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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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현재 <한겨레>에 '지정학의 풍경', '정의길칼럼' 등을 쓰고 있다. 한겨레 국제부 선임기자, 국제부, 정치부, 사회부 등을 거쳐 오피니언넷 부문 및 국제 부문 편집장으로 일했다. 그에 걸맞게 <지정학의 포로들> ,<이슬람 전사의 탄생>, <부시가문의 전쟁> 등 여러 저서들이 굵직한 국제 사회 현안을 다룬 책이 많다. 주간지<한겨레21>에서 유대인, 이스라엘, 그 발명된 신화들이란 제목으로 실린 연재물이 바탕이 되어 이 책으로 출간됐다.

먼저, 한국에서 유대인에 관한 인식은 어떨까. 한쪽에선 유대인은 선민의 대상이며 그들의 처세술과 성공신화를 자주 다룬다. 또 다른 한면에선 팔레스타인을 억압하고 중동분쟁을 불지핀다는 '갈등 세력담론'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특히 유대인과 이스라엘과 역사적으로 직접적인 관련성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인이라면 !
고로  들어가는 글에서 이 책의 대상은  역사적 배경이 얽힌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를 놓고 극단적 편향으로 양분된 일반인들의 인식(p6)임을 밝힌다.
이런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극단적인 편향 인식을 교정하는 첫걸음은 유대인은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임을 인식하는 것인데, "유대인의  고난과 성취는 역사적 환경이 만들어냈다" 이다.

p107. 기독교 세계에서 유대인은 성서에 적혀있는 대로 하느님이 자신의 계시를 드러내는 도구인 '특별한 민족' '선택된민족' 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를 거부했다. 그래서 저주받고, 천한 신분으로 떨어지는 징죄를 받았다. 유대인은 세상을 구원하는 재림할 예수를 인정할 때까지 그런 징죄의  상태에 처해 있는 존재이다. 즉, 기독교 세계는 예수가 재림해 세상을 구원하는 기독교의 승리를 증거하는 도구로 유대인은 남겨둔 것이다.


이로써 유대인은 기독교도에게 타자이면서, 내부의 타자였고 유대인 역시 자신들을 신에 의해 선택된 백성으로서, 고향 땅에서 추방된 족속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기본적인 종교적 교리 차원에서 근대로 갈수록 유대인의 정체성 문제는 심각한 갈등 요소가 되었다. 종교적 교리 차원의 분리와 배제는 현실세계에서 유대인 차별과 탄압으로 모습이 바뀌었다. 그 예로 고리대금업으로 상징되는 유대인의 모습 역시 차별에서 온 역할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몽골의 침략. 십자군 전쟁 등 여러 사건을 거쳐 독일의 아리안족의 순수성 회복이라는 인종주의를 완성, 나치의 탄압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성서에서부터 시작해 유대인 추방의 신화와 그들의  정체성 , 공동체의 형성과 확산, 그들을 둘러싼 음모론과 반 유대주의, 미국의 유대인과 시오니즘, 팔레스타인분쟁과 이스라엘의 건국 , 중동 분쟁과 최근 트럼프 정부의 대응과 현재 이스라엘의 우경화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450여 쪽에 걸쳐 각장 마다 방대한 양과 풍부한 해석까지 이쯤되면 백과사전이라도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혐오현상과도 맞 닿아 있다. 서구 기독교 세계에서 차별과 박해받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건국을 통해서 팔레스타인 땅에서 차별, 분리, 유배되는 또 다른 집단을 만들어냈다는 것.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자신들에게 가해졌던 차별과 추방, 박해의 수단이었던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를 그 무기로 삼는 경향이 점점 짙어진다고 한다. 한국 역시 역사적 산물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인만의 독특한 인종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식 인종주의는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와 이주자, 여성, 노동자, 소수집단 등 곳곳에서 차별과 배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물리적으로 먼 그들의 역사와 현안을 다룬 이 책을 통해 결국 우리의 민낯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아, 개인적으로 무종교인 나는 성서의 기원과 이스라엘의 기원을 다루는 1-2장에선 동공지진을 경험했다. 😵‍💫 성서의 내용과 실제 유대인들의 역사는 어떻게 다른지, 현 학자들의 시각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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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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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함께 우는 존재 여섯빛깔 무당이야기

