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근희의 행진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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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년들의 미래, 집없는 자들의 설움, 꿈은 멀지만 현실은 인정하기 싫고, 하지만 그 속에서 또 우리, 함께라는 동지들 친구들의 위로와 술한잔 기울이며 실수도 서로를 위한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사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것 같다.

제목처럼 근희의 돈을 벌기 위해 하는 도전들에 비난과 손가락질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가는 것에 응원을 해줘야하는 것!
내 이야기. 또는 내 주변의 이야기. 인생에 정답은 없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고민들이 모여 결국엔 원하는 삶의 모습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었다.

📖 <미조의 시대>
미조야, 너도 오늘 면접 본 회사에 들어가면 알게 될 텐데, 성인 웹툰은 오너의 최후의 방패 같은 거야. 매출 100억 정도 올리는 건 쉽거든. 그러므로 어느 회사를 가든 어시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돼. 어딜 가나 똑같다는 거야. 다 마찬가지야. P17

서울에서 우리가 함께 살 집을 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5천만 원은 아버지가 평생 동안 모은 재산이었다. 우리는 그걸 너무나 잘 알았기에 절대로 기죽지 않겠다고 다짐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울의 집값은 아버지의 유산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어느새 아버지는 6평 남짓한 반지하방의 전세금만 남겨준 사람이 되어 있었다. P31

내일은 멀고, 우리의 집은 더 멀고, 민들레 꽃씨가 날아와 우리
머리 위에 내려앉는 꿈은 가까운 그런 밤이었다. P48


각자의 삶. 한정된 돈에서 집을 구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는 현실에 치여 꾸역 꾸역 사는 듯하다. 시를 쓰는 엄마가 하는 ‘떡집에서 못 팔고 버린 떡 같은 하루’ 라는 문장은 어째 지금 미조가 마주하는 현실같아서 짠했다. 반지하방이라도 구해야하는 미조에게 부동산은 장물아비처럼 팔지 말아야 할 것을 파는 것 마냥 입주자들의 주거환경은 신경도 쓰지 않고 눈가리고 아웅 그자체다. 돈없는 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


📖 <엉킨 소매>

내가 원하는 건 폭력 없는 세상인데, 가끔은 폭력과 폭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때가 있어. 그때마다 또 분열을 느껴. 내가 둘로 쪼개지는 기분이야. P73

🔖우리는 서로 연결된 촉수를 갖고 있는 걸까. 그러나 그 촉수의 탐지 기관은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상대의 마음인 줄 알았던 것이 자기 마음이 되기도 하고, 자기 마음인 줄 알았던 것이 상대의 마음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뒤섞여버린다. P77

나는 모르겠어.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를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의 마음도 생각해봐. P79

하지만 자꾸 울고 싶은 일이 생기는 걸 어쩌나. 어떻게 막을 수가 있나.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사건이 우리 가슴에 유성처럼 떨어질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서로 소매가 엉킨 채로 함께 걸어갈 것이다. P83


이 여자 셋 참 좋다.
그냥 무심한 듯 하면서 가까이 있고 자신이 그런 상황이었던 것처럼 도와준다.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지만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즐기는 것이었고 자신의 일상에 갑자기 초대 하거나 가식적으로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츤데레 같은 사람들.


📖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도대체 우리는 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우리는 왜 이렇게 돈이 없나. 꿈과 돈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언니도 알았다. 꿈을 제대로 이루거나 완전히 버려야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P98

핸드폰 메모장을 쓰면 되니까 메모지는 필요 없어. 그렇게 몇 번이나 나를 설득했다. 3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발견했을 땐 사고 싶다는 마음이 치솟았는데, 3천 원짜리 메모지 앞에선 비싸다는 생각만 들었다. P99

