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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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Mikki Brammer) 장편소설

인플루엔셜 출판




 



서른여섯, 낯선 이의 죽음을 기다리는 일을 주축으로 돌아가는 삶을 사는 클로버는 ‘임종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죽음과 가까워진 이들의 냄새를 잘 알아차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후회, 조언, 고백의 노트에 기록한다.

 

🔖슬픔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속인다. 갑자기 익숙한 향기가 훅 밀려들거나, 군중 속에서 그 사람을 언뜻 본 것만 같거나, 상실의 고통을 어떻게든 다스려보려 마음속에 묶어둔 모든 매듭이 갑자기 풀려버리는 식으로 말이다. P16

 

다섯 살 때 유치원에서 하일랜드 선생님의 죽음을 처음 목격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울지 않는 클로버. 죽음을 애도하는 방법을 모를 수도 있는데 친구들은 울지 않는 클로버와 거리감을 두고 사교성도 없어서인지 친구가 없다.

 

🔖외로움에는 이런 특징이 있다. 어느 누구도 외로움을 선택하지 않는다. P23

 

준비되지 않았다고 이별의 순간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작별인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에게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반대로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말을 할지도 생각하지 않았다. 마지막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두려워 말하지 못하는 서배스천 가족처럼 나 역시 죽음과 관련된 것을 떠올리지 않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죽음까지의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해서 떠난 이의 빈자리 그리움이 조금은 덜 슬프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별인사는 살아 있는 자들에게도 귀중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인사를 할 기회를 잃게 되면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는다. P74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했어야 했어요.’ P80

 

클로버는 여행 중 할아버지의 곁을 지키지 못한 일로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상처가 다른 사람들도 겪지 않게 하고 싶어서인지 죽음을 준비하는 이들이 마지막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할아버지로 부터 세상 사람들을 관찰하고, 어떻게 사는지 보고 글로 쓰고 이해하는 법을 배운 클로버. 친구가 없던 클로버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의뢰인의 죽음을 준비해주는 시간동안 그들과 친구가 된다. 그들이 떠나기 전 남긴 말들을 채운 노트 기록을 보며 그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작별인사를 못했던 탓인지 할아버지와 지낸 시간들을 회상하며 친구 없는 클로버의 시간을 외로움으로 채워간다.

 

🔖세상이 좀 더 비어버린 느낌이었다. 의뢰인들이 막 세상을 떠날 때마다 그랬지만 이번에는 그 빈자리가 좀 더 크게 다가왔다. 누군가 그 자리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나서야 그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깨닫는다는 게 이상했다. P379

 

예전에 장례지도사와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그냥 서류접수와 장례를 위한 준비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단단히 먹지 않으면 안될 염습, 운구 등의 많은 일들을 하는 것에 놀랐던 적이 있다. 비슷하게 임종도우미 직업도 생소하지만 재산분할, 유언작성,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등의 죽음을 위한 도움을 준다는 것에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해결하려 했던 것들은 그저 죽어가는 이들의 후회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후회이기도 했다. P401

 

데스카페에서 만난 서배스천과 할머니 클로디아의 첫사랑 휴고를 찾아 떠났을 때까지만해도 의뢰인에서 연인으로 발전되길 바랬다. 클로버가 자신이 세운 경계를 넘어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어울려보려고 노력했다는 것에 만족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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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슬픔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속인다. 갑자기 익숙한 향기가 훅 밀려들거나, 군중 속에서 그 사람을 언뜻 본 것만 같거나, 상실의 고통을 어떻게든 다스려보려 마음속에 묶어둔 모든 매듭이 갑자기 풀려버리는 식으로 말이다. - P16

외로움에는 이런 특징이 있다. 어느 누구도 외로움을 선택하지 않는다. - P23

작별인사는 살아 있는 자들에게도 귀중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인사를 할 기회를 잃게 되면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는다. - P74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했어야 했어요.’ - P80

세상이 좀 더 비어버린 느낌이었다. 의뢰인들이 막 세상을 떠날 때마다 그랬지만 이번에는 그 빈자리가 좀 더 크게 다가왔다. 누군가 그 자리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나서야 그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깨닫는다는 게 이상했다. - P379

내가 해결하려 했던 것들은 그저 죽어가는 이들의 후회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후회이기도 했다.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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