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지 못한 말
임경선 지음 / 토스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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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지 못한 말』


임경선 소설

토스트 출판



한 남자를 짝사랑하는 여자인가?

일방적인 통보에 꼼짝도 할 수 없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3살 연하의 피아니스트 그는 안정을 위해 가는 과정의 불안정한 사람이었고 그를 맞춰주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의 외로움과 상처받은 마음은 알아주지 않은 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누구보다 한 몸처럼 사랑했고 아주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행복해했던 달콤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영원하고 싶었던 그 시간들. 그래서 멀어지지 않아도 확인하고 싶었고 더 마음을 두고 싶어 집착처럼 변해가는 동안에도 나는 몰랐을 것 같다. 


프리다 칼로가 나이많고 문란한 디에고를 떠나왔지만 결국에는 그에게 돌아간다는 불쌍한(?) 연애 방식에 자신도 그도 다시 서로를 원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공감한 듯했다. 나를 잃어버리는 사랑이라 할지라도 그와 함께라면 그저 행복했었던 그때. 


자신의 안정을 위해 기준을 세우는데 집중하는 남자. 응원하고 기다려야 했었나. 그랬어도 멀어지는 마음은 똑같았을까. 사과를 해도 상대는 더 이상 화도 내지 않는 감정이 식어버린 것을 알아버려도 모른척하면 다시..라는 것이 가능할까. 


잔인하다. 끝이라는 말도 없이 시간을 갖자고 한없이 기다리게 만드는 일은 일상에서 한 자리를 도려낸 것처럼 늘 아프게 지내야하는데.

사랑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 속 주인공이 느낀 감정이 어떤 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ㅡ○ 책 속 밑줄 긋기



‘전혀 동요하지 않는’ 내 모습에 과 사람들은 감탄하곤 했지. 

한데, 지나고 보니 딱히 칭찬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 어쩌면 나는 ‘화를 낼 줄도 모르는 딱한 사람‘이었는지도 몰라. P22


내가 무력하게 느껴지는 게 싫었어. 바보가 된 느낌은 더 싫었어. 이 세상에 싫은 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어. 그럴수록 나는 일상을 잘 보살피며 사는 성숙한 어른에서 제 기분에 따라 멋대로 구는 유치한 아이가 되어갔어. 평소의 나답지 못한 게 무척 못마땅했지. P43


사랑에 보태진 연민이라는 감정은 사람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어. 섬세한 당신과 기 싸움을 해서 당신을 피로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 혹자는 내가 당신의 시무룩함을 신경 쓰고, 눈치를 보고 맞추려는 게 다 휘둘리는 거라고 손가락질하겠지. 하지만 상대에게 연민을 느끼는 순간 이미 지는 거잖아. 그렇잖아. P86


“미안해요.“

화를 내는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대응하면 화를 내는 이유가 없어져. 상대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을 때만 화내는 것이 효력을 발휘해. 하지만 상대가 나한테 바라는 게 더 이상 없다면 화내는 사람은 더 비참해지기만 하지. P144


미움과 사랑. 

체념과 미련. 

원망과 자책. P173


“어떤 괴로움도 공부가 돼요. 잃는 건 없어요.“ P173


지난 1년 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은 무엇이었을까. 


희한한 게 뭔지 알아? 당신이 너무 미웠는데, 정작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를 도통 모르겠다는 거야. 당신은… 당신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 당신을 떠올리면 어떤 희미한 빛이 내 마음속에 잔잔히 아른거려. 이젠 당신이 밉지 않아. 


정말이야. P203

#다하지못한말 #임경선 #소설 #토스트 #추천소설 #사랑소설 #신간도서 #서평

‘전혀 동요하지 않는’ 내 모습에 과 사람들은 감탄하곤 했지.

한데, 지나고 보니 딱히 칭찬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 어쩌면 나는 ‘화를 낼 줄도 모르는 딱한 사람‘이었는지도 몰라. - P22

내가 무력하게 느껴지는 게 싫었어. 바보가 된 느낌은 더 싫었어. 이 세상에 싫은 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어. 그럴수록 나는 일상을 잘 보살피며 사는 성숙한 어른에서 제 기분에 따라 멋대로 구는 유치한 아이가 되어갔어. 평소의 나답지 못한 게 무척 못마땅했지. - P43

사랑에 보태진 연민이라는 감정은 사람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어. 섬세한 당신과 기 싸움을 해서 당신을 피로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 혹자는 내가 당신의 시무룩함을 신경 쓰고, 눈치를 보고 맞추려는 게 다 휘둘리는 거라고 손가락질하겠지. 하지만 상대에게 연민을 느끼는 순간 이미 지는 거잖아. 그렇잖아. - P86

"미안해요."

화를 내는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대응하면 화를 내는 이유가 없어져. 상대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을 때만 화내는 것이 효력을 발휘해. 하지만 상대가 나한테 바라는 게 더 이상 없다면 화내는 사람은 더 비참해지기만 하지. - P144

미움과 사랑.

체념과 미련.

원망과 자책. - P173

"어떤 괴로움도 공부가 돼요. 잃는 건 없어요." - P173

지난 1년 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은 무엇이었을까.



희한한 게 뭔지 알아? 당신이 너무 미웠는데, 정작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를 도통 모르겠다는 거야. 당신은… 당신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 당신을 떠올리면 어떤 희미한 빛이 내 마음속에 잔잔히 아른거려. 이젠 당신이 밉지 않아.



정말이야.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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