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여자.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는 일상. 문득 밤에 핸드폰 목록을 보며 통화할 상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라고 수긍해버리는 생활. 그런 삶 속에서 이 책을 만났다. 네가 원하는 건 애정이니 안정이니? 눈빛을 잃으면 영혼을 잃는거야. 겨우 목차에 나온 제목일 뿐인데 갑자기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살아남고 싶어서 비루하게 군 적 없니? 집에 오면 TV부터 켰어, 외로웠거든. 마치 주변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 꽁꽁 숨겨놨던 나의 비밀을 부지불식간에 툭 들켜버린 것 같은 말들. 조언들. 그리고 일침들. 아. 그랬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묘한 동질감. 그리고 그 동질감에서 오는 따뜻한 위로와 위안. 편안함. 처음엔 무슨 약자인줄 알았다. 여기서 자유롭게 공감하자 뭐 이런 류의. 아니었지만. 기실 21세기 대한민국의 2-30대는 피곤하다. 대학에선 물가상승률의 2-3배를 훌쩍 넘는 등록금을 요구하고, 사회로 나가면 88만원 세대로 묶어 생존권을 위협한다. 그렇게 힘든데, 그렇게 피곤한데, 게다가 대한민국의 2-30대는 외롭기까지 하다. 스펙을 올린다는 명목으로,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그 뜨거운 피를 도서관에서 홀로 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가뜩이나 외로운 청춘을 더욱 외롭게 한다. 이 책은 뭔가 전문적인 심리학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륜이 담뿍 느껴지는 어느 어른의 조언도 아니다. 그냥 내 나이에 내 친구들과 소탈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의 묶음이다. 그래서 더 편안하고 좋았다. 나는. 어쩌면 그냥 위로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을 여과없이 재확인시켜주는 저자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