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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부엉이가 산다
미소짓는 부엉이 지음 / T.W.I.G(티더블유아이지)(주) / 2017년 9월
평점 :
이웃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모은 책, 이웃집에 부엉이가 산다를 읽었습니다. 부엉이가 원래 지혜의 상징이잖아요? 살면서 진짜 도움이 됐던 조언은 엄마, 혹은 이웃이 해 준 얘기였다는 데에서 착안한 이 책은, 평범한 이웃들의 작은 삶의 지혜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어느 날씨 좋은 가을, 카페에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책 표지가 너무 귀엽죠? 책 표지가 예뻐서 카페에서 꼭 사진을 찍고 싶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요즘책들은 정말 디자인이 감각적인 것 같아요.
살면서 한국보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감동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임진왜란때 의병이 그랬고, 최근 탄핵과 장미대선을 이끌어 낸 촛불시위가 그랬죠. 419와 6월 혁명이 있었고, 31운동도 있었구요. 무능한 정부보다 먼저 외세에 맞서고 나라를 개혁하는 이 민족성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하는 마음이 든다면 이 책의 머릿말이 와닿을 것입니다. 평범한 이웃들의 지혜가 얼마나 소중한지 말이에요. 이 책은 부엉이가 들려주는 첫번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등의 목차로 총 5개의 챕터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로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에 드는 내용부터 읽어도 충분한 책입니다.
여느 좋은 말을 담은 책처럼, 가르침이 제목으로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본문에 담겨있는데요. 딱딱한 논리나 설명이 아닌 이웃이 자신의 이야기를 주변에 전하는 방식이라 읽기 부드럽고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론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에세이처럼 소개하기도 하고요. 다들 그렇게 산다는 부제가 사는 데 위안을 주기도 하고 또 힘을 주기도 하네요. 몇가지 인상적인 부엉이의 가르침을 소개해드릴게요.
남에게 맞추면서 삶의 많은 즐거움을 포기하지 마세요. 인생, 생각보다 짧잖아요.
하찮은 일을 하찮게 하는 사람이 나중에 중요한 일을 완벽하게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봐요. 하찮은 일을 대단하게 해내야 진짜 중요한 일을 맡았을 때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거예요.
예전에는 초등학교 입학식 사진을 보며 '나 참 어렸을 땐 귀여웠는데...'하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그 옆에 낡고 꼬질꼬질한 엄마의 신발이 자꾸 눈에 들어와요. 이런 게 철이 드는 건가봐요.
어떤가요? 마음에 와닿나요? :) 물론 많은 이야기가 모두 와닿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반대생각을 갖게 될 얘기도 있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내 생각을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되었다고 해요. 책 한권이 팔릴 대마다 소년소녀가장 및 어려운 이웃에게 500원을 후원한다니 제작부터 판매까지 이야기가 너무 훈훈하네요.
7명의 저자가 미소짓는 부엉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엮은 책입니다. 그런데 책 말미에 팟캐스트, 유튜브, 블로그 등이 소개되어 있어요. 이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의 제작과 홍보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책 한글자 한글자가 함부로 보게 되질 않네요.
볕 좋은 날 창가에서 읽는 독서는 그 자체로 힐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따뜻한 내용이 가득 담긴 의미있는 책이었다니 오랫만의 독서가 더더욱 기분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