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시의적절 4
양안다 지음 / 난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걀은 닭의 미래』


양안다의 4월

시의적절 시리즈

난다 출판


시의적절 4번째 시리즈. 

시인 양안다가 매일매일 그러모은 4월의, 4월에 의한, 4월을 위한 읽을거리!

작가는 읽는 사람에게 웃음을 짓게 하는 문장, 따뜻함을 전해주는 문장, 깊이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깊이가 느껴지는 문장, 그런 것을 쓰고 싶다고 했다. 


🔖 

기대하고 기대했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기. 혼자 웃다가 혼자 울다가 나오기. 봄에는 봄노래를 들어야지. 질리지 않는 노랫말을 따라 불러야지.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하기. 볕 잘 드는 벤치에 앉아 조금 졸아야지. 버스를 타고 먼 곳으로 가보기. 마음에 드는 정류장에서 내리기. 

- 4월 1일 단상. 거짓말하기 좋은 날 P12


🔖 

당신은 식물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빛이라고 말했다

무성한 잎과 가지 사이를 걸으면 빛이 구부러진다고


유리에 번지면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당신이 말했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아름다운 법인가요?"


옛날 아주 먼 옛날부터 빛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대요 수학자들은 빛의 무게를 계산하고 화가들이 빛의 모습을 그리려는 동안 종교인들이 빛을 찬양하였지요


나는 마음의 무게를 가늠하고 있었다


빛이 나를 통과하고 있나요?

투명하게 웃는 법을 익히고 싶었어요.

-4월 4일 시.  <전염과 반투명>p26


📝 언젠가 그늘이 빛을 덮듯 이별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것은 빛이어야 하는 것일지. 빛이 통과한 투명했던 마음이 그늘져도 아주 깜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시.




🔖

정원에 서서 퇴원하는 사람을 바라본다 그는 누군가의 동생,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친구이겠으나 우리는 그에게 무엇이라고 이렇게 소매를 적시고 있나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요, 누군가가 귓속말을 속삭이고 사라진다 꽃줄기를 씹어 먹던 중환자들이 동시에 우릴 쳐다보는데


탈출한 사람보다 가라앉은 사람이 더 많다는 소식을 들은 그 계절, 초행길이라며 방향을 묻는 아이의 슬픔에 개입했다가, 그 누구도 미래 날씨를 예측할 수 없어요, 말해주었다 그것이 우리 지옥의 수기였다.  

--<악어> 중에서P93


📝세월호 이야기. 많은 시인이 추모 시를 쓰고 발표했지만 작가님은 단 한번도 추모 시를 쓰지 못했고 죄책감으로 남아있었다고. 그리고 꿈 속 바다에서 기어오는 악어를 보며 무척 반가웠다고. 


🔖 

너의 목소리가 나의 귀를 멀게 만들까봐 두려웠다. 너의 소란이 나에게 다른 마음을 심을까봐 두려웠다. 이런 마음을 너에게 고백한 적이 있다. 너는 우리가 같음 마음을 꿈꾼다고 말했다. 너는 소리지르고 내 이름을 부르면 달려가고······나를 혼란 속에 버려두면서.

-개나리와 폭포 P105


📝과거 수많은 개나리 사이의 폭포를 발견한 너였기에, 꿈에서 개나리를 꺾어 너에게 주지만 나는 어둠속에서 폭포소리만 들을뿐. 



4월이라는 달이 시인에게 가슴아픈 달은 아니었을지. 전체적으로 시인은 잊지 못하는 한 사람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글을 쓸 때마다 자꾸 생각나는 것 같았다. 4월을 떠올리며 글을 쓰는 게 힘들었을지 찡했을지 좋았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시가 좋았고 앞으로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 자신이 읽고 싶은 시를 쓸 것이라 했는데, 자신과 비슷한 감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어떤가. 달걀처럼 깨지기 쉬운 사람이라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닭이 될 수 있을지도 ^^


#달걀은닭의미래 #양안다 #4월 #시의적절 #난다 #읽을거리 #독서 #시집 #에세이 #서평

기대하고 기대했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기. 혼자 웃다가 혼자 울다가 나오기. 봄에는 봄노래를 들어야지. 질리지 않는 노랫말을 따라 불러야지.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하기. 볕 잘 드는 벤치에 앉아 조금 졸아야지. 버스를 타고 먼 곳으로 가보기. 마음에 드는 정류장에서 내리기.

