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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인간 -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 ㅣ EBS CLASS ⓔ
권수영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치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나는 아프기 전의 모습과 똑같은 상태가 된 완전한 상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흉터, 상처 따위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아픈적이 없었던 상태가 되어야만 치유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내가 치유에 대한 의미를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유'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이라고 사전에 적혀있다.
사전에도 그 어디에도 치유에 '아프기 전과 같은 상태'라는 전제는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왜 치유를 아프기 전과 같은 상태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걸까?
[치유하는 인간]은 20년 동안 수천명의 내담자들을 상담하며 감정의 웅덩이 밑으로 내려가 마음을 돌보는 법을 정리해둔 책이다.
심리학 박사님이 쓴 책이지만 내담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누구에게나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안아줌, 공감, 판단중지, 수용, 애도, 친밀, 연대,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 중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파트는 '수용'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는 가끔 심리적으로 힘든일이 생기면 그 감정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늘 밝을수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느끼는 어두운 감정들은 있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아픈 것, 상처, 나쁜 기억은 모두 좋지 않은 것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그래서 아프지 않았던 상태로 돌아가야만 치유가 됐다는 생각으로 지금껏 살아온 것 같다.
이런 감정이 들 때는 그저 있는 그대로 경험으로 수용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길 권장한다.
"수용이 가능해지는 단계는 좋고 나쁨의 판단의 잣대가 무의미해지는 경지다"
지금 일어난 일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경험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일이 지금의 나에겐 무척 필요한 일일 것 같다.
힘든 감정이든 기쁜 감정이든 어떤 일이든 경험을 한 뒤에는 절대 그전의 나와는 다른 존재가 된다.
그것들을 통해 분명 배우는 것들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앞으로는 어떤 감정이 들 때마다 내가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는 노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감정 그대로 날것을 마주하는 일은 어쩌면 모든 사람에게 힘든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연습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지금보다는 마음 편한 상태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이 책을 통해 갖게 됐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마음을 돌보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은 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