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일기 - 코로나19로 봉쇄된 도시의 기록
팡팡 지음, 조유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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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일기>, 팡팡, 조유리 옮김, 문학동네, 2020


눈을 뜨니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 천지다. 언젠가 분명 빛이 비출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과 이제 영영 빛을 볼 수 없다고 믿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만 오늘은 첫 날이니 분명 빛이 비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간을 가늠할 수 없지만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여전히 암흑 천지다. 여전히 빛이 비출 것이란 믿음과 영영 빛을 볼 수 없다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 아직은 빛이 비출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또 하루가 또 하루가 한 달이 지난다. 한 달 후에도 선택지는 같다. 그래도 빛에 대한 믿음을 가질 것인가? 장담할 수 없다.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의 고통은 참을 수 있다. 끝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드는 순간 지금의 모든 것은 공포가 될 것이다. 희망이 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우한. 중국 내륙의 인구 천만 명의 대도시라고 하지만,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몰랐던 도시다. 코로나로 인해 나쁜 이미지가 드리워진 것도 사실이다. 독감처럼, 메르스처럼 두서달의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1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다. 여름에 아무리 더워도 모기 때문에 방충망을 열지 못하듯 아무리 갑갑해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우한일기>는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이 봉쇄된 이후를 기록한 일상이다. 작가 팡팡은 SNS를 검열하고 통제하는 중국 정부에 맞서 뉴스 매체가 전하지 않는 살아있는 진짜 뉴스를 전하고 있다. 거대 뉴스 매체보다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가 진짜 뉴스를 전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 인구 천만의 도시가 봉쇄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본적도 없다. 가능하다고 믿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이 되었다. 인구 천만 우한은 봉쇄되었다. 그리고 작가 팡팡은 그 하루 하루를 빠짐없이 기록했다.


<우한일기>의 하루 하루 일상은 지루할 수 있다. 천만의 거대도시가 멈춘 상황에서 하루 하루를 기록한 것이기에 따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일상이 되기 이전에 인류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남긴 유일한 기록이라 인류기록유산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


21세기 펜데믹 세계대전을 기록한 <우한일기>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기록한 <안네의 일기> 같다. 지역을 넘어 오늘의 현실을 맞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기록되어 전해지면 좋겠다.


코로나19() 전 세계에 교훈을 주었고 전 인류에게 교훈을 주었습니다.
그 교훈은 바로, 우리가 이렇게 오만해서는 안 되고
잘난 척해서는 안 되며 자신을 천하무적이라 생각해서도 안 되고,
작고 약한 것 예를 들면 바이러스의 파괴력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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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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