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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수다 떨고 앉아 있네 - 세 혼남의 끝없는 현실 수다
오성호.홍석천.윤정수 지음, 이우일 그림, 명로진 정리 / 호우야 / 2021년 11월
평점 :
책을 읽으면 뒤통수 한대 맞은 것처럼 큰 파장이 이는 것도 있는데요. 셋이서 수다 떨고 앉아 있네는 가볍게 읽었는데 여운이 오래 갔어요. 😘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패션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오성호, 방송인 홍석천, 개그맨 윤정수 세 사람이 한 가지 주제를 갖고 대화하는 내용을 만든 책인데요. 카페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꺼같아요. 중간 중간 위트 있는 그림도 색채감과 딱 한문장으로 임팩트있게 전달하고 있어 넘나 제 취향입니다🥰
사실 여자들 수다는 늘 하는 거라 아이들이야기, 지역 맛집 이야기 같은 주제들이지만 남자들은 만나면 무슨 얘기하나? 이야기는 하나? 궁금했었는데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나름의 기준과 철학있는 말들을 하는 구나 생각했어요. 각자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모두 직업은 다르지만 자기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에 올라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은 서로가 응원도 해주고 기운을 받아 또 나아가는 발전적인 친구관계라는 것은 글을 읽으면 알 수 있답니다.
부럽기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과 잘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된 것 같아 저도 얼른 그런 모임을 찾고싶습니다😅 그냥 희희락락 향락을 즐기는 모임과는 천지차이인 혼남들의 심포지엄이라는 단어는 정말 잘 선택하신 것 같습니다~ 💚
안목을 기르기 위한 열정과 노력들이 돈을 벌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가 윤정수는 사회 공익을 위한 사업을 하고자 하는 것, 오성호는 한국인으로써의 성공한 자신의 꿈을 보고 또 다른 꿈을 꾸는 이들의 꿈이되도록 하는 것, 홍석천은 생존을 위한 사업을 하며 배우로 무대에 서는 파랑새를 갖고 있는 것이었다.
이미 자기 분야의 확고한 위치에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나는 과연 무슨 꿈을 꾸고 현재를 살아가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고 또 고민에 빠지게 했습니다. 😌
결코 가볍지 않는 세 혼자사는 남자들의 현실 수다는
읽고 나서 내 면에 잠자는 꿈들을 꺼내보고 싶어질꺼예요 🤓
📖 책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
사장이 되면 자세가 달라진다. 인테리어에 신경도 안쓰다가 갑자기 꽃 시장에 가서 꽃을 사 오고 꾸미기 시작한다. 진짜 대박이다. 사람이란 게 ‘내 거’를 갖고 나면 완전히 달라진다. 내가 사장일 때 한 식당에 직원 여섯명을 뒀더니 남는 게 없었다. 그런데 그걸 물려주니까 두 명이 충분히 감당해서 돈이 월 2000만 원씩 남았다. 적자에서 흑자가 된 거다. 사람이란 게 참 신기하다. P067
프리랜서로서 먼저 내 가치를 책정하고 일하는 편이다. 내 몸값에는 자존심이 들어가 있다. 자만심이라고 해도 좋다. 한때 유럽에서 사업하려면 한국 여권보다 일본 여권이 유리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후배들에게 이야기했다. “나라를 믿지 말고 너 자신을 믿어라.” 부모도 믿지 마라. 자기 자신을 믿어라. 내 자신감과 성공뒤에는 노력과 눈물과 우울증이 있다. P094
난 이제 반 살았다. 남들은 반이나 남았다고 표현하라고 하지만 남은 인생을 아쉬워하긴 싫다. 난 반밖에 안남았으니 뭐가 합리적이고 좋을까를 고민하고 싶다. P135
어머니는 문풍지에 꼭 말린 꽃을 붙이셨다. 이런 취향이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 30년 지나 파리에 갔을 때 친구 집에서 한 끼 식사를 해도 꼭 화병에 꽃을 챙겨 꽂는 걸 봤다. ‘저게 옛날 우리 어머니 마음이구나. 삶의 작은 안식 같은 여유가……’ 돈 많고 지위 높은 것보다 어쩌면 삶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어머니는 옷가지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새 옷이 아니더라도 자주 빨아 햇빛에 말려 항상 깨끗하게 입고 다니셨다. 이런 습관은 나도 본받았다. 부모의 교육이 중요하다. 아니, 부모의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특히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P141
옷을 진열할 때 나는 두 손으로 만져보고 입어보고 냄새도 맡는다. 옷을 잘 만드는 사람은 옷을 보낼 때도 잘 개서 실크 종이로 싸서 보낸다. 심지어 좋은 냄새까지 난다. 그 사람의 정성이 보인다. 옷을 함부로 만든 사람은 아무렇게나 포장해서 보낸다. 이런 사람하고는 같이 일하기 어렵다. P174
정수 씨는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데, 그런 힘의 원천은 뭐야? 책이 아닌 다른 매체에서 얻어. 게임 등에서도 얻고 신문이나 잡지도 보지. 난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인터넷이든 동영상이든 많이 보고, 긍정적으로 잘 흡수해요. 난 학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 학을 하고 습을 해야하쟎아. 그래서 뭔가 듣거나 신문 같은 데서 본 거는 집에 와서 내 방식대로 메모를 해놔요. 이면지에 써놓거나 스크랩을 꼭 해놓지. P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