거렸지만 그녀는 울지 않았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면 울었던가? 하고 물음표가 떠올랐다. 건조하기 짝이 없이 담담하게 흘러가는 그녀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에 물기가 없다고 누가 말했을까. 그녀의 모습은 일견 나의 모습과 비슷하다. 울어야할 타이밍을 놓치고 어느때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모른채 그냥 그 순간을 보내버리는 그런 모습과. 울지 않는 여자나 우는 여자의 존재보다는 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슬프다. 이상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순간 순간 그런 타이밍이 오고 만다. 이별을 맞이하거나 해고를 당하거나 좋아하는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새드앤딩 영화를 보거나 감동을 하거나. 그것이 기쁨의 눈물이건 슬픔의 눈물이건간에 타이밍이 온다. 내가 좀 더 머리가 크면서 생각했다. 아. 순간에 솔직해지자. 이 순간이 아니면 난 또 언제 눈물을 흘릴까. 배우가 아닌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