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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 놓고 딴소리 - 드라마, 예능, 웹툰으로 갈고닦는 미디어리터러시 ㅣ 생각하는 10대
이승한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제목처럼 잘 봐 놓고 딴소리하는 시청자 중의 한명이었다는 것을 책을 읽고 느꼈습니다😅
비평이나 어떻게 제작을 했다는 내용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습니다. 드라마의 내용에서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소신있게 적은 글들을 보며
아, 나는 드라마를 정말 하나의 웃음을 주는 거리로만 생각하고 아무생각없이 시간때우기로 보았구나 반성했습니다. ^^;
사실 가상인지 알면서도 드라마에 푹 빠져 한동안 드라마 주인공에 홀릭된 경우가 많았는데요. 아니 지금도 많습니다 😌 작가님은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 미디어 수용자의 미디어 리터러시의 문제라고 하였는데요.
🟣미디어리터러시란? 미디어 독해 능력. 사람들이 미디어를 접하고, 비평하고, 창조하거나 조작할 수 있게 하는 폭넓은 관습을 아우름
사실 드라마가 현실을 묘사하는 방식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유지하거나, 편견을 다시 점검해보아야 한다 하셨지만, 일상에 찌들린 주부이자 직장인으로서 저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상의 드라마 속에 빠져 잠시 현실 도피를 꿈꾸거나 예쁘고 순수한 사랑의 소녀같은 모습을 잠시 꿈을 꾸어보는 힐링 시간으로 드라마를 정말 드라마로만 미디어 독해 없이 보고싶을 때도 있습니다 😎
모든 시청자가 똑같지 않듯 나처럼 낭만과 애틋한 사랑을 흐뭇하게 보는 사람도 있고 학교 폭력 가해자에게 피해자 대신해서 복수해주는 것을 보면서 통쾌하다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픽션과 실제의 혼동을 하는 사람들로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특히, 꼬꼬무를 보면서 근대사의 무거운 역사를 대화하듯 스토리를 풀어내주는 것에 재미 있게 보았었는데요. 개인의 관점에 시작해 감정이입을 이끌어 냈다는 것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렇게 시점이 어떤가에 따라 집중도가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을요~
드라마, 예능, 뉴스, 웹툰 등의 프로그램들을 예로들며 일반적인 비평이 아닌 다른 시점,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적은 글들로 나도 앞으로 <미디어리터러시>를 조금 더 관심있게 보고 시간때우기 재미추구만이 아닌 미디어를 통해 조금 더 성장해가야 겠다는 생각했습니다. 😘
——책 속 기억 남는 부분——
🍁욕망을 반영하는 동시에, 억눌린 욕망을 자극하는 TV
TV는 우리의 욕망을 반영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고, 더 나아가 없던 욕망을 주입하기도 하죠.
이성으로는 ‘TV는 TV, 현실은 현실’이라고 구분할 수 있을지 몰라고, 욕망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끊임없이 자극받게 마련이에요.
마스크를 안 쓴 채로 자유롭게 웃고 떠드는 사람들 을 보여줬을 때, 우리는 어떤 욕망을 자극받을까요? 우리는 TV 안에서 마스크 없이 모여 웃고 떠드는 사람들과 모여서 마스크 없이 둘러앉아 회포를 풀고 싶다는 욕망을요.
🍁최준이 사랑받는 까닭은, 아마도 이 캐릭터가 ‘아는 맛’을 굉장히 해상도 높게 재현한 덕분일 겁니다. 우리는 ‘멋진 나’라는 상에 도취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 번쯤 접한 기억이 있어요. 그들은 학원 선생님일 수도 있고, 집에서 노는 삼촌일 수도 있고, 초등학생 때는 안 저랬던 것 같은데 그간 뭔 일을 겪은 건지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니 이상하게 변해 버린 친구일 수도있죠.
최준이 난생처음 접하는 새롭고 참신한 캐릭터라서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기억 어딘가에 파묻어 둔 ‘자아도취남’의 이미지를 극사실주의로 재현한 캐릭터라 좋아하는 겁니다.—-의심스러운 진짜보다, 가짜임을 누구나 아는 ‘그럴싸한 가짜’를 더 편하게 느끼는 시대가 된 거예요.
🍁어디로 가든 서울만 나오는 이상한TV
‘일상 탈출’공간으로만 묘사되는 비수도권
—-뉴스나 예능에서 ‘여의도 면적의 xx배, 사당에서 잠실까지의 거리 같은 표현을 접한 경험이 있을 거예요. 교통정보 안내 방송이 아닌데도 ‘출퇴근길 강변북로를 연상케 하는 답답함’등의 비유가 등장하기도 하고요. 여의도를 방문하거나 사당에서 잠실까지 이동해 본 경험, 혹은 출퇴근 시간에 강변북로가 얼마나 막히는지 체험해 본 수도권 주민이라면 저 비유가 무엇을 뜻하는지 대충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비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시청자들은 앞뒤 맥락을 통해 추론하는 단계를 하나 더 거쳐야 의미에 접근할 수 있죠. 아주 사소한 표현에서부터 방송은 은연중에 서울 중심 관점을 강요하고 있는 거예요.
편견을 극복하는 일의 첫 단계는, 일단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데서 출발해요. 우리 모두 미디어가 심어 준 ‘서울 중심주의’라는 편견을 인지하는 일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