#하니포터5기_무당을만나러갑니다

내 독서생활의 시작은 어린시절 책장에 꽂힌 전래동화 전집이었다.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있었던 터라 그야말로 심심할때마다 듣고 듣고 또 듣고 읽고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 성장한 후에도 관심은 자연스레 이어져 지금도 신화, 민담 ,전설, 초자연적인 이야기에 흥미가 있다. 우리 이야기를 찾아보고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자주 등장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무당이었다. 실제로 몇 년전 신화민담관련 강의를 들어보니 그런 소스들을 무당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더란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시간 우리 역사속에서 신과 인간을 잇던 존재, 화려한 무복과 방울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그들의 이야기라니 궁금했다. 저자는 퀴어페미니스트 무당 홍칼리님이다.
칼리님이 인터뷰어가 되어 6명의 무당을 인터뷰했다. 더불어 인터뷰 중간중간 칼리님의 이야기까지, 무당이란 업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개성과 사연을 가진 분들이 등장한다.대표적 한국 전통 무당 혜경궁님, 강습무이자 학습무인 무지개 신당 무무님, 유투브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무당 예원당님, 사회운동과 문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대동굿을 여는 솔무니님, 안마사이자 무속인인 송윤하님, 은퇴한 무당이자 노래하고 무당의 자활을 돕는 가피님이다.

그러니까 각종매체에서 신점을 봐준다거나 굿을 하는 것으로 흔히 소비되는 납작한 이미지가 다가 아니란 말이 되겠다. 역시나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은 신과 통하는 영험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울고 웃고 때론 지치고 괴로워하는 우리와 다를 것 없다는 것이었다. 놀랐던 것은 그 누구보다 개방적이고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놓치지 않으려한다는 것이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타자와 연대하고 일상을 꾸려나간다"(p6)

어쩌면 그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숙명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굿당에 앉아 손님의 점을 봐주는 등의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 더 적극적으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활동하고 있었다. 세상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변화를 날카롭게 인식하고 스스로와 세상에 대해 끊임없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 존경스러웠다. 오랜시간 동안 이런저런 편견에 시달려왔을 그들은 그 누구보다 편견이 적을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봤다.
모든 사람을 다 만나며 살아갈 수 없고 좀 더 다정하고 너른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정말 읽기 잘했다 생각했다. 책의 마지막 부록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설명서>또한 읽어보길 추천한다.

#밑줄긋기

p67~68 사실 무당은 기존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안내해주는 존재잖아요. 우리를 찾아온 손님이 영적인 영역과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려면,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무속신앙의 전통적인 해석(여자 팔자 혹은 남자 팔자)이나 기독교의 가르침은 굉장이 여성혐오적이고 퀴어배제적인 언어로 가득해요, 어떻게 이런 언어로 차별받는 소수자에게 다른 세계를 안내해줄수 있겠어요. 기존의 언어를 계속 벗기고 때를 씻으려면 우리 스스로 공부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절대 그 통로를 마련할 수 없어요. 그래서 끝없는 공부가 필요한 직업 옷이 종교인이 아닌가 생각해요.(무무)



