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신성가족>을 리뷰해주세요.
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이 '좋은 사람'을 의미할만큼,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법을 가깝게 느낄 수 없었습니다."(p46). 생각해보니 그렇네. 판검사, 변호사가 아닌 이상 "법 있어야" 살 사람은 부정적인 이미지일 수 밖에 없겠다.  법이라면 가까이하지 않을수록 좋은, 내 인생에 법이 끼어든다면 그건 분명 불행한 일일꺼라는, 생각을 했다. 절박하지 않고, 크게 관심 가는 주제도 아니라 "법"과 관련한 책은 읽을 기회도 별로 없었다.  이 책 [불멸의 신성가족]은 법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길래, 나와는 거리가 먼, 낯선 세계의 이야기일꺼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야기를 어렵게 꼬아놓거나 못 알아들을 법률용어의 남발이 아니라 술술 읽히는 책이라 고마운 책이었다.

 

     글쓴이는 김두식 교수. 이미 [헌법의 풍경]이라는 책을 통해 "역풍을 맞"(p18)기도 했고, "'내부고발자'로 규정"(p18)당하는 등, 법조계에서 보자면 모난 돌(실례가 되는 표현은 아닐지 모르겠다.)이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법학교수인 듯. 이 책은 그런 그가 다시 한번 위험을 감수하고 쓴 고발장이 아닐까 싶다. 전체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법조계 안팎 관련자들의 인터뷰로 본  법 주변의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위험하다. 나 같이 사건이 터져도 "'전화 한통' 할 곳 없는 85.5퍼센트"(p155)의 일반독자에게야 위험부담없이, 가까이서 볼 수 없었던 법조계 안팎의 치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임에 분명했다. 그러나 이 글을 쓴 김두식 교수에게나, 익명으로 처리되긴 했지만 이 책에 실린 인터뷰를 했던 사람들(변호사 사무실 직원들, 법조브로커, 기자 등)에게나, 혹은 인터뷰어들에게 지적당한(?) 관련 판검사,변호사들에게는 이 책이 상당히 위험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신성가족"은 "맑스와 엥겔스의 첫번째 공동저작인 [신성가족, '비판적 비판주의'에 대한 비판 : 브루노 바우어와 그 일파를 논박한다]에서 유래한 말"(p146)이라고 한다. "맑스는 "불경스러운 대중과 모든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투쟁을 겪어온 비판적 비판주의는 마침내 고독하고 신을 닮았으며 자기만족적이고 절대적인 존재로 되는데 성공했다"고 그들을 묘사"(p146)한다.  이 책에 나타난 판사(검사,변호사)들 역시 그러한 존재다. "모든 판사(검사,변호사)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p36) 그들의 거절할 수 없는 돈, 거절할 수 없는 식사, 거절할 수 없는 술자리, 거절할 수 없는 골프 모임으로 대표되는 그들만의 문화를 보며 느껴야 하는 낯선 감정들..

  우리 법조계의 현실, 그리고 개혁의 필요성 같은 문제들을 생각케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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