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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중산층 - 한국 중간계층의 분열과 불안
구해근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평점 :
『특권 중산층』
- 한국 중간계층의 분열과 불안
구해근 저자
창비 출판
저자는 책머리에서 2022년 7월 미국에서 발간된 『특권과 불안: 글로벌 시대 한국의 중산층』을 기초로 수정·보완한 결과물이지만 거의 다시 쓰다시피 했다고 했다. 한국에서 졸업했지만 하와이대 교수로 오래 재직하며 한국의 변화된 경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역사적 사실과 뉴스 등의 정보를 가지고 피부로 경제를 직접 느끼는 국민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의 중산층에 대하여 상황과 문제점들에 대하여 알게 되어 ‘나는 과연 중산층인가?’의 질문에 해답을 조금 얻을 수 있었다.
최근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에서 중산층이었던 주인공(송중기)이 부유층의 삶을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인기가 있는 이유도 중산층이 부유층이 되고 싶은 심리가 담겨있다 생각한다. 그들의 돈을 버는 방식, 소비, 문화, 교육 등의 생활을 보고 모방하며 지금의 생활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중산층은 누구를 말하는가?
전쟁으로 빈곤했던 국가가 박정희 정권의 경제 성장을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면서 경제발전이 급속히 일어났다. 잘사는 것이 개인은 물론 국가의 위상을 결정하는 최고의 가치 기준으로 채택되었다. 중산층은 어느 정도의 안정과 여유를 누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고, 이 경제적 여력으로 교육과 사회에서 남들만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이해되어 왔다.
경제 발전 속에서 모두가 균등하게 보상받은 것은 아니었다.
국가는 중산계급이라고 하면 평등이 아닌 차별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단어를 중산층이라는 단어로 국민의 대다수를 애매모호한 경계로 불렀는데 이 불분명한 경계는 공정하지 못한 대우를 받는 자들인 저임금 공장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되지 않는 극도의 노동착취에 시달렸다. 결국 국민 전체를 경제발전이라는 프로젝트에 동원하고 헌신하도록 만들었지만 산업노동자들은 불공정 대우를 받게 된 것이다.
1997년 금융위기가 한국 소득분배 구조를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1990년대 이후 불평등 심화되고 양상이 다층화되면서 노동시장의 수평적 양극화(정규직 대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 대기업 대 중소기업 노동자 사이에 벌어진 소득격차)와 소득 피라미드 상위권에서 발생한 불평등인 최상위 소득자들(상위1%와 상위 10%)과 나머지 노동인구 사이의 수직적 양극화가 발생하였다.
이런 이유로 중산층이라고 하여도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새로운 특권적 계층이 등장한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지만 새로 등장한 비교적 부유하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일반 중산층보다 더 많은 특권적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집단을 대략 상위 10%집단으로 추정한다. 이들을 경제적. 사회적 위치를 기준으로 ‘신상류 중산층’이라고 규정하고, 그 위치에서 향유하는 특권적 기회를 강조하고 구분하여 ‘특권 중산층’이라 부른다.
1980년대 후반부터 한국 경제가 서서히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지식집약적 경제로 변모하는 산업적 전환이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고급 기술 역량을 보유한 이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보수도 빠르게 상승했다.
특권 중산층의 문제는
직업활동으로 번 소득 외 부동산을 통한 축재, 권력을 통한 지대 추구에 의존해왔다. 고등학교 이전, 학군 형성, 아파트 건설, 공기관 이전 등으로 부동산 상승으로 부자된 사람들이 많은 강남을 예로 들었는데 사람들이 ‘나 강남 살아요’ 이 한마디에 그 사람을 알지 못해도 어떤 계층인지 판단해 버린다. 사실 나도 누군가를 만나면 청담동 산다는 말을 들으면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교육을 받았으며 문화적으로 누리고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대다수의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또 한가지는 외국(서구)의 중산층이 보여주는 미덕이나 종교,도덕, 문화적 가치로 계급의 정당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은 보여주지 않고 부유층을 따라하는 모방소비, 과소비, 사치 등의 외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며 특권 중산층이라는 계급 차별화를 시도해온 것이 문제라 했다.
자녀교육을 극히 경쟁적으로 추구하는데 이런 이유가 ‘불안’ 때문이라고 했다.
중산층 중에서도 엥겔지수가 높은 집들이 삶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게 중요한데 기초적인 식료품비가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니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이런 힘든 경제적인 상황을 자녀는 교육을 통해 보수가 높은 직업을 가지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중산층의 환경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녀교육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우리 중산층은 더 낮아지지 않고 높아지기 위한 노력이고, 특권 중산층은 자신의 계급 유지를 자녀가 세습받기를 바래서 ‘불안’해 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중산층인지 명확하게 말할 수 없으나, 특권 중산층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책에서 말하는 특권 중산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오늘도 내일도 부유층이 될 수 있는 확률은 낮으므로 특권 중산층이라도 되기 위해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상류층과 특권 중산층은 우리 일반 중산층이 따라하려는 모방심리를 자극하여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불평등으로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는 행동보다 함께 잘 살기 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들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지금의 불안보다 조금 더 성숙한 지식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책 속에서
상대방을 억누르거나 타도하려는 투쟁이 아니라 점점 더 각박해지는 신자유주의적 경제구조 속에서 소수 집단은 더 많은 특권적 기회를 확보해서 자식들에게까지 물려주려고 노력하는 반면 다수 집단은 그런 기회에서 배제되어 불리하고 불공정한 상황에 놓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행동들의 충돌로 보인다. 최근에 한국사회에서 공정이 극도로 민감한 이슈로 등장한 데는 이런 계급적 이유가 잠재해 있다고 믿는다.P29
이러한 암묵적인 사회계약은 대부분의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에게는 공정한 교환이었다. 그렇지만 블루칼라 산업노동자들에게는 아니었다. 공장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받으며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극도의 착취에 시달렸고 그들이 부르짖은 최소한의 인권 보장과 정의는 1987년 대규모 노동봉기가 터져나오기 전까지는 폭력적으로 억압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담론은 국민 전체를 국가의 발전 프로젝트에 동원하고 헌신하도록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P40
조귀동에 의하면 그 주요 원인은 노동시장의 양분화에 있다. 노동시장은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으로 양분화되는데, 1차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대기업의 정규직, 전문직, 그리고 공공부문 정규직 취업자들이고, 2차 노동시장에 속하는 노동인구는 대기업 비정규직, 중소기업 취업자, 기타 비정규직.일용직 취업자들이다. 1차 노동자는 ‘내부자’로, 2차 노동자는 ‘외부자’로 부를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두 노동시장 사이의 사회적 이동이 거의 단절되어 있다는 점이다. P101
강남에 사는 사람을 인정해주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강남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더 부유하고 여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런 경험을 통해 강남 사람들은 스스로 강남에 산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나 강남 살아요.”라는 말은 계층적 자긍심을 나타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P135
자녀가 계급세급을 위해 거치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지만 그 결과는 불확실한 까닭에 중산층 부모들은 설령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해도 항상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P243
특히 관심을 가지고 본 것은 경제적 양극화 속에서 등장한 부유 중산층이 그들의 경제적 자산을 가지고 사회적.문화적 영역의 특권층이 그들의 경제적 자산을 가지고 사회적.문화적 영역의 특권을 확대하고자 노력하는 행위였고, 그들의 그같은 계급적 행위가 다른 중산층 집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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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로부터 도서지원을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