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문학동네 시인선 192
김상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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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 뭉친(회원)이면 받을 수 있는

'6월의 생일 시時 한편'

북클럽 문학동네 가입을 하면 소소한 감동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생일에 시 한편을 받아본다는 거예요. 문학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입하는 북클럽인만큼 선물도 '문학적인 마음'을 담아 한 편의 시時를 선물해줍니다.

6월 생일 시집은 문학동네시인선 192번.

김상혁 시인님의 네번째 시집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예요.

삶이 초래하는 불안과 이별에도 결코 굽히지 않는 위로이자, 사람에 대한 사랑을 쓴 이 시집은 사람의 내면이 가진 다양한 무늬를 있는 그대로 그려냅니다.


 

시집에 수록된 「노크」를 이미지카드로 받았는데요. 늘 읽어도 어려운 시집이지만 이번 시 「노크」는 별 것 없는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 나에게 "그래, 그럴 수 있지" 하고 손 내밀어준 뭉클님의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 단어 뜻처럼 제 마음도 뭉클했어요. 아래 뭉클님의 글을 잠시 남겨봅니다.


‘사람 싫어’ 같은 말은 비밀처럼 목 아래 삼키고, 반대로 ‘사람 좋아’ 라는 말은 뻔한 거짓말 같아서 쉬이 뱉지 못합니다. 복잡다단한 세상을 바쁘게 살아내며 부딪히는 사람들, 뉴스가 전해주는 여러 의미로 놀라운 소식들을 접하다보면 마음 속 온기가 스르르 꺼져가는 기분이 들어요.

그럴 때, 다정한 한 사람, 사랑하는 한 존재가 “그래, 그럴 수 있지” “나도 사실 세상 사람이 싫어” 나긋한 한 마디를 전하며, 우울한 마음이 큰일이 되지 않도록 안아주고. 연이어 제가 좋아할 법한 이름들을 읊고, 반려동물과의 산책을 준비하는 식으로, 여전히 제가 무언갈 사랑할 수 있도록 애를 써준다면 말이죠. 그런 ‘다정’이 곁에 있다면 그렇게 또 살아갈 수 있겠다, 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다정한 사람이 되줄 순 없을까, 가늠해보기도 하고요.

땀에 젖은 손바닥 대신 한 편의 시를 전하며, 살며시 노크하는 마음으로 김은정 님께 안부를 건네보아요.


- 북클럽문학동네 뭉클님의 편지

 

            「노크」

                        - 김상혁

사람 정말 싫다. 내가 이런 말 하면 나의 다정한 사람은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름들 몇 개나 들려주거나

그래, 그럴수 있지, 하고 손잡아준다.

시험에 든다는 말, 교회에서 자주 듣는 말,

가령 싫고 징그러운 것들 커다란 광주리 안에 하염없이 쏟아놓고

그 속 어딘가에 내가 미치는 물건 몇 개 숨겨두는 신의 기호 嗜好 같은 것.

세상 정말 싫다. 이런 말을 하면 나의 다정한 사람은 아까부터

우리만 쳐다보는 강아지에게 가슴줄 걸고 산책을 준비한다.

그리고 줄곧 나를 참아주었다.

얼마큼 사랑해? 하늘땅만큼, 바다와 우주,

우주에 우주를 더한 것만큼······가본 적 없는 곳에 상상도 못한 곳을

덧붙이다보면 감정이 농담 같다.

손잡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보도 모퉁이 돌 때마다

수많은 발이 달린, 우글거리는 마음을 몇 개 밟으면서 걷는 중이었다.

나의 다정한 사람의 손바닥이 땀에 젖어 잠시 놓았다.

사실 나도 세상 사람이 싫어, 가늘어진 사랑의 손가락들이

주머니에 담겨 똑똑 눈물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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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정말 싫다. 내가 이런 말 하면 나의 다정한 사람은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름들 몇 개나 들려주거나
그래, 그럴수 있지, 하고 손잡아준다.
「노크」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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