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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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장편소설

민은영 옮김

문학동네 출판




늙은 열쇠공 레오 거스키 앞에 죽은 친구 브루노가 다시 나타난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이제서야 나이 먹고 쓰는 글은 옛날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과거에도 폴란드 한마을에 사는 소녀를 향한 소설을 썼으나 독일군을 피해 망명하다 소녀도 원고도 잃었다. 소녀의 이름은 앨마.


🔖 내 부고가 쓰일 때. 내일. 혹은 그 다음날. 거기에는 이렇게 적힐 것이다. 레오 거스키는 허섭스레기로 가득찬 아파트를 남기고 죽었다. P9 


🔖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날려가는 바람이 불지도 않았다. 심장마비도 없었다. 문간에 서 있는 천사도 없었다. P55 


레오 거스키는 죽기를 기다리는 건지. 자신이 죽는 모습과 죽었을 때 주변 분위기 배경을 상상한다. 


다음 화자. 브루클린에 사는 열네 살 소녀 앨마 싱어. 

아빠가 돌아가신 후 사랑의 역시 번역일을 하는 엄마 ‘샬럿 싱어’가 번역하는 책  <사랑의 역사> 책 속에도 엘마 여자가 등장한다. 


레오 거스키는 헤어졌던 소녀 앨마가 자신의 아들인 아이삭을 낳았지만 서로 소식을 알지못한 채  만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일까 사진을 찍어도 자신의 모습이 나오지 않다 조금씩 얼굴이 나타났다며 본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행동도 한다. 모두가 알지 못하는 관계이지만 자신의 아들의 장례식 참가를 위해 양복을 맞추러 가는 행동은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듯 단정하게 예의를 갖춘다.  (나는 세상이 날 맞을 준비를 못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어쩌면 내가 세상을 맞을 준비를 못했다는 게 진실일 것이다. 나는 인생의 현장에 항상 너무 늦게 도착했다. P130) 늘 후회로 가득한 마음을 늘 품고 사는 듯한 레오 거스키. 


🔖이브가 사과를 먹은 것은 세상에 수많은 그로첸스키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누군가 말했다면, 나는 그 말을 믿었을 것이다. P128 


🔖남자는 죽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해 양복을 사야 한다. 그것이 그로첸스키의 유령이 내게 하는 말 아니었을까? P128


🔖 삶을 위해 의자가 부딪히고 빙글빙글 돌다가 쓰러지면 일어나 다시 춤을 추었다. 새벽빛이 밝아와 바닥에 엎어진 나를 비출 때까지,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와 있어 그것에 침을 뱉고 이렇게 속삭일 수 있도록. 르하임* P130

(*’삶을 위하여‘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주로 술자리 건배사로 쓰인다.)


🔖 아무리 긴 끈이라 해도 말해져야 하는 것들을 말하기에 충분히 길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끈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어떤 형태의 끈이든, 사람의 침묵을 전달하는 것이다. P172


그리고 세번째 화자. 칠레에 살다가 죽은 레오 거스키의 친구 즈비 리트비노프. 

레오 부탁으로 <사랑의 역사>를 보관하던 즈비는 친구의 글을 읽고 감동해서 스페인어로 번역해 자기 이름으로 출간하고, 칠레 여행 중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한 앨마 아버지 ‘다비드 싱어’는 자기 딸 이름을 그 책 속 주인공 이름인 앨마로 짓는다. 

리트비노프가 자신의 출신지를 알리는 몇 안되는 단서들이 있는데 책의 다른 이름은 모두 스페인어이고  ‘메러민스키 앨마’는 폴란드 이름이다. (그래서 제이컵 마커스는 아이삭인가..)


🔖넌 지금껏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렸고, 부서진 조각들도 모두 잃어버려서 줄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어. 그걸 영원히 숨길 순 없을 거야. 머지않아 그녀가 진실을 알아차릴 테니까, 너는 껍데기만 남은 사람이라는 걸, 그녀는 널 톡톡 두려려보기만 해도 네 안이 텅 빈 것을 알게 될 거야. P242 즈비 리트비노프가 자책하는 듯한 글.


🔖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때가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한 때도 있었다. 최소한 삶을 꾸리기는 했다. 어떤 종류의 삶? 그냥 삶. 나는 살았다. 쉽지는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이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P340


읽기가 집중이 잘 안된다고 생각했던 게 3명의 인물이 화자라는 것을 중반이 지나서 알게되어서 그런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이름을 적어가며 읽을 정도 ㅠㅠ 다 읽고 마지막에와서 레오 거스키와 앨마가 만나며 이해는 되었지만. 몇 번이고 책을 덮다가 다들 마지막에 퍼즐처럼 맞춰진다는 말에 오기로 끝까지 읽은 책. 그래서 인지 나는 억지 감동도 결국 다 놓쳐버린 소설 같아 아쉬웠다.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어보기로ㅜㅜ)


#사랑의역사 #니콜크라우스 #장편소설 #민은영 #문학동네 #북클럽문학동네 #독파챌린지 #독파 #서평 


내 부고가 쓰일 때. 내일. 혹은 그 다음날. 거기에는 이렇게 적힐 것이다. 레오 거스키는 허섭스레기로 가득찬 아파트를 남기고 죽었다. - P9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날려가는 바람이 불지도 않았다. 심장마비도 없었다. 문간에 서 있는 천사도 없었다. - P55

나는 세상이 날 맞을 준비를 못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어쩌면 내가 세상을 맞을 준비를 못했다는 게 진실일 것이다. 나는 인생의 현장에 항상 너무 늦게 도착했다. - P130

이브가 사과를 먹은 것은 세상에 수많은 그로첸스키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누군가 말했다면, 나는 그 말을 믿었을 것이다. - P128

남자는 죽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해 양복을 사야 한다. 그것이 그로첸스키의 유령이 내게 하는 말 아니었을까? - P128

삶을 위해 의자가 부딪히고 빙글빙글 돌다가 쓰러지면 일어나 다시 춤을 추었다. 새벽빛이 밝아와 바닥에 엎어진 나를 비출 때까지,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와 있어 그것에 침을 뱉고 이렇게 속삭일 수 있도록. 르하임* P130

(*’삶을 위하여‘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주로 술자리 건배사로 쓰인다.) - P130

아무리 긴 끈이라 해도 말해져야 하는 것들을 말하기에 충분히 길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끈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어떤 형태의 끈이든, 사람의 침묵을 전달하는 것이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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