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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2월
평점 :
<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현재 <한겨레>에 '지정학의 풍경', '정의길칼럼' 등을 쓰고 있다. 한겨레 국제부 선임기자, 국제부, 정치부, 사회부 등을 거쳐 오피니언넷 부문 및 국제 부문 편집장으로 일했다. 그에 걸맞게 <지정학의 포로들> ,<이슬람 전사의 탄생>, <부시가문의 전쟁> 등 여러 저서들이 굵직한 국제 사회 현안을 다룬 책이 많다. 주간지<한겨레21>에서 유대인, 이스라엘, 그 발명된 신화들이란 제목으로 실린 연재물이 바탕이 되어 이 책으로 출간됐다.
먼저, 한국에서 유대인에 관한 인식은 어떨까. 한쪽에선 유대인은 선민의 대상이며 그들의 처세술과 성공신화를 자주 다룬다. 또 다른 한면에선 팔레스타인을 억압하고 중동분쟁을 불지핀다는 '갈등 세력담론'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특히 유대인과 이스라엘과 역사적으로 직접적인 관련성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인이라면 !
고로 들어가는 글에서 이 책의 대상은 역사적 배경이 얽힌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를 놓고 극단적 편향으로 양분된 일반인들의 인식(p6)임을 밝힌다.
이런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극단적인 편향 인식을 교정하는 첫걸음은 유대인은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임을 인식하는 것인데, "유대인의 고난과 성취는 역사적 환경이 만들어냈다" 이다.
p107. 기독교 세계에서 유대인은 성서에 적혀있는 대로 하느님이 자신의 계시를 드러내는 도구인 '특별한 민족' '선택된민족' 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를 거부했다. 그래서 저주받고, 천한 신분으로 떨어지는 징죄를 받았다. 유대인은 세상을 구원하는 재림할 예수를 인정할 때까지 그런 징죄의 상태에 처해 있는 존재이다. 즉, 기독교 세계는 예수가 재림해 세상을 구원하는 기독교의 승리를 증거하는 도구로 유대인은 남겨둔 것이다.
이로써 유대인은 기독교도에게 타자이면서, 내부의 타자였고 유대인 역시 자신들을 신에 의해 선택된 백성으로서, 고향 땅에서 추방된 족속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기본적인 종교적 교리 차원에서 근대로 갈수록 유대인의 정체성 문제는 심각한 갈등 요소가 되었다. 종교적 교리 차원의 분리와 배제는 현실세계에서 유대인 차별과 탄압으로 모습이 바뀌었다. 그 예로 고리대금업으로 상징되는 유대인의 모습 역시 차별에서 온 역할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몽골의 침략. 십자군 전쟁 등 여러 사건을 거쳐 독일의 아리안족의 순수성 회복이라는 인종주의를 완성, 나치의 탄압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성서에서부터 시작해 유대인 추방의 신화와 그들의 정체성 , 공동체의 형성과 확산, 그들을 둘러싼 음모론과 반 유대주의, 미국의 유대인과 시오니즘, 팔레스타인분쟁과 이스라엘의 건국 , 중동 분쟁과 최근 트럼프 정부의 대응과 현재 이스라엘의 우경화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450여 쪽에 걸쳐 각장 마다 방대한 양과 풍부한 해석까지 이쯤되면 백과사전이라도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혐오현상과도 맞 닿아 있다. 서구 기독교 세계에서 차별과 박해받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건국을 통해서 팔레스타인 땅에서 차별, 분리, 유배되는 또 다른 집단을 만들어냈다는 것.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자신들에게 가해졌던 차별과 추방, 박해의 수단이었던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를 그 무기로 삼는 경향이 점점 짙어진다고 한다. 한국 역시 역사적 산물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인만의 독특한 인종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식 인종주의는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와 이주자, 여성, 노동자, 소수집단 등 곳곳에서 차별과 배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물리적으로 먼 그들의 역사와 현안을 다룬 이 책을 통해 결국 우리의 민낯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아, 개인적으로 무종교인 나는 성서의 기원과 이스라엘의 기원을 다루는 1-2장에선 동공지진을 경험했다. 😵💫 성서의 내용과 실제 유대인들의 역사는 어떻게 다른지, 현 학자들의 시각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