p189 나는 누구인가, 무당이 아닌 나는 누구인가, 어떤 직업 혹은 역할로 규정되지 않는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 싶어요. 당신은 직업이나 역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그것보다 더 큰 당신이 있음을 믿는 우리와 우주가 있다. 그게 이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요, 그런 믿음을 모두가 느끼면 좋겠어요.(가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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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환대
장희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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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환대>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폐차>로 등단했다. 제 11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당선작<폐차>를 비롯해 <우리의 환대>, <남겨진 사람들>, <우리가 떠난 자리>에 등 여러 지면에 발표한 9개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처음 읽는 작품들이라 생각했는데 한 두 가지는 알게 모르게 다른 지면에서 읽었던 거라 반가웠다.
9개의 소설을 관통하는 소재는 '상실'이다. <폭설이내리기시작할때>,<남겨진사람들>,<기원과기도>에선 친구,옛연인,가족을 죽음으로 <우리의환대>에선 아들의 부재로 <우리가 떠난 자리에>와<폐차>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할 한 시절이 <혜주>는 지금은 소식이 끊긴 친구를 담았다.
<작별>은 그 대상이 사람이나  관계의 상실이 아닌 인형.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것은 물건이 아니던가.( 난 어제도 귀걸이 한쪽을 잃어버렸다🥲)
아무튼 살아가면서 잃어버리고 잊고 때로는 일부러  외면하기도 하는  그 많은 상실과 부재를 겪고 난 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작가는 그 이후를 담담히 써내려갔다. 그 과정이나 끝이 특별하다거나 소름끼치는 반전은 없지만 오히려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읽었다.

표제작 <우리의 환대>는 그 부재와 상실의 과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머나먼 타국에서 삶을 꾸려가는 아들 영재를 만나기 위해 재현은 아내와 비행기를 탔다. 모범생이었던 영재는 재현의 예상과는 달리 흑인노인, 어린 여자애와 함께 살고 있었다. 미묘한 그들이 일반적 관계가 아닌 것을 눈치 챈 재현과 아내는 더 이상 그들이 알던 영재가 아님을 직감하고 충격을 받는다. 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영재를 본다. 그들이 잘 알던 '아들 영재'의 상실이지만  반대로 영재에겐  '안정'과 '또 다른 출발'이었을지도 모른다. 영재 역시 한국을 떠나 이전 자신과의 상실을 경험했을 테니까. 이로써 상실은 마이너스가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삶으로 이어진다.

이 책에서 화자는 1인칭이 아닌 '우리'로 자주 등장하는데 작품 해설에서도 그 특이점을 꼽는다. 같은 일을 겪었지만 각자가 느끼는 모양은 다르다. 친구의 죽음 이후 친구의 아버지를 찾아가 벌어진 일을 그린 <폭설이 내리기 시작할때> 의 재희와 나, 어린시절 어머니에게 똑같이 버림당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조금 달랐던 <폐차>의 정호와 정기, <기원과기도>의 엄마와 현수,<우리가 떠난 자리에>의 나와 선재 등 이들은 같은 상황과 기억을 공유하지만 그 파동의 크기와 깊이는 다른 것이다.

반면 <남겨진 사람들>의 처음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오래전 사귀었던 옛 연인 상주가 죽었고 유진은 '홀로' 여행을 떠난다.( 그에겐 연인 재우가 있다. )유진은 상주의 흔적을 더듬어 가고 있다. 함께 걸었던 길을 걷고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근처를 배회한다. 급기야 상주가 늘 보고 싶었던 풍경을 찾아 설산을 오른다. (상주는 설산에서 죽었다.) 산에서 하얀 눈이 내리는 아래를 보고 싶었다는 상주. 위험한 곳을 왜 가' 알지 못하는 노인의 악의없는 욕을 들으며 유진은 상주를 떠올렸다. 유진 역시 상주를 그렇게 원망했겠지. 

왜 이 소설의 제목은 남겨진 사람 '들' 인가. 유진은 애도의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비록 오래전 헤어졌지만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상주를, 그들이 함께 했었던 그들의 시간을 , 그때의 자신을.  온통 흰 눈 밭인 산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바라고 있었지만 끝내 다시 오지 않을 것들은 바로 그런것들이었음을. <남겨진 사람들>의 '사람들'은 오래전 유진과 상주 그들이 아닐까.