나는 불 꺼진 극장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사람인 정도가 아니라, 영화가 시작되기 전 통로에 자리잡고 앉아 공짜 영화를 보려는 뻔뻔한 사람이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없는 자리를 만들어 내 자리라고 우기고 있다는 생각. 공짜를 지나치게 좋아한다는 생각. 공짜를 좋아하면 돈을 아낄 수 있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언젠가 3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사고 싶었다. 그건 서울의 집값에 비하면 훨씬 현실적이고, 노력하면 닿을 수 있는 지점이었다. 그런 꿈이라도 있어야 버티고 살지. 3천만 원짜리 아파트가 이 나라 어딘가에 있다는 걸 알아야. P108

언제쯤 어디에 발을 내릴지 모른다는 것은. 일단 발을 내려야 그다음을 떠올릴 수 있을 테니까. P121


나(심가진), 수미언니, 사영 세 여자의 ‘우리’라는 단어가 좋다.
마오쩌둥 중국 이야기 중 참새가 농사를 망친다고 참새를 못 앉게 해서 쉬지 않게 날아 지쳐 죽게 만든 이야기를 하며 그 참새들 이 자신 같다며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열심히 살고, 내가 잘하는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돈이 되지 않는 일은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매일 먹고 살기 바쁜데 집은 어떻게 마련할지..아끼고 아끼며 살다보면 내 집마련이 될 거라는 거주의 불안감이 일상의 모든 소비에 영향을 주어 메모지 하나 사는 것조차 스트레스이다.


📖 <젊은 근희의 행진>

그러니까 언니,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은 내 탓이 아니야.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는 시대 탓이야. 사소한 나를 구독해주는
구독자 탓이야.
언니, 관종이 되려면 관종으로 불리는 걸 참고 견뎌야 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언니는 모르지? 한 가지 더 언니가 모르는 게 있어. 관종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거야.
그걸 왜 모를까. 왜겠어. 언니가 꼰대라서 그런 거지. P158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동생 근희와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는 언니 문희 서로 생각이 다르다. 사기꾼에게 속은 것은 아닐까 동생을 걱정하는 문희는 결국엔 근희의 고집스런 행진을 응원한다. 가슴이 깊에 파인 옷을 입고 북튜버를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많관부(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를 쓰며 실은 동생을 내심 생각하고 걱정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자신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돈을 벌기 위해, 단칸방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동생을 위해.


📖 <연희동의 밤>

차장은 여직원이 하이힐을 신고 치마를 입어야 회사가 번듯해 보인다는 이상한 말을 자주 했다. 처음부터 그런 말을 했더라면 진즉에 회사를 때려치웠을 텐데, 내일채움공제를 의식했는지 반년이 지나고 나서야 했다. 그만두기엔 반년이 너무 아까웠다. 결국 치마를 입어주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지만, 차장과 타협한 것인지 나 자신과 타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P169

🔖한동안 술잔만 비워내던 언니가 말했다. 선생님, 청춘이 아름다운 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도 세상을 시시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 시기가 지나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이 공포로 다가와요. 제가 지금 그래요. 모든 게 공포예요. P174


입바른 소리하는 은단씨. 경희 언니가 8년간 쓴 글에 재능이 있다 말해서 8년을 허비했다 생각한다.

아그리파, 술의 집
푸대접 포차. 목마와 미나리아재비
촛불 끄는 사람들.

세 군데 술집을 들러 귀가하는 언니의 책 속 주인공들처럼 경희 언니와 술집을 다니며 이런 저런 이야기가 꼭 우리 회사의 꼰대들과 내가 하는 일이 맞게 가는지 고민들에 대해 쏟아낸다. 자신감결여일지 진짜 잘못된 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간이 지나면서 젊을 때와는 다르게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 <나의 방광 나의 지구>

고작 방광 때문에 집 사는 걸 포기할 수는 없어.
그는 20년 동안 카페인 중독자로 살았지만 단박에 커피를 끊기로 결심했다. 화가 나서였다. 집을 사고 싶은 절박한 마음이 절박뇨로 나타나는 현실에 화가 났다. 이런 일도 제대로 못하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걸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P212


