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름기담 : 매운맛 ㅣ 여름기담
백민석 외 지음 / 읻다 / 2023년 7월
평점 :
이 책 일단 디자인부터가 재밌다. 얼핏 레토르트 카레 같은데 유형은 소설(4개입) 360칼로리, "완전 재미인증마크"도 획득함! 영양정보나 원료명, 주의사항 등 깨알 정보가 있으니 뒷 표지도 꼼꼼히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아 여름기담 -매운맛은 레벨 4~9정도로 작정하고 무섭게, 독한 이야기다.
백민석, 한은형, 성혜령, 성해나 네 분의 작가님 소설이 실렸다.
-백민석[나는 나무다]
자신의 발밑에 끊임없이 시체를 혹은 진실을 묻는 인간 종을 오랜시간 들여다본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이건 "사람"에 대한 공포다. 나는 좀 다른 의미로 그 어떤 비밀도 결국 드러난다는 점, 500년간 인간을 지켜본 이 나무처럼 완전한 비밀은 없다는 점이 한편으로는 섬뜩하게 다가왔다.
🔖p35 사람들은 너무 많은 진실은 원치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진실만을 찾았다.
-한은형 [절담]
어디까지가 기억에 의존한 이야기인지, 아님 지어낸 이야기인지 (작가님의 코멘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읽는 동안 마치 현실과 꿈속을 헤매는 듯 말그대로 기묘한 이야기였다. 가장 '기담' 에 걸맞는 이야기였다.
🔖p84 당신도 그런 생각 자주 하잖아.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잖아, 다른 사람이 되고 싶잖아. 나다른 사람을 뺏는 거지. 나만 그런거 아니잖아.
-성혜령[마굿간에서의 하룻밤]
항암치료를 마친 문진은 과거 마굿간이었던 별장에서 지내기 시작한다. 별장을 부동산에 내놓고 처음 방문한 노부부는 오래된 문서를 내밀며 황당한 요구를 하고 문진의 지인 순연 역시 빌려간 돈을 갚기는커녕 눈치없이 그들을 거들며 문진을 힘들게 한다. 어느 사람하나 문진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준다던가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없다. 외로움, 고독감, 공허함 이 떠도는 하룻밤, 별장은 문진에게 더 이상 안식처가 아니다.
-성해나[아미고]
스텐트맨 조의 일상엔 늘 ai 알렉스가 함께한다. 하루 일정을 알려주는 모든 알람과 알렉스가 알려준 레시피로 요리한 아침을 먹는다. 그가 조의 일상을 통제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조의 일터에도 ai스턴트 로봇이 등장하는데... 자신이 망가져가는 와중에도 조를 향해 외치는 한 마디가 뇌리에 박힌다. 나의 위치와 역할이 대체되고 이미 우리 스스로도 모르게 통제받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 개인적으론 4편의 이야기 중 가장 현실적으로 와 닿는 섬뜩함이 있었다.
알듯 말듯 기묘한 이야기부터 현실밀착형 섬뜩함까지 신박한 책 컨셉과 더불어 4편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매력이 있어 즐겁게 읽었다.
개인적으론 , 더더 매운 맛은 없나요?😅
요거 매년 여름철마다 출간되믄 좋겠다.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