- 4월 1일 단상. 거짓말하기 좋은 날 P12 - P12

당신은 식물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빛이라고 말했다

무성한 잎과 가지 사이를 걸으면 빛이 구부러진다고



유리에 번지면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당신이 말했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아름다운 법인가요?"



옛날 아주 먼 옛날부터 빛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대요 수학자들은 빛의 무게를 계산하고 화가들이 빛의 모습을 그리려는 동안 종교인들이 빛을 찬양하였지요



나는 마음의 무게를 가늠하고 있었다



빛이 나를 통과하고 있나요?

투명하게 웃는 법을 익히고 싶었어요.

-4월 4일 시. <전염과 반투명>p26 - P26

정원에 서서 퇴원하는 사람을 바라본다 그는 누군가의 동생,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친구이겠으나 우리는 그에게 무엇이라고 이렇게 소매를 적시고 있나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요, 누군가가 귓속말을 속삭이고 사라진다 꽃줄기를 씹어 먹던 중환자들이 동시에 우릴 쳐다보는데



탈출한 사람보다 가라앉은 사람이 더 많다는 소식을 들은 그 계절, 초행길이라며 방향을 묻는 아이의 슬픔에 개입했다가, 그 누구도 미래 날씨를 예측할 수 없어요, 말해주었다 그것이 우리 지옥의 수기였다.

--<악어> 중에서P93 - P93

너의 목소리가 나의 귀를 멀게 만들까봐 두려웠다. 너의 소란이 나에게 다른 마음을 심을까봐 두려웠다. 이런 마음을 너에게 고백한 적이 있다. 너는 우리가 같음 마음을 꿈꾼다고 말했다. 너는 소리지르고 내 이름을 부르면 달려가고······나를 혼란 속에 버려두면서.

-개나리와 폭포 P105 - P1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 - 기이하고 아름다운 열세 가지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히가시 마사오 엮음, 김소운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


나쓰메 소세키 지음

하가시 마사오 엮음

김소운 옮김

글항아리 출판





‘문호 괴기 컬렉션’시리즈 중 1탄인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 은 기이하고 아름다운 열세 가지 이야기로, 역은이 히가시 마사오는 당시의 시대를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며 삭제나 개편없이 초고 그대로 실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그냥 현대 시각에서도 누군가 해석을 해주셨음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ㅠㅠ 대부분의 소설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필사도 해보았지만 마찬가지. 아무래도 그 시대 어떤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썼는지도 일본의 배경에 대해, 영국 유학시절동안의 어떠했는지도 글을 통해서는 두루뭉실한 느낌만 있어서 답답했다.)


나쓰메 소세키 작가는 유년시절 양자로 갔다 본집을 오가는 불안정함 때문인지 특유의 외롭고 쓸쓸함이 있는데 그런 우울함들의 글이 좋았었다. 기담집에서는 요괴나 미스터리같은 기담뿐 아니라 자신의 어두운 감정을 소설, 시 처럼  형식없이 썼는데, 무섭다기 보다 분위기 자체가 음침하여 귀신에 홀린 사람 환각을 본 듯한 착각 같은 글이 많았다. 


마지막 맥베스 유령에 관한 이야기는 문학적으로 접근하여 등장인물 중 유령이 누구인가에 대하여 말했는데, 환영은 흥미를 망치기 때문에 등장시켜서는 안된다고 하며 급하게 글을 마무리한 느낌이어서 조금 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내면 깊은 곳까지 시커멓게 어두웠던 것 아닐까. 요괴나 유령, 귀신 같은 이야기의 무서움보다 

어쩌면 외로움과 낯섦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일이라고 느끼며 살았던 것은 아닐런지.