부동산 스트레스로 건강까지 헤치면서 꼭 집을 장만해야하는지 의문을 갖다 결국엔 안되는 현실을 마주하고 더 크게 바라보며
지구를 소유하면 된다며 마음을 먹기로 한다. 하지만 여전히 80세 노인에게는 고독사 할 수 있으니 세를 주지 않는다는 뉴스를 떠올린다. 자신의 보금자리만을 원했을 뿐이지만 식단에 초록 식단으로 채우고 지구 환경 사랑의 마음으로는 그 비어버린 보금자리의 텅 빈 자리를 채울 수는 없다.
현실이다. 은행 저축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과거 교육은 잘못되었고 새로운 부동산과 재산을 불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한데 그들은 어떻게 집을 사야하는지 몰라서 더 답답하다.


📖 <재활하고 사랑하는>

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나는 결국 늦은 오후 무렵 기정에게 톡을 보냈다. 크로스 체크를 다시 해보자규. 이번엔 반지가 이니라 말로써 해보자고. P250

무엇때문에 업무에 모든 것을 헌신한다는 듯 다 태워버릴
듯 집중하고 쥐어짜지만 그만큼 내가 소진되고 있다는 것은 늘 무언가 잘못되고 건강이 이상이 생겨야만 깨닫지.


📖<그는 매미를 먹었다>

어쩌면 그의 가게에만 투명 망토가 씌워져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 환히 빛나는 가게를 모른 척 지나칠 수가 없다. P270

소상공인의 슬픔. 권리금을 주고 가도 가게 장사가 되지 않으면 날리는 것. 한 여름의 발악하는 매미를 삼켜서라도 여름의 비수기가 사라졌음 했을까. 남자는 날개를 떼어 입속에 매미를 먹으면서까지 매미 울음소리에만 갇힌 듯하다.


📖<현서의 그림자>

놀라지 말고 들어. 너는……외계인이야. P290

외계인은 그림자가 무지개색인 것으로 구분한다. 어딘가 존재할 것 같지만 뜬금없는 외계인 이야기이지만 재미있다. 누구보다 삶에 충실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막다른 길에선 신께 기도하기도 하는데 어려움을 딛고 이겨내게 되면 독실한 신자가 되는 것처럼 현서 아빠에게는 외계인이라는 존재가 현서를 살려냈을 것이라 믿으며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며 보냈던 것같다. 그런 아빠의 자신을 향한 사랑이 믿음을 함께한다고 현서도 믿으며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며 사는 것이겠지.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

젊음.
우리는 차에 올라탔다. K는 이미 타임캡슐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적은 단어를 그는 정확히 기억했다. 하지만 그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K와 같은 나이였으므로 그 단어의 의미를 설명해줄 수 없었다. 우리에게 그 단어는 가장 불가해한 것이었다. P317


왜 하는지 모르고 친구와 우르르 몰려다니며 젊다는 그 기운을 발산하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가장 이해가 잘 안되는 소설이었지만 아마도 젊음 그 단어를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 그 가장 좋은 시절에 무엇을 위해 달렸는지 의미없이 행한 행동들이 좋았던 건지 모르겠다. 자동차 가속페달처럼 그냥 달려가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는 기억밖엔.

#이서수 #젊은근희의행진 #서수터즈 #소설추천 #신간추천 #은행나무

❤︎ ‘은행나무’로부터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우리는 왜 이렇게 돈이 없나. 꿈과 돈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언니도 알았다. 꿈을 제대로 이루거나 완전히 버려야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 P98

그러니까 언니,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은 내 탓이 아니야.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는 시대 탓이야. 사소한 나를 구독해주는
구독자 탓이야.
언니, 관종이 되려면 관종으로 불리는 걸 참고 견뎌야 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언니는 모르지? 한 가지 더 언니가 모르는 게 있어. 관종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거야.
그걸 왜 모를까. 왜겠어. 언니가 꼰대라서 그런 거지 - P158

한동안 술잔만 비워내던 언니가 말했다. 선생님, 청춘이 아름다운 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도 세상을 시시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 시기가 지나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이 공포로 다가와요. 제가 지금 그래요. 모든 게 공포예요.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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