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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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이란주 저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저자 이란주님은 제2의 전태일평전이라고 평가받은 <말해요, 찬드라>를 비롯한 다수의 여러 권을 써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오래 일했으며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책은 '이주'라는 공통적 배경을 지닌 스물네 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와 일하는 이주노동자, 한국인과 결혼해 정착한 결혼이주민, 이주민자녀 1.5세, 2세, 노년의 이주민, 미등록이주민, 귀화인, 귀환이주자, 난민 등 여러 사정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낸다. 한국은 한국인= 한민족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나라라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주 노동자가 사회경제 전반에서 부족한 노동력의 대부분을 맡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국사회는 이미 30년전인 1980년 후반부터 이주노동자가 들어와 일하기시작했고 한국의 이주민 비율은 거의 5퍼센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한다. 체류하는 외국인만 놓고 보자면 2020년 기준 250만이 넘어 전체인구의 6.6퍼센트를 넘어섰다고 한다.(말을 부수는말, 이라영p104)
솔직히 한국인도 살기 퍽퍽한 사회인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거 아닌가 어쨌든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민족이란 틀은 조금씩 깨어지고 있으므로 '한국인'의 의미는 더 이상 민족개념이 아니라 국적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점도 많았고 오해하고 있었던 점도 있었다.
많은 사례 중 (p243)이주 노동의 경우 개인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 출신국의 상황과 세계경제 질서가 강하게 작용된 결과라고 한다. 주요 이주 노동자 송출국들은 대부분 국내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힘들고 생계를 위해 이주노동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송출국과 도입국은 이주 노동자로 인해 큰 이익을 얻고 있지만 당사자인 이주 노동자는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헛점에서 발생하는 이러저러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것 투성이었다. 이주 노동자 노동조합의 우다야 라이님의 글을 보면 그런 말이 등장하는데 나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지라 뜨끔했다. 그런 걸 알고 온거 아니냐, 직접 서명한 것이니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냔 말을 듣곤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국어 시험에 붙고 한국에 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이것저것 따져가며 선택할 수 없다고 한다.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애초에 공정하지 않은 계약인 셈이다. 이는 이주 노동자를 한국사회가 번영하는데 필요한 수단, 노동력으로만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하단 말이 되겠다.(p295)
그 외 조선족이라 일컫는 사람들, 고려인과 난민인 화자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특히 2018년 내전을 피해 떠나온 예멘 난민 500여명의 난민 인정 신청 당시 엄청난 반감을 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 역시 불안과 굳이 우리가 왜? 라는 생각을 했던 입장이라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백인은 글로벌 가족이란 이름 아래 그들의 아기 또한 티비 속에서 사랑받지만 우리와 좀더 닮은 비 백인 외국인은 다문화로 분리시켜 멸시와 배제당하는 것은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하루 아침에 바뀌기 어렵겠지만 일단 나부터 색안경 끼고 보지는 않겠다 생각해봤다. 어느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책은 청소년 대상으로 출간되었다고 봤는데 성인이 읽기에도 무방하다. <나가며>의 글에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짚어나간다. 이주민의 현실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제도 개선의 방향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까지 권유하며 마무리한다. 저자는 국제 이주노동의 흐름은 마치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이 책이 단단한 편견의 둑에 물꼬를 트는 첫 물 줄기가 되길.



p207 인종차별은 피부색과 외모 등 생물학적 차이에 의한 차별 이라고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실제 현상은 달리 나타납니다. 기존 '인종'의 범주에 국적, 언어와 종교를 비롯한 문화적 배경, 출신국의 경제적 상황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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