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서 교수의 새로 읽는 이야기 동양 신화 - 동양적 상상력의 근원을 찾아서, 중국편
정재서 지음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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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읽는 이야기 동양신화
-동양적 상상력의 근원을 찾아서
정재서 지음.

<이야기 동양신화>의 개정판이다. 이전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철저히 중국 고대문헌의 원전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산해경,회남자, 천지인귀신도감,수신기, 목천자전, 장자등 여러 고대 중국서적이 등장한다. 그에 맞는 풍부한 이미지 자료는 본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일찍이 중국신화를 오리엔탈리즘과 중화주의라는 두 가지 편견에서 벗어나 제 3의 시선으로 중국신화의 의미를 살펴보고 그리스 로마신화 등으로 대표되는 서양신화와의 비교로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분명히 짚어낸다는 점이다. 한국신화와의 상관 관계를 언급하고 있는 점도 좋았다. 특별히 중국 신화가 중국의 전유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다시 쓰여지는 것 또한 한국 문화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한다.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우리시각으로   수용하고 면밀히 해석하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다. 실제 읽다보니 우리 신화 속에서도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기원이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한 가지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여신들에 대한 제대로 된 언급이었다.
중국의 대표적 여신 여와는 황토를 뭉쳐 인간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중국 사천지역에서 전해 오는 홍수남매혼형 신화에 따르면 여기서 여와는 복희의 아내로 가부장사회의 인식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왈  모계사회에서 차츰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회가 성립되면서 태고 시절의 독립적인 여신이었던 여와가 한 남성의 동생 혹은 배우자로 위치가 격하된 것(p61)이라고 .
역사와 마찬가지로 신화 또한 강자의 입맛에 따라 재구성되기도 한다는 점, 이야기의 힘은 이토록 세다는 걸 새삼 느낀다.  신화는 우리모습의 원형이라고 한다. 신화를 통해 우리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라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세상의 시작, 인류창조와 인류의시조, 여신과 남신,문명의 창시자와 영웅들, 시조탄생신화, 별난 동물과 식물, 사람들까지 동양의 낙원과 죽음이후까지 폭 넓게 다룬다.  무엇보다 너무너무 재밌다!
이제 우리의 책장에도 동양신화, 우리신화를 담은 책이 필요하다.




📌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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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 서한집 ㅣ 상응 3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지음, 위효정 옮김 / 읻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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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가 글쓰기에 매진한 시간은 길게 잡아도 열다섯부터 스물한 살 무렵까지 6년이 되지 않는다.그의 시집<지옥에서 보낸 한철>은 그 시기에 출간된 단 한권이고 그 당시엔 배포, 유통의 마지막 단계조차 밟지 못했다고. 그 외의 작품은 랭보가 글쓰기를 그만두고 난 뒤 수소문이나 우연히 발견된 원고들 덕분에 출판될 수 있었다고 한다. 랭보는 과거의 작품에 관해 냉담하고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 랭보의 첫 책을 이 책으로 읽었던 내겐 여러모로 놀라운 점이 많았다.
과묵하고 비사교적인 기질을 가진 그가 편지쓰기를 즐겨했던 것 같지도 않았다고 추정되는 만큼 그래서 이 책이 나름 특별한 이유가 되겠다.
창작시기였던 1870~75년에 보낸 편지들은 랭보의 중학교 선생이었던 조르주 이장바르를 비롯 동료였던 시인 폴 드므니, 친구  폴 베를린, 에르네스트 들라에 등에게 보낸 것이다.  그의 창작 의지와 젊은 날의 열정과 치기등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앞서 말한 창작 시기의 편지뿐만 아니라 책 말미쯤 절필 이후인 1878~1891년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던 시절의 편지도 실려 있다. 주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이며  온전한 창작자로서가 아닌 인간 랭보의 다른 삶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편지엔 골수암에 걸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때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랭보의 사진과 편지의 원본, 그가 남겼던 편지속 데생과 지인(베를린)이 남긴 그림들이 실려있다. 시인 랭보와 그의 인간적인 면면을 좀 더 깊이 톺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이 랭보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봄.

🔖책 속 한줄

P57 지금으로선, 제 자신을 최대한 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시인이 되고 싶으니까요. 그러니 제 자신을 투시자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미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고통은 어마어마하지만 , 강해져야 하고, 시인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시인으로 인식했습니다.

P58 나라는 것은 하나의 타자입니다.나무가 바이올린이 되어 있다고 한들 어쩌겠어요. 자각없는 자들 따위, 자기네들이 전혀 모르는 것에 대해 궁시렁대는 치들 따위 알 게 뮙니까!

