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그 나이 먹은 당신에게 바치는 일상 공감서
한설희 지음, 오지혜 그림 / 허밍버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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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tvN의 전설적인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작가 '한설희'씨가 새해를 맞아 비슷한 청춘에게 전하는 책,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펴냈어요. 작가님의 이력, 제목, 혼술하며 울부짖는 일러스트까지 매력으로 철철넘치는 이 책을 읽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작심삼일에 대한 의지를 활활 타오르게 하는 많은 에세이가 넘쳐나는 가운데,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자조적인 제목이라니! tn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 씨'의 작가가 쓴 책이라는 띠지가 이 책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줍니다.



한설희 씨는 '막돼먹은 영애 씨'의 시즌 1부터 현재까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라고 해요. 책 말미에 막돼먹은 영애씨, 김현숙 씨의 추천사를 보고 빵 터졌어요. ㅋㅋ 가끔 대본을 보고 "이런 사람이 어딨어요!"라고 항의하면 "그거 한설희 작가가 지난 주에 겪은 일이야"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ㅎㅎㅎ 도대체 이 한설희 작가라는 분 어떤 분이신걸까요!!


   

그런데 첫 페이지부터 왜 이렇게 경건한가요. '나이를 먹어가는 것'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는 '정상적인' 설명이라거나 목차에 나오는 소제목들도 너무 '얌전해서' 무표정하게 책장을 넘겼는데요. 아... 누가 알았을까요? 지금의 얌전함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잠시 무릎을 굽힌 것에 불과했을까요!!

  


첫 페이지부터 빵빵 터집니다. ㅋㅋ 모두가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엄마마져 그러면 안 된다는 일러스트나, 모공을 보며 울부짖는 모습, 혼술하며 자조하는 모습 등 일러스트도  깨알같이 귀여워요. 이 분이 왜 그렇게 재미있나 했더니 중 1부터 고 3까지 오락부장을 놓치지 않았던 분이셨어요! 유머에 있어 영재교육 받으신 분! 그 모든 내공이 쌓여 지금의 한설희 작가님이 되셨군요! ㅎㅎ


   

지금의 누나도 예쁘다는 후배의 말에 술값을 쏜 에피소드나, 지각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혼도 지각하는 것 같다고 한탄하는 나에게 '니 인생에 결혼이 없을지도 몰라'라며 독설하는 친구 이야기나,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싱글여성이라면 모두 웃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 같달까요? ㅎㅎ



분명히 뭘 하려고 했는데 뭘 하려고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니... 제 얘기 같습니다. ㅠㅠ



기억력 향상을 위해 손가락 체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차라리 술을 끊으라는 조언을 하는 친구.... 이것도 제 얘기일까요.... 


   

웃기기도 웃기지만, 그것이 공감을 얻는 이유는 단순히 웃기는 것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저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가끔 어릴 때 사진을 보며 예뻤다는 생각을 한다거나, 원더우먼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육아와 살림으로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는 내용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게 하네요.


   

어쨌든 한설희 작가의 마지막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서 사랑받고 싶다'는 작은 소망입니다. 다시 놓치고 넘어지고 아프고 좌절하고 죽을만큼 힘들어도 다시 사랑하겠다고 말이에요. 드라마에서 영애씨가 그토록 상처받고 넘어지면서도 언제나 사랑을 갈구하는 이유는 한설희 작가님 덕분이었군요. 결국 모든 문제의 해답은 '사랑'이 아닐까 하는 훈훈한 결말을 얻게 되는 에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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