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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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을 보고서 "예전에 봤던 책인가...?"하는 생각을 했던 책이다.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어디선가 본 듯한 제목.. 책장을 둘러보니 "~의 숲에서 ~을 만나다"는 비슷한 제목의 책이 두 권이나 꽂혀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더욱 많다. "숲에서 묻다, 찾다, 만나다"는 식의 제목을 가진 책들이 어찌나 많은지, 그 책이 전부 그 책 같았다. 요즘 이런 류의 제목을 가진 책들이 유행인가 싶을만치... 책의 내용을 떠나서 제목 때문에 독창성이 없다는 생각, 다소 식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펼쳐들었던 책.
글쓴이 "모리야 히로시"는 1932년생으로 "대표적인 중국문학자로 현재 중국 고전문학 문헌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책 앞날개) 저자 소개란에 실린 그의 저작들을 보니 대부분이 중국 고전과 관련된 책들이다. 이 책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는 전체 6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전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삶의 "지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글쓴이는 머리말에서 "나는 이 책을 30대 이상의 이 사회를 열심히 지탱해나가고 있는 사람들, 특히 40대 이상의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중국고전은 단순히 지식과 교양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p5)고 말하고 있는데... 글쎄..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좀 다른 생각을 했다. 내가 "단순한 지식과 교양을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독서를 하기 때문인지 이 책은 다소 심심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채근담, 좌전, 논어 등에 나오는 고전문장을 인용한 뒤, 글쓴이의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곁들여 설명하고, 맨 마지막으로는 원문 한자의 음과 뜻을 풀어주고 있는 이 책은 오히려 십대나 이십대 초반의 사람들이 읽기에 더 적합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고전에 대한 해석도 재미와 흥미라는 자극적인 요소에 길들여진 탓인지 이 책은, 인생선배의 고전을 인용한 조언집 정도로밖엔 생각되지 않았다. 젊은 세대를 한없이 걱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약간은 "뻔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물론 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고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잔뜩 담긴 책이기는 했다.
"웅크림이 길면 나는 것이 반드시 높다. 피는 것이 앞서면 지는 것도 그만큼 빠르다. 이 이치를 알면 포기할 걱정을 피할 수 있고, 조급한 마음을 지울 수 있다."(p117)와 같은 말은 얼마나 위로가 되어주는 말인가...
4천600년전 이집트의 부하라 호텝이라는 노인이 "요즘 젊은이들이 하는 짓을 보니 말세로구나"하면서 한탄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젊은 것들에 대한 걱정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온 모양이다. 아직은 "젊은 것들"에 속하는 나이라 그런지 이 책을 통해 큰 감흥을 얻지는 못했지만, 글쓴이가 이 책의 권장독서연령으로 말하는 "30대 이상의 이 사회를 지탱해 나가고 있는 사람들" 정도의 연령이 되면, 혹은 글쓴이만큼 세상을 산 다음에는 "그래도 역시 이게 진리다."하며 이 책을 펴 볼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같은 고전이라도 좀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아쉬움을 주는 책.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