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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이라는 위로 - 방항하는 존재를 위한 암흑 속 길을 찾는 가장 찬란한 우주 강의 ㅣ 서가명강 시리즈 42
황호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천문학이라는 위로(방황하는 존재를 위한 암흑 속 길을 찾는 가장 찬란한 우주강의)
-황호성, 21세기 북스
서가명강 시리즈 42번째 책은 <천문학이라는 위로>다. 저자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구성성단부터 우주론까지 천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젊은 천문학자 다.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외부은하와 관측우주론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서가명강 시리즈의 여러 장점 중 수준높은 강의를 한권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지만 본격적인 서술에 앞서 책에서 다룰 학문의 정의부터 시작하다는 것 또한 빠질 수 없다. 제목부터 이미 천문학 책임을 알고 보지만 역시 한번 짚고 가는 것이 좋았다.
천문학은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로 우주 와 그 안에 있는 모든 천체를 연구한다. 다른 학문(물리, 화학, 지질, 생물 등)과 융합해 빅뱅을 시작으로 우주의 기원과 진화, 외계행성과 생명체 등 대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책은 총 4부로 나뉘며 1부에선 지구를 벗어나 가상의 우주선에 독자를 태우고 우주의 개념과 이해를 돕는다. 명왕성의 퇴출에 알려지지 않은 비화라던가, 우리은하의 소개와 구조, 블랙홀, 국부초은하단까지 비교적 흥미를 끌 만한 에피소드들이 있어 즐겁게 읽었다.
이 책의 특이점은 행성, 은하, 우주를 포함한 천문학이라는 포괄적 개념 안에서 특히 암흑물질, 암흑에너지를 중점으로 다룬 것이다.
인간은 이미 수세기 관찰을 통해 우주에 지구말고도 다른 행성, 별, 은하 등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사실 천문학자들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관측된 별, 은하, 행성, 사람 이런 것들은 우주 전체질량 또는 에너지의 고작 5퍼센트만을 구성하고 있단다(p73)
그럼 그 광활한 우주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느냐. 95퍼센트 중 25퍼센트의 암흑물질과 70퍼센트의 암흑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단 것이다.
빛을 내지 않아 보이지 않으며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물질이 암흑물질이며 스위스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가 이것을 처음 제안한 후 90년이 넘은 지금까지 정체는 알 수 없다. 암흑 물질은 중력, 당기는 인력 역할을 하고, 암흑에너지는 그에 반대되는 척력역할을 한다고 함.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정체가 암흑 에너지라 보는데 , 사전상 정의는 우주를 가속팽창시키기 위해 전 우주를 걸쳐서 분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것이란다.
암흑물질의 증거는 은하와 은하단, 중력렌즈를 통해 찾을 수 있다. 빛을 이용해 은하를 관측하고 은하를 이용해 암흑물질을 연구한다 . 즉 눈에 보이는 빛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을 연구한다는 것.
2~3부에 걸쳐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이론적 원리와 연구 에피소드 등이 서술돼 있는데 솔직히 3부는 이해가 좀 어려웠으나 이미 책을 펼쳤다면 인내를 가지고 분명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돈과 쌀을 주지도 않는데 우리는 왜 이런 연구를 해 나가느냐인데 이에 대한 질문은 4부 , 저자가 소개하는 미국 페르미 연구소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소련과 경쟁중이던 냉전 당시, 중력파 관측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고 있고, 이 가속기가 국가안보와 관계될 희망이 있냐는 질문에 당시 연구소장 로버트윌슨의 답이 인상적이었다.
윌슨: 저희가 생각하는 다른 관점에서만 가치가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 문화에 대한 사랑, 그런 것들과 연관되어야 합니다. 군사적인 면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P215)
이것은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라, 이 나라가 지킬 만한 가치가 있도록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p217)
저자 또한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을 당부한다. 이 책 뿐 아니라 기초과학을 다룬 책에선 늘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관심을 호소하고 있는 걸 보곤 했다. 여전히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고, 순수한 열정이 느껴져 감응되기도 했다.
아, 생활속 어느분야에서 천문학이 어떻게 일상에서 연결되어 있는지 언급한 부분 친숙하게 느껴졌다. 예>와이파이의 개발과 스마트폰의 ccd기술의 보편화 등등.
본디 소중할수록 눈에 보이지 않고 쉬이 잡을 수 없는 것 아닌가.인간은 각자 자신만의 가치와 희망을 품고 발견하려 애쓰며 산다. 그것이 곧 삶이고 그 과정만으로도 깊고 단단해질 것을 저자는 믿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은 잠시 현생을 놓고 자유로웠고 톺아볼 여유가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