🔖 편안하게 누워 한가로이 햇빛을 쬔다기보다는 운신할 자리가 없어 가만히 있는 듯했다. 아니, 말로는 미처 표현할 수 없다. 죽도록 께느른하긴 한데 움직이려니 더욱 적적해서 차라리 꾹 참고 견드는 듯 보인달까. P47 고양이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키 큰 군중에 떠밀리며 어쩔 수 없이 두세개의 큰길을 돌았다. 돌 때마다 어젯밤 내 몸을 뉘었던 칙칙한 집과는 차츰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눈이 피로할만큼 수많은 사람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고독을 느꼈다. P55 인상


🔖 만세 소리에는 '살려줘'라거나 '죽여버리겠다'처럼 비열한 의미가 없다. "와ㅡ" 자체가 곧 정신이다. 그것은 영 靈이고, 인간이며, 진심이다. 그리고 인간세계의 숭고한 감정은 이 진심을 들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진심에 귀를 기울여서 수십 명, 수백 명, 수천 명, 수만 명의 진심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을 때 이 숭고한 감정은 비로소 더없이 절대적인 현묘한 경지에 다다른다. P141 취미의 유전


🔖 문학은 과학이 아니다. 과학이 환영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학 또는 환영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주장은 과학과 문학을 혼동한, 도리에 맞지 않는 편향된 주장이다. 문학에서 독자 혹은 관객의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과학의 요구를 충족하고자 이를 배척하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된다. P327 맥베스의 유령에 관하여



#나쓰메소세키기담집 #나쓰메소세키 #하가시마사오 #김소운 #글항아리 #신간도서 #미스터리소설 #단편소설 #기담집 #일본소설 #서평

편안하게 누워 한가로이 햇빛을 쬔다기보다는 운신할 자리가 없어 가만히 있는 듯했다. 아니, 말로는 미처 표현할 수 없다. 죽도록 께느른하긴 한데 움직이려니 더욱 적적해서 차라리 꾹 참고 견드는 듯 보인달까. - P47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키 큰 군중에 떠밀리며 어쩔 수 없이 두세개의 큰길을 돌았다. 돌 때마다 어젯밤 내 몸을 뉘었던 칙칙한 집과는 차츰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눈이 피로할만큼 수많은 사람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고독을 느꼈다. - P55

만세 소리에는 ‘살려줘‘라거나 ‘죽여버리겠다‘처럼 비열한 의미가 없다. "와ㅡ" 자체가 곧 정신이다. 그것은 영 靈이고, 인간이며, 진심이다. 그리고 인간세계의 숭고한 감정은 이 진심을 들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진심에 귀를 기울여서 수십 명, 수백 명, 수천 명, 수만 명의 진심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을 때 이 숭고한 감정은 비로소 더없이 절대적인 현묘한 경지에 다다른다. - P141

문학은 과학이 아니다. 과학이 환영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학 또는 환영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주장은 과학과 문학을 혼동한, 도리에 맞지 않는 편향된 주장이다. 문학에서 독자 혹은 관객의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과학의 요구를 충족하고자 이를 배척하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된다. - P3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문승준 옮김
내 친구의 서재


‘마노 출장소 소생과’ 멤버는 과장 니시노 히데쓰구, 신입 간잔 유카, 만간지 구니카즈(나)는 ‘난하카마 시 I턴 프로젝트’ 유령 마을 미노이시에 새로운 주민을 모집하고, 외지인 신규 전입, I턴을 지원하고 추진하는 일을 맡는다. 
프로젝트 시작과 함께 두 가구가 이사 오지만 소음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불이 나며 한 가구는 도망치듯, 남은 가구는 자신의 이기적 행동이었다는 마음을 들키며 다시 미노이시는 텅 빈 마을이 된다. 

미노이시 2가구가 들어오고 불이 나는 소동 이후에, 12가구가 추가로 들어오지만 논에 잉어를 가둬놓고 키우는데 짐승에게 잡아먹힌(?) 것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잉어가 사라지고 마키노도 퇴거의사를 밝힌다. 과거 나가스기 씨는 전쟁때문에 집에 방공호를 만들었고 현재 구보데라 씨가 살고 있는 집에서 하야토 아이가 숨어들어갔다 다치는 일이 발생해서 구보데라 씨의 대량의 책과 다시 빈집이 된다. 