그러니까 그 끝은 '우리'가 함께 바라보고 기다리고 있고, 이것은 세상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일지도 모른다. 상실이라는 큰 변곡점에서  깊이 애도하고 오래 기억하기 위해 , 그리고 또 살아가기 위해서다. 삶은 여전히 계속되어야 하므로,  곧 1인칭이 아닌 '우리'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밑줄긋기

p211 그 후로 우리는 한참동안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시야가 차츰 어둠 속에서 익숙해져갔다. 하지만 선재와 나는 가만히 앉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같은 마음으로, 그러니까 이곳에 다른 무언가가 더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우리 모르게 숨어있는 것들이 모두 나오는 순간을, 우리는 계속해서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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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문법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가난한 국민
김용익.이창곤.김태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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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문법>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 가난한 국민

#하니포터5기_복지의문법

이 책은 여러 저자의 입을 빌려 탄생했고 김용익 교수는 이 책의 대표 저자다. 지난 정부에서 4년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거슬러 올라 김대중정부때 의약 분업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1980년대에 보건 의료 부문의 시민사회운동에 투신했다. 김대중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는 긴 세월을 시대의 한복판에서 몸소 겪으며 관통한 인물이다. 다양한 위치에서 여러 정부를 거치는 동안 사회정책의 개혁이 자꾸 지체되는 현실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책을 저술한 이유가 되겠다. 현 한겨레 선임기자 및 논설위원 이창곤교수가 대담진행과 서문집필을 맡았다. 

1장 다시, 국가의 역할을 묻는다.

2장 '한국형 복지국가' 설계를 위해 넘어야 할 3대난제

3장 한국이 복지국가가 되지 못한 2가지 이유

4장 '한국형 복지국가'로의 대전환을 위한 3대 로드맵

보론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세부실현 전략

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펴내는 글에 보면 이런 종류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이들과 먼저 생각을 나누고 싶다고 적혀있다. 바로 나같은 사람이 그 대상이었을 것이다.

 2016년 촛불혁명 이후 새 정권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난생 처음 정당에 가입했고 정당의 여러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처음이었다. 좀 더 나은세상으로 ,세상이 바뀔 수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던 날들이었다. 그렇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몇년을 지켜보던 날들이 무색하게 지금 나는 정치에 시큰둥한 상태다. 질리고 질려 두손두발 다 들었다에 가깝다. 도대체 왜 이렇게 흘러왔는지 알아야 될 필요가 있었다. 그 마음 끝에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책엔 복지정책의 흐름과 비전뿐 아니라 한국의 정당정치의 현실 및 발전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그 부분도 인상깊었다.) 이런 류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사람, 정부와 정부의 정책에 불신이 깊거나 알고 싶다면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분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고 믿는 필자의 생각을 뒷받침하듯이 대담형식의 문체로 여러 도표와 외국의 사례 등 풍부한 자료들이 포진되어 있다. 실로 읽어내려가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책의 남다른 특징은 사회정책의 관점에서 경제정책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보통 우리는 경제정책의 관점에서 사회정잭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역대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내세우는 슬로건은 한결같았다. 일단 경제부터 살리고 보자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이른바 낙수효과는 이미 1998년을 전후로 소실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다는 말이 되겠다. 책의 요지는 이제 그 관점에서 벗어나 반대의 시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는 것. 그리고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인 구성과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정책은 곧 정치이므로 (p8) 이 책은 지난 한국사회의 사회경제복지의 시작과 흐름을 꼼꼼히 훑고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그로인해 파생된 현상과 문제점, 지난 정부 저자가 몸담았던 정책의 날카로운 반성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것이 없었다.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김태일 행정학과 교수의 보론 ,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세부실현 전략까지 꼼꼼히 정리했다. 사실 책을 읽기 전  복지의 '문법'이란 책 제목에 겁 먹어 펼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읽기 시작하자 그간 궁금했던 한국 복지정책의 현실과 그에 관련한 여러 의문점이 크게 해소되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 여러 저자의 힘으로 탄생한 이 책은 후속작을 엮어낼 생각이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읽어 출간이 앞당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순히 복지의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과정과 원인을 하나의 맥락으로 꼼꼼히 알고싶다면  꼭 읽어보길 강추한다!!

