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 기원과 그 배경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2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심경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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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인문도서, 이와나미 시리즈 22번째 책인 '한자'를 읽었다. 한자의 기원과 배경이라니 이미 상형문자에서 시작됐다고 다 알려진 것 아닌가?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와나미의 신간이니 우선 신뢰를 가지고 보았다. 이와나미 문고는 일본 지성계의 양심 이와나미 서점에서 출간하는 인문 교양 시리즈다



이 책의 저자인 시라카와 시즈카는 2006년 작고한 일본의 문학박사다. 2004년 일본 정부의 문화훈장을 수상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시라카와 시즈카는 갑골문과 금문의 성과를 집성하여 한자의 처음 형태와 뜻, 그리고 변화한 모양과 뜻을 해설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그가 연구한 한자에 대한 연구를 집대성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상형문자 모습은 진짜 오랫만에 본 것 같다. 사실 한자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도장을 공부하는 지인을 보면서 옛날 글자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제주도에서 추사 김정희 관을 보면서 글자라는 것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도 했었다. 이 책은 그런 글자에 대한 연구가 아닐까 했는데, 그건 아니고, 글자가 어떻게 발전하고 파생되며 넓어져 왔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글자는 한자에 국한된다.



한자는 성립 당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본래의 특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유일한 문자다! 그도 그럴 것이 모양을 살린 한자를 다른 언어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와 의미를 모두 대체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한자문화권이지만 한글로 모든 언어를 표현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를 접할 일이 별로 없어서 한자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는데, 또 일본인은 다를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말을 기록하기 위해 글이 생겼겠지만, 이를 신화로 이해한 것은 신선하고 곧 납득이 되었다. 권력은 신화를 원했을테고, 또 그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자신의 업적과 메시지를 멀리 전하고 오래 남기고 싶었겠지. 그리하여 한자는 주술력을 더하는 단어들이 생겨났을 테고.



한자를 조금 더 잘 알았다면, 이 단어들의 쓰임을 비교하며 더 큰 쾌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지만 어쨌든 한자의 발전과정을 좇아가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왔다. 무언가 새로운 내용을 알아간다기 보다 지금까지 연구된 내용을 찾아가는 책이 아닌가 싶다.



당연히 이러한 이론은 정답이 아니어서 다양한 설이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럴 때마다 다양한 설을 설명하고 자신의 의견을 보태주는 친절한 설명도 좋닸다. 한자 까막눈이라 앞으로도 한자를 자주 접할 일이 있지는 않겠지만, 한자를 봤을 때 느낌은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물론, 한자에 대한 흥미 그 자체도 많이 생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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