이렇듯 전국에 각기 다른 성향의 이주자들은 미노시에 애착이 없다. 그래서인지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없이 도시 사람으로 농촌이나 산간에 살아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불편과 불평을 소생과 직원에게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다. 꿈을 갖고 왔지만 현실은 너무 달랐기에 간극을 채우는 방법을 깨닫기도 전에 원래의 삶으로 도망치듯 되돌아간다. 

유미코 씨가 옆집 우에타니 씨의 큰 안테나가 전자파의 우려로  철거해 달라했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우에타니 씨는 마을 사람이 모두 모인 가을 축제에 독버섯을 주고 야반도주를 하고, 유미코 씨는 구토와 복통으로 병원을 가는데. 누가 준 건지 미스터리. 이렇게 또 두 가구가 떠나게 된다. 

엔쿠불 진짜 불상을 신성하게 받아들이려는 주민과 감정을 받아야한다며 복제품과 바꾼 사이, 만간지는 불상의 무언가 빠져나간 듯한 착각을 받기도하고 문이 잠기는 등의 미스터리한 일을 겪는다. 하지만 이 사건 또한 감정을 위해 바꿔치기한 나가쓰카 씨는 범죄로 인해 마을을 떠나야하는데. 

전체적으로 마을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위한 일이었다지만지원금을 주던 정부는 왜 마을을 되살려야 하는지 진짜 목적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인프라에 익숙한 사람들이 과연 시골에서 지원금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함만이었다면 현실도피는 아니었을지. 개인주의로 사회적집단인 마을 형성이 될 수 없는 결과가 처음부터 였을지도. 

소설은 “날숨도 얼어붙을 듯한 새벽. 올해로 100세인 노인 여성이 숨을 거뒀다.“ 로 시작해서 미스터리처럼 보일 수 있으나 다 읽고 난 후 지금 느끼는 것은 그냥 사람들이 다 떠난 텅빈 마을. 그리고 그런 마을을 정치적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의 범죄물같기도 했다. 

마지막 반전은 모든 사건이 결국 타인의 불행따윈 안중에도 없는 인간의 이기심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것은 현실이야기. 

#I의비극 #요네자와호노부 #문승준 #내친구의서재 #일본소설 #미스터리소설 #장편소설 #신간도서 #독서 #서평 

"날숨도 얼어붙을 듯한 새벽. 올해로 100세인 노인 여성이 숨을 거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장편소설

민은영 옮김

문학동네 출판




늙은 열쇠공 레오 거스키 앞에 죽은 친구 브루노가 다시 나타난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이제서야 나이 먹고 쓰는 글은 옛날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과거에도 폴란드 한마을에 사는 소녀를 향한 소설을 썼으나 독일군을 피해 망명하다 소녀도 원고도 잃었다. 소녀의 이름은 앨마.


🔖 내 부고가 쓰일 때. 내일. 혹은 그 다음날. 거기에는 이렇게 적힐 것이다. 레오 거스키는 허섭스레기로 가득찬 아파트를 남기고 죽었다. P9 


🔖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날려가는 바람이 불지도 않았다. 심장마비도 없었다. 문간에 서 있는 천사도 없었다. P55 


레오 거스키는 죽기를 기다리는 건지. 자신이 죽는 모습과 죽었을 때 주변 분위기 배경을 상상한다. 


다음 화자. 브루클린에 사는 열네 살 소녀 앨마 싱어. 

아빠가 돌아가신 후 사랑의 역시 번역일을 하는 엄마 ‘샬럿 싱어’가 번역하는 책  <사랑의 역사> 책 속에도 엘마 여자가 등장한다. 