P68 제 말은 투시자여야 하며, 투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인은 모든 감각의 길고, 거대하며, 조리 있는 착란을 통해 투시자가 됩니다. 온갑 형식의 사랑, 고통, 광기, 그는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 자기 안에서 온갖 독을 길어내어, 거기서 정수만을 간직합니다. 모든 믿음을, 초인적 힘을 동원해야 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이지요, 거기에서 그는 누구보다도  위대한 환자, 위대한 범죄자, 위대한 저주받은 자가ㅡ 또한 지고의 학자가 됩니다! - 그는 미지에 도달하니까요! 그는 제 영혼을, 이미 풍요로운 그것을 누구보다 더 많이 경작했기 때문입니다!

📌읻다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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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ㅣ 텍스투라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노승영 옮김 / 읻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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읻다의 텍스투라는 해외의 고전 산문들을 묶은 시리즈다. 이 책은 세 권 중 하나로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의 산문시다.  에드거 앨런 포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과학분야에 무척 관심이 많았고 <우주의 구조에 대하여>라는 강연도 했다고 함. 그러니까 이 책은 빅뱅우주론, 올베르스 역설의 해답, 다중 우주론 등 현대 과학의 9가지 발견을 시적직관으로 예견한 책이라 일컫는다. 그 역시 대단한 자부심을 가졌다 하나, 출간 당시에는 사변적이고 난해함으로 인해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 사후 여러 문인들에게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검은고양이, 황금벌레 등 포의 단편을 무척 재밌게 읽은지라 고민없이 선택했었다. 
소설 혹은 쓰기에 관한 산문집이 아닐까 생각했던 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주제가 우주관련 책인 걸 알았을때도 괜찮았다. 어렵지만 늘 관심 있는 분야이기에 되려 잘됐다 생각했건만, 이 난해함 어쩌죠. 맨 뒤로 휘리릭 넘겼더니 옮긴이의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함.

"이 책을 펼쳐 앞 부분 몇 페이지를 읽다 말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책장을 휘리릭 넘겨 이 '옮긴이의 말' 로 건너 뛴 사람은 당신만이 아니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와 , 내 맘 들어갔다 나온 줄....

1847년  포는 사랑하는 아내를 병으로 잃고 실의에 찬 나머지 한동안 글을 쓰기 어려웠다고 한다. 어쩌면 이 책은 포가 그 당시 품었던 삶과 불행, 고통, 죽음 등 근원적인 것에 대한 물음이다. 추리라는 장르의 특성상 정교하고 완벽하게 맞물려야 하는 플롯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신의 플롯은 완벽하다. 우주는 신의 플롯이다.' 라고 생각했던  그의 입장에선 우주와 과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당연했을지도  모름.
추리 소설가라는 포의 또 다른 일면이 궁금하다면, 포가 얼마나 우주와 과학에 진심이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책 속 한줄

p125 인간의 뇌는 분명히 '무한'에 기울어 있으며, 무한 개념이라는 허깨비를 애지중지한다. 이 불가능한 관념을 상상해내자 이것을 지적으로 믿으려는 희망에서 열정적으로 갈망하는 게 아닌가 싶다.

p126 각자는 자신에게 걸맞은 나름의 하느님의 품에서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p170 어떤 영혼도 다른 영혼보다 우월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는 것 -각 영혼은 어느정도로는 자신의 신-자신의 창조주라는 것- 한마디로 신- 물질적인 동시에 정신적인 신-은 지금 오로지 우주의 확산한 물질과 정신이 다시 합쳐지는 것은 순수하게 정신적인 것과 개별적 신의 재구성에 불과하리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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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냄새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9
김지연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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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현대문학 핀 049<태초의 냄새>- 김지연

무던한 입맛과 취향을 가진 k. 행과불행에도 적당히 무디며 할머니의 죽음과 s의 죽음이라는 상실의 경험 앞에서도 '운' 이 나빠서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소설은 팬데믹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초기에 운 좋게 감염을 피했던 k는 결국 코로나에 걸리게 되는데 처음엔 냄새가 나지 않는 후각상실후유증을 앓다 끝내 악취만 맡게 되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이젠 제법 지나간 일이 되어버린 팬데믹 초기의 배경이나 상황이 핍진하게 묘사되어 있어 그 당시의 일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했다. 의도하지 않았던 거대한 재난앞에 왜 하필 k에게만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생각해보다 삶은 언제든 내게 훅을 날릴 수 있고 그대로 나가 떨어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유고 의미고 따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는 것. 우리 모두 어느 면에서는 적당히  회피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런 면에선 적당히 무디고 타협적인 k의 모습이 공감이 많이 됐던 소설이었다.

