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에서 중심인으로

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기실 열등감이란 자기 계발을 위한 의미 부여 및 목적의식의 다른 이름.

아울러 자존감이란 목적 달성에 대한 성과 인식 및 자기 만족의 다른 이름.

 

오늘도 자존감을 글로 배우는 일은, 바른생활 교과서 한 편 보고 세상을 바르게 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글 하나 하나, 사례 하나 하나가 내 주변에서 많이 보고 들은 이야기같았다.

영화에서, 혹은 현실에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별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였지만,

자존감이 낮아 사회적 성공을 이루고도 불행한 가정사를 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가볍게 스쳐지나갈만한 이야기는 아니었을테고, 그렇기 때문에 저자와 함께

그 자존감 회복 프로젝트의 긴 터널을 이겨냔 환자들은 박수 받아 마땅할게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듯, 자기 자신을 비하하면 열등감이지만 오히려 우쭐해하는 것 역시

과대망상. 자괴감의 다른 이름. 이 중도를 지켜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왜 그렇게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니!라고 충고하는 것으로 그치기엔

그 사람의 인생은 너무나도 길고 복잡할 것이다.

 

이 책은 오히려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이 읽고 극복하기보다는, 그런 사람의 주변인들이 읽고

이해하고 존중해달라는 말처럼 느껴졌다. 사실 내 주변에도 꽤나 그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무리 말해도 스스로가 느끼기 전엔 안 되더라. 아쉽고 또 아쉬운 일이지만.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고마웠지만, 이 책의 타겟이 누군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가법게 교양서적으로 읽기엔 나쁘지 않았지만, 혹시 위로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글쎄?

뭔가 더 깊고 짙은 이야기를 원하지 않았을까? 싶은 그런- 물론 이 한 책으로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을 바란다는 것이 더 문제이겠지만.

 

외모, 성적, 학벌 등 다양한 컴플렉스의 원인 속에서도 성적 행동이나 피해가 자존감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놀라웠다. 성적 행동은 뭔가 특수해보였는데, 어쩌면 이러한 문제를

상담하는 사람들의 평균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영역일까.

동시에 오늘 아침부터 포털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는 아동 성범죄의 기사를 더 주의깊게 보게 됐다.

 

그래도 단 한 번 뿐인 인생,

세상의 중심이 되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삶에서 중심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며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되는 명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