#밑줄긋기

P135 소득 불평등이 우리사회에 끼치는 세번째 악영향은 불평등심화로 인한 창의력 저하다. (중략) '배고픈 사람'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생계를 걱정하면서 어떻게 의욕이 넘치고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겠는가 ? 소득 격차가 벌어질수록 경제의 활력과 혁신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혁신이 있어야하는데 혁신의 걸림돌이 바로 불평등이다. 평등한 사회가 성장도 잘된다. 평등해야 건강하고 평등해야 창의적일 수 있다.

아...여러모로 공감하는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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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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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이란주 저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저자 이란주님은 제2의 전태일평전이라고 평가받은 <말해요, 찬드라>를 비롯한 다수의 여러 권을 써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오래 일했으며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책은 '이주'라는 공통적 배경을 지닌 스물네 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와 일하는 이주노동자, 한국인과 결혼해 정착한 결혼이주민, 이주민자녀 1.5세, 2세, 노년의 이주민, 미등록이주민, 귀화인, 귀환이주자, 난민 등 여러 사정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낸다. 한국은 한국인= 한민족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나라라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주 노동자가 사회경제 전반에서 부족한 노동력의 대부분을 맡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국사회는 이미 30년전인 1980년 후반부터 이주노동자가 들어와 일하기시작했고 한국의 이주민 비율은 거의 5퍼센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한다. 체류하는 외국인만 놓고 보자면 2020년 기준 250만이 넘어 전체인구의 6.6퍼센트를 넘어섰다고 한다.(말을 부수는말, 이라영p104)
솔직히 한국인도 살기 퍽퍽한 사회인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거 아닌가 어쨌든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민족이란 틀은 조금씩 깨어지고 있으므로 '한국인'의 의미는 더 이상 민족개념이 아니라 국적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점도 많았고 오해하고 있었던 점도 있었다.
많은 사례 중 (p243)이주 노동의 경우 개인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 출신국의 상황과 세계경제 질서가 강하게 작용된 결과라고 한다. 주요 이주 노동자 송출국들은 대부분 국내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힘들고 생계를 위해 이주노동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송출국과 도입국은 이주 노동자로 인해 큰 이익을 얻고 있지만 당사자인 이주 노동자는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헛점에서 발생하는 이러저러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것 투성이었다. 이주 노동자 노동조합의 우다야 라이님의 글을 보면 그런 말이 등장하는데 나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지라 뜨끔했다. 그런 걸 알고 온거 아니냐, 직접 서명한 것이니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냔 말을 듣곤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국어 시험에 붙고 한국에 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이것저것 따져가며 선택할 수 없다고 한다.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애초에 공정하지 않은 계약인 셈이다. 이는 이주 노동자를 한국사회가 번영하는데 필요한 수단, 노동력으로만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하단 말이 되겠다.(p295)
그 외 조선족이라 일컫는 사람들, 고려인과 난민인 화자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특히 2018년 내전을 피해 떠나온 예멘 난민 500여명의 난민 인정 신청 당시 엄청난 반감을 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 역시 불안과 굳이 우리가 왜? 라는 생각을 했던 입장이라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백인은 글로벌 가족이란 이름 아래 그들의 아기 또한 티비 속에서 사랑받지만 우리와 좀더 닮은 비 백인 외국인은 다문화로 분리시켜 멸시와 배제당하는 것은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하루 아침에 바뀌기 어렵겠지만 일단 나부터 색안경 끼고 보지는 않겠다 생각해봤다. 어느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책은 청소년 대상으로 출간되었다고 봤는데 성인이 읽기에도 무방하다. <나가며>의 글에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짚어나간다. 이주민의 현실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제도 개선의 방향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까지 권유하며 마무리한다. 저자는 국제 이주노동의 흐름은 마치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이 책이 단단한 편견의 둑에 물꼬를 트는 첫 물 줄기가 되길.



p207 인종차별은 피부색과 외모 등 생물학적 차이에 의한 차별 이라고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실제 현상은 달리 나타납니다. 기존 '인종'의 범주에 국적, 언어와 종교를 비롯한 문화적 배경, 출신국의 경제적 상황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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