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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 지속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액티비스트 선언
이병한 지음 / 가디언 / 2021년 9월
평점 :
<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이병한 지음, 가디언, 2021
창업가의 창업 스토리를 좋아한다. 돈 많이 벌기 위해 사업을
했다는 스토리보다는 우리 일상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사업을 결심하게 된 이야기나 사회 문제를 사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끌린다. 최근 기후위기, 플라스틱 문제 등 환경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되면서
친환경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벤처 창업 스토리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는 ‘지구를 살리는 기술(Earth Tech)’로 비즈니스를 구현한 네 명의 스타트업 창업가의 창업스토리다. 버섯균사체를 활용해 대체육과 대체가죽을 만드는 ‘마이셀프로젝트’, 해조류 추출물로 건강증진식품을 만들고, 그 부산물을 재활용해 친환경
용품을 만드는 ‘마린이노베이션’, 시민이 에너지 주인이 되길
꿈꾸며 재생에너지 P2P(Peer to Peer)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루트에너지’,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농사로봇,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심바이오틱’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이셀프로젝트 사성진 대표는 자동차 회사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기후변화 홍보관을 함께 둘러본 딸들이 ‘아빠는 왜 하필이면 자동차 만드는 일을 해?’라는 물음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어느 날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와 전시를 본 세 자매가 물었단다. “아빠는 왜 하필이면 자동차 만드는 일을 해?” 딸들은 임박한 기후재앙에
두려움에 떨며 며칠이나 울먹였다. 그 모습에 딸부자, 딸바보
아빠는 진즉부터 품고 있던 창업을 결심하고 결행한다.(24쪽)
https://jisike.ebs.co.kr/jisike/vodReplayView?siteCd=JE&prodId=352&courseId=BP0PAPB0000000009&stepId=01BP0PAPB0000000009&lectId=20377045
“Beer(소고기)”는 사라지고 “Cow(소)”가 되돌아 올 것이며,
“Pork(돼지고기)”는 없어지고 “Pig(돼지)”가 되살아날 것입니다.
- 마이셀프로젝트 사성진 대표 (46쪽)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동남아시아 해안에 해조류가 엄청나게 풍부한 만큼 엄청나게 버려지는 것을 보고 재활용할 방법을 강구하다 지금의 사업 아이템으로 창업했다고 한다.
화학물질이 조금만 더 들어가면 물성이 훨씬 더 좋아지고, 그만큼 상품으로서의 매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유혹하죠. 매번 숙고하고
고민하게 되는데 최종 결론은 늘 안 하는 것이었어요. 100퍼센트 친환경 회사로 가자고 직원들을 다독이고
있습니다. 우리만이라도 솔선수범해서 할 수 있는 영역에서만큼은 화학물질을 쓰지 말자고요.
-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 (125~126쪽)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는 에너지 환경 컨설팅 회사 에코프런티어에서 3년간
일하고 덴마크로 유학을 떠난다. 밀양송전탑 사건을 접하고, 중앙집중화된
송전망을 태양광과 풍력 위주의 분산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데 직접 실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학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했다고 한다.
‘에너지 시민성’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부와 대자본이 주도하는 흐름에 수동적으로 따라가고 끌려갈 것인가. 아니면
내 돈을 내는 자발성과 직접성으로 시민이 주도하는 에너지 대전환을 견인해 낼 것인가.
-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 (186쪽)
심바이오틱 김보영 대표는 유럽 유학 답사 겸 여행으로 떠난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의 가족 농장을
방문한다. 사회적 농장을 통해 2차 세계 대전으로 폐허가
된 마을을 일으켜 세우고 농민들도 잘 살 수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탈리아의 사회적 농장을 배워 한국의 농촌과 농민과 농업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농장일을 시작한다. 우연히 만난 이탈리아 남자와 결혼해 강원도에서 농사로봇을 만들어 산삼을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후회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사회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싶어요. 우리가
확보한 기술을 통해 농촌과 농업과 농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통해서 이윤을 창출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다면 더없이 영광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 심바이오틱 김보영 대표 (219쪽)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환경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는 열망은 있으나 늘 아이디어와 전문지식의 부족을 탓하며
미루고 있는 가운데, 네 명의 창업스토리를 통해 아이디어와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실행력의 부족, 소명의식의 부족임을 깨달았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아이디어나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해야만 창업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버섯균사체라는
범용 기술을 응용해 대체육과 대체가죽을 만들고, P2P 방식과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과 연결하는 등
널리 알려진 기술과 서비스도 잘 활용하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저희는 범용화된 기술을 다른 성격으로 활용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범용적 기술은 그 해당 분야에서는 흔한 것이겠죠. 미디어에서 다른
컨텍스트와 컨테이너에 따라 콘텐츠의 파급력이 달라지는 것처럼 범용적 기술 또한 어떤 관점으로 어디에 활용하는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집니다.
