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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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함께 우는 존재 여섯빛깔 무당이야기

#하니포터5기_무당을만나러갑니다

내 독서생활의 시작은 어린시절 책장에 꽂힌 전래동화 전집이었다.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있었던 터라 그야말로 심심할때마다 듣고 듣고 또 듣고 읽고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 성장한 후에도 관심은 자연스레 이어져 지금도 신화, 민담 ,전설, 초자연적인 이야기에 흥미가 있다. 우리 이야기를 찾아보고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자주 등장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무당이었다. 실제로 몇 년전 신화민담관련 강의를 들어보니 그런 소스들을 무당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더란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시간 우리 역사속에서 신과 인간을 잇던 존재, 화려한 무복과 방울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그들의 이야기라니 궁금했다. 저자는 퀴어페미니스트 무당 홍칼리님이다.
칼리님이 인터뷰어가 되어 6명의 무당을 인터뷰했다. 더불어 인터뷰 중간중간 칼리님의 이야기까지, 무당이란 업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개성과 사연을 가진 분들이 등장한다.대표적 한국 전통 무당 혜경궁님, 강습무이자 학습무인 무지개 신당 무무님, 유투브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무당 예원당님, 사회운동과 문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대동굿을 여는 솔무니님, 안마사이자 무속인인 송윤하님, 은퇴한 무당이자 노래하고 무당의 자활을 돕는 가피님이다.

그러니까 각종매체에서 신점을 봐준다거나 굿을 하는 것으로 흔히 소비되는 납작한 이미지가 다가 아니란 말이 되겠다. 역시나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은 신과 통하는 영험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울고 웃고 때론 지치고 괴로워하는 우리와 다를 것 없다는 것이었다. 놀랐던 것은 그 누구보다 개방적이고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놓치지 않으려한다는 것이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타자와 연대하고 일상을 꾸려나간다"(p6)

어쩌면 그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숙명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굿당에 앉아 손님의 점을 봐주는 등의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 더 적극적으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활동하고 있었다. 세상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변화를 날카롭게 인식하고 스스로와 세상에 대해 끊임없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 존경스러웠다. 오랜시간 동안 이런저런 편견에 시달려왔을 그들은 그 누구보다 편견이 적을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봤다.
모든 사람을 다 만나며 살아갈 수 없고 좀 더 다정하고 너른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정말 읽기 잘했다 생각했다. 책의 마지막 부록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설명서>또한 읽어보길 추천한다.

#밑줄긋기

p67~68 사실 무당은 기존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안내해주는 존재잖아요. 우리를 찾아온 손님이 영적인 영역과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려면,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무속신앙의 전통적인 해석(여자 팔자 혹은 남자 팔자)이나 기독교의 가르침은 굉장이 여성혐오적이고 퀴어배제적인 언어로 가득해요, 어떻게 이런 언어로 차별받는 소수자에게 다른 세계를 안내해줄수 있겠어요. 기존의 언어를 계속 벗기고 때를 씻으려면 우리 스스로 공부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절대 그 통로를 마련할 수 없어요. 그래서 끝없는 공부가 필요한 직업 옷이 종교인이 아닌가 생각해요.(무무)



p189 나는 누구인가, 무당이 아닌 나는 누구인가, 어떤 직업 혹은 역할로 규정되지 않는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 싶어요. 당신은 직업이나 역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그것보다 더 큰 당신이 있음을 믿는 우리와 우주가 있다. 그게 이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요, 그런 믿음을 모두가 느끼면 좋겠어요.(가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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