👇책 속 한줄
🔖p72 반성할 때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의, 아무런 문제가 없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있으리라고 . 잘못된 것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이제부터는 제대로 해낼 수 있겠다는 예감에 휩싸이기도 하는 것이다. 전과 같지는 않겠지만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기분이 삶을 견뎌내는 힘이 되기도 한다. 때론 죄악감이 달콤하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p111 태초에 냄새가 있었다면 그 다음엔 뭐가 있었는데? 그날 꿈에는 할머니가 나왔다. 아무 옛날에 k가할머니에게 했던 질문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 그 다음엔 작은 바람이, 입김이라고 부를 만한 그런 바람이 있었지.

🔖p113 냄새를 코로만 맡는다는 게 사실일까. 그렇다 하더라도 냄새의 인상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코만 동원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다.역겨운 땀 냄새에 대해 역겹다고 손가락질할 수만은 없었던 것처럼,

🔖p116 주지할 것은 감각은 공통의 경험에서 촉발된다하더라도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사실이다. 감각은 수치화되어 비교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타인에 의해 관찰되거나 타인의 것과 교환되지 않는다.
감각에 대한 인식은 오직 당사자의 발화를 통해서만 이해되는 것이기에(...)
-작품해설 중(천희란)

🔖p123 삶의 수많은 고통과 슬픔이 다른 긍정적인 경험들과 동일하게 타인과 우리를 연결하며, 비극과 죽음을 적극적으로 사유하지 않는 삶에 대해서는 사랑과 연대의 가치들도 초라해지고 만다는 사실을.
-작품해설 중(천희란)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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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ㅣ MBTI 테마소설집 1
정대건 외 지음 / 읻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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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mbti테마소설집 중 한 권으로 총 3권이 출간됐다. 여전히 mbti의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mbti를 테마로 잡은 소설집이라니 귀엽고만ㅎㅎ
내가 고른 책은  정대건(intj), 임현석(intp), 서고운(entp), 이유리(enfp), 이서수(infj) ,김화진(infp) 6명의 작가가 쓴 책으로 가장 먼저 출간됐었던 책이다.
책 끝에 부록으로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있어 읽어보니 각 소설 속 등장 인물과 소설을 쓴 작가의 mbti 또한 동일하다는 점! 그런 덕분인지 각 각의 소설이 너무나 다르고 개성이 뚜렷해  흥미롭게 읽었다. Mbti는 다르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이 공감되고 짠하게 느껴짐.
Mbti로 나와 타인을 규정하고 단정짓기보다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로 이용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내 원 픽은  역시 이서수 작가님의 알고 싶은 마음!! (나는 작가님과 동일 유형이다.)

P32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 이렇게 썼다.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버리는 것' 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경민은 '기껏해야'라는 부사의뉘앙스에 반박하고 싶었다.이 외로운 도시에서는 순간 불타는 것마저도 얼마나 외로웠던가를 입증하는 것 조차도 너무나 드물고 귀한 이벤트라고(디나이얼 인티제_정대건)

p124세상에는 나쁜 유해함, 유해한 이상함이 있고 좀 바보같지만 무해한 이상함이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함, 그건 아무래도 잘못은 아니다. (그때는 그때가서_이유리)

P163 그래도 나는 mbti가 좋아 .누군가를 알고 싶은 마음이라니 기특하고 귀엽잖아 (알고 싶은 마음_이서수)

P172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들. 나는 딱 그만한 크기의 사랑을 품고 있다.이제 와서 놓쳐버리기엔 아깝지. 툴툴대며  때로는 울기도 하며 지켜야지.누군가를 빠르게 알기만 하는 것과 천천히 스며드는 사랑을 감각하는 것은 얼마나다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더 알고 싶은 마음을 굳이 지울 필요가 없다는 것도.(알고싶은 마음_이서수)

P174 mbti는 타인을 알고 싶은 마음이 담긴 귀여운 제스처로 생각하자고. 그러나 제스처는 제스처일뿐 진심이 담긴 한마디는 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많은 시간동안 함께 있어봐야 한다. 바구니에 예쁜 도토리를 담아 들고  찾아가는 수고를 여러 차례 해봐야한다. 도토리가 아까운 사람을 만나 툴툴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더라도, 언젠가는 50년동안 서로의 건강을 염원해줄 사람을 만나게 될 수도 있으니까.
(작가노트_이서수)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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