- 마이셀프로젝트 사성진 대표 (40쪽)
기존의 가죽 산업은 기업형 목축의 부산물 산업이고 블랙스미스가 선정한 세계
3대 오염산업 중 하나입니다. 버섯균사체를 통해 동물 가죽의
원피를 대체하는 소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연바이오폴리머를 원피와 결합시켜 기계적인 물성을
증가시켜서 가죽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낸 것이죠.
- 마이셀프로젝트 사성진 대표 (60쪽)
제지공법은 공정과정에 많은 화학물질이 들어갑니다. 또한 종이컵(…) 이음새를 코팅하기 위해서 화학물질이 첨가됩니다. 방수를 위해선 PE 코팅도 해야 합니다. 반면 몰드공법은 고온과 압축을 사용하여 금형에서
찍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종이컵에도 이음새가 없습니다. 자연스레 별도의 화학 처리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고요.
-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 (107쪽)
비즈니스로 사회 문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어떤 환경 문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내가 추구하는 것이 소명인지 이윤인지’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사명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 사업이
곧 사명이다. 그래서 으뜸의 가치도 소명(Purpose)이
된다. 이윤(Profit)은 부차적이다. 이득은 소명을 추구하다 따라오는 부산물이다.(131쪽)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를 통해 자신의 일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 모델과 방법론에 대한 작은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까지 고래사냥은 대개 등유 램프, 고래기름을 얻고자 했던 것이죠. 20세기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함으로써 고래 시장 자체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19세기까지도 주요한 이동수단은 말이었습니다.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르느라 말들은 가혹한 채찍질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이들의 잔혹사를 끝낸 것 역시 헨리
포드가 ‘인공 마차’, 자동차를 발명해 낸 덕분이죠.
- 마이셀프로젝트 사성진 대표 (46쪽)
인간이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곧 열립니다.(…) 농민들은 물론 지역민과 도시인, 기업가
모든 이의 이익을 공유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결국 “For
You”가 핵심입니다. 인간을 위한 기술. 사람들을
위한 기술을 만들고자 합니다.
- 심바이오틱 김보영 대표 (228쪽)
대규모 기업농에서 대두를(…) 재배하는 방식을 보면 결코 생태 친화적이지 않아요. 토지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미생물인데, 대규모 대두 재배에는 화학비료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토양미생물 또한
대부분 죽고 마는 것이죠. 토지의 질이 나빠지고 사막화를 일으킵니다.
- 마이셀프로젝트 사성진 대표 (54쪽)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비닐봉지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나무를 쓰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며 열광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당연한 듯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으로 간주되지만, 애초에는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는 봉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신소재 혁신 상품이었다. 플라스틱 역시도 조숙한 ‘동물권 보호’라는 고귀한 소명에서 출발했다. 당구공을 만들 때 사용했던 코끼리
상아를 대체하기 위해 발명한 인공물이었기 때문이다.(93쪽)
인류가 돌을 다 써 버렸기에 석기시대가 종식된 것이 아니다. 더 나은 기술인 청동기가 등장하면서 석기를 몰아낸 것이다. 바위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소용이 없어졌을 뿐이다. 마차의
시대가 끝난 것도 말이 사라져서가 아니었다. 상위 기술인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기왕의
운송 산업을 무너뜨린 것이다. 말 역시도 여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석탄과 석유 등 지하자원 시대 또한 고갈로 인해 종언을 고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새로운
기술과 제품, 비즈니스 모델이 촉발하는 파괴적 혁신으로 기존의 에너지산업을 붕괴시킬 수 있다.(151쪽)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