레오 거스키는 헤어졌던 소녀 앨마가 자신의 아들인 아이삭을 낳았지만 서로 소식을 알지못한 채  만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일까 사진을 찍어도 자신의 모습이 나오지 않다 조금씩 얼굴이 나타났다며 본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행동도 한다. 모두가 알지 못하는 관계이지만 자신의 아들의 장례식 참가를 위해 양복을 맞추러 가는 행동은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듯 단정하게 예의를 갖춘다.  (나는 세상이 날 맞을 준비를 못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어쩌면 내가 세상을 맞을 준비를 못했다는 게 진실일 것이다. 나는 인생의 현장에 항상 너무 늦게 도착했다. P130) 늘 후회로 가득한 마음을 늘 품고 사는 듯한 레오 거스키. 


🔖이브가 사과를 먹은 것은 세상에 수많은 그로첸스키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누군가 말했다면, 나는 그 말을 믿었을 것이다. P128 


🔖남자는 죽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해 양복을 사야 한다. 그것이 그로첸스키의 유령이 내게 하는 말 아니었을까? P128


🔖 삶을 위해 의자가 부딪히고 빙글빙글 돌다가 쓰러지면 일어나 다시 춤을 추었다. 새벽빛이 밝아와 바닥에 엎어진 나를 비출 때까지,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와 있어 그것에 침을 뱉고 이렇게 속삭일 수 있도록. 르하임* P130

(*’삶을 위하여‘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주로 술자리 건배사로 쓰인다.)


🔖 아무리 긴 끈이라 해도 말해져야 하는 것들을 말하기에 충분히 길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끈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어떤 형태의 끈이든, 사람의 침묵을 전달하는 것이다. P172


그리고 세번째 화자. 칠레에 살다가 죽은 레오 거스키의 친구 즈비 리트비노프. 

레오 부탁으로 <사랑의 역사>를 보관하던 즈비는 친구의 글을 읽고 감동해서 스페인어로 번역해 자기 이름으로 출간하고, 칠레 여행 중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한 앨마 아버지 ‘다비드 싱어’는 자기 딸 이름을 그 책 속 주인공 이름인 앨마로 짓는다. 

리트비노프가 자신의 출신지를 알리는 몇 안되는 단서들이 있는데 책의 다른 이름은 모두 스페인어이고  ‘메러민스키 앨마’는 폴란드 이름이다. (그래서 제이컵 마커스는 아이삭인가..)


🔖넌 지금껏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렸고, 부서진 조각들도 모두 잃어버려서 줄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어. 그걸 영원히 숨길 순 없을 거야. 머지않아 그녀가 진실을 알아차릴 테니까, 너는 껍데기만 남은 사람이라는 걸, 그녀는 널 톡톡 두려려보기만 해도 네 안이 텅 빈 것을 알게 될 거야. P242 즈비 리트비노프가 자책하는 듯한 글.


🔖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때가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한 때도 있었다. 최소한 삶을 꾸리기는 했다. 어떤 종류의 삶? 그냥 삶. 나는 살았다. 쉽지는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이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P340


읽기가 집중이 잘 안된다고 생각했던 게 3명의 인물이 화자라는 것을 중반이 지나서 알게되어서 그런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이름을 적어가며 읽을 정도 ㅠㅠ 다 읽고 마지막에와서 레오 거스키와 앨마가 만나며 이해는 되었지만. 몇 번이고 책을 덮다가 다들 마지막에 퍼즐처럼 맞춰진다는 말에 오기로 끝까지 읽은 책. 그래서 인지 나는 억지 감동도 결국 다 놓쳐버린 소설 같아 아쉬웠다.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어보기로ㅜㅜ)


#사랑의역사 #니콜크라우스 #장편소설 #민은영 #문학동네 #북클럽문학동네 #독파챌린지 #독파 #서평 


내 부고가 쓰일 때. 내일. 혹은 그 다음날. 거기에는 이렇게 적힐 것이다. 레오 거스키는 허섭스레기로 가득찬 아파트를 남기고 죽었다. - P9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날려가는 바람이 불지도 않았다. 심장마비도 없었다. 문간에 서 있는 천사도 없었다. - P55

나는 세상이 날 맞을 준비를 못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어쩌면 내가 세상을 맞을 준비를 못했다는 게 진실일 것이다. 나는 인생의 현장에 항상 너무 늦게 도착했다. - P130

이브가 사과를 먹은 것은 세상에 수많은 그로첸스키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누군가 말했다면, 나는 그 말을 믿었을 것이다. - P128

남자는 죽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해 양복을 사야 한다. 그것이 그로첸스키의 유령이 내게 하는 말 아니었을까? - P128

삶을 위해 의자가 부딪히고 빙글빙글 돌다가 쓰러지면 일어나 다시 춤을 추었다. 새벽빛이 밝아와 바닥에 엎어진 나를 비출 때까지,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와 있어 그것에 침을 뱉고 이렇게 속삭일 수 있도록. 르하임* P130

(*’삶을 위하여‘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주로 술자리 건배사로 쓰인다.) - P130

아무리 긴 끈이라 해도 말해져야 하는 것들을 말하기에 충분히 길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끈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어떤 형태의 끈이든, 사람의 침묵을 전달하는 것이다. -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이사구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이사구 연작소설집

황금가지 출판



단지 옆집 남자의 소음으로 쓰게 된 부적이 무시무시한 귀신을 쫓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유투브 무당언니가 알려준 비법의 부적이 연인을 헤어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게 한 것. 오싹하다. 


본인 업무 떠맡기고, 잘되면 공적 가로채고, 업무시간 퍼질러자는 팀장의 이야기, 업무도 못하면서 관리도 못하는 최악 중의 최악 상사가 어느 날 갑자기 변한다. 이것부터 흥미로웠다. 진짜 회사의 상사들도 변했음좋겠다는 바램때문일까. 


무당언니가 사장이고 절대 가지 말라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직원으로 일을 하게 된다. 새로운 악귀를 찾기 위해 위장을 하는데 타코야끼차를 중고로 사서 잠복한다. 아니 장사를 ㅎㅎ

하필이면 오라는 악귀가 아니라 김하용 대리를 외치는 한 팀장을 만나고 5000원어치 타코야끼만 팔면 될 것을 회사에서 나와서도 이 시대 젊은 청년이라는 응원 문자를 받는다. 

여기서부터는 오싹과 유머가 섞여서 나오니 더 정신 못차리게 속도감 붙어 읽게 되었다. 


억울하게 무당언니는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되며 하용은 짤리고 하필 이때 옆집여자 백화 여자의 협박에 못이겨 일하게 되는데.. 

소설을 다 읽고 이 모든 게 허무맹랑한 이야기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허구인 소설이고 재미있음 되는 것이지만 주인공 하용이 겪는 일은 마냥 현실과 동떨어졌다고도 볼 수 없듯 고민들을 해결해주는 무당언니의 통쾌함이 가장 좋았던 것일 수도. 


🔖 그런 순간이 있다. 이제껏 잘해 오던 업무가 부질없이 느껴지고, 안정감을 주는 반복적인 일상이 목을 조이는 압박감으로 변모하는 순간. 닭장같이 비좁은 현재에서 머리를 빼내어 아득히 뻗어 있는 미래를 바라보게 되는 순간 말이다. 그 시점이 내겐, 지금일지도 몰랐다. 


🔖퍼즐 조각이 한번에 맞춰지는 듯했다.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누구를 지키고 다시 죽게 했는지가 선명하게 인식되었다. P31


#직장상사악령퇴치부 #이사구 #연작소설집 #드라마 #미스터리소설 #소설 #신간도서 #황금가지 #서평

그런 순간이 있다. 이제껏 잘해 오던 업무가 부질없이 느껴지고, 안정감을 주는 반복적인 일상이 목을 조이는 압박감으로 변모하는 순간. 닭장같이 비좁은 현재에서 머리를 빼내어 아득히 뻗어 있는 미래를 바라보게 되는 순간 말이다. 그 시점이 내겐, 지금일지도 몰랐다.

퍼즐 조각이 한번에 맞춰지는 듯했다.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누구를 지키고 다시 죽게 했는지가 선명하게 인식되었다.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