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글.사진 / 예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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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저자의 열정이 느껴지는 책. 그렇게 떠날 수 있는 자체가 부러워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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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 타인의 생각 훔치기,‘멘탈리스트’가 되는 길
토르스텐 하베너 지음, 신혜원 옮김 / 위즈덤피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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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와 타인의 생각을 알기 위한 방법들이 흥미롭습니다. 직접 해볼 거리도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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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민음사 모던 클래식 5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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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후 이겨내는 과정. 이후 작품들에 비해 풋풋한 느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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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육아 - 하루 10분, 아이와 소통하는 시간
정진영 지음 / 예문당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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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결혼도 안 한 저에게 '육아'는 거리가 있는 단어이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해보면 참 막막합니다. 의식주와 더불어 고민할 거리가 얼마나 많을까요. 경험자인 분들은 "일단 생기면 다 하게 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하얀 도화지에 제가 그려나간 것이 한 사람의 인생의 시작점이 되는 셈이니 결코 가벼이 여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교육'입니다. 밝고 바르게, 그리고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로 자라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릴 적 제가 그러했듯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부모가 아이의 세상을 함께 만들어주세요

   이 책의 저자도 그러한 고민을 하며 육아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인성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가 즐겁게 책을 접하고 많은 가능성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고른 그림책을 아기가 함께 보며 대화하고 배워나갑니다. 생후 몇 개월 안 된 아이에게 한글과 수학을 애써 주입하는 교육은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만듭니다. 계산과 지식보다는, 사람과 자연과 바른 시선을 품은 아이로 자라나야겠지요. 
 
* 부모가 자녀의 그림책을 직접 선택해야 하는 이유 (p.24~25)
1. 책은 자녀의 영혼을 위한 양식입니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과 같이 부모가 아이의 책을 고르는 안목도 깊어져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세계를 전문가의 추천 도서 목록에만 전적으로 의지할 수는 없습니다.
- 참고: 그림책 서평을 모은 책, 도서관에서 직접 그림책들을 읽고 목록을 정리한 후 어린이도서연구회, 한우리, 사단법인 행복한아침독서 등에서 추천하는 목록과 비교

2. 부모가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라면 장기적으로 볼 때, 아이에게 읽어주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가 평소에 인지해오던 부모의 생각과 전혀 다른 가치에 대해서 말한다면 아이가 혼란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그림책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부모의 큰 기쁨이 됩니다. 자녀의 생각과 관심사를 잘 이해할 수 있으니 더욱 깊이 소통하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다양한 책과 다양한 방법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아주 어릴 때 외에는 그림책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살펴보니 매우 많은 그림책들이 출간되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촉감을 발달시키는 헝겊책, 시각적인 흥미를 이끌어내는 팝업북, 상상력을 키워주는 글자 없는 그림책, 때로는 오디오북, … 주제도 다양해서 일반적인 그림책 이야기에서부터 영어와 수학까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여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가지 방법의 독후활동으로 연결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그리고 나들이, 미술관이나 동물원, 친척집과 같은 외출을 할 때 아이와 함께 읽을 그림책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육아(育兒)는 육아(育我)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곧 어른들의 마음을 키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온 가족이 아기를 중심으로 모일 수 있습니다. 그 때 그림책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해 보세요. 함께 같은 책을 읽으면 마음 나누기가 수월해집니다. 책으로 소통하는 가족의 힘은 어려운 상황에서 빛을 발합니다. 서로 응원하고 위로할 수 있도록 어른과 아이가 책으로 가득한 정원을 함께 가꿔보세요.  - p. 201  
   

   책의 주제처럼 그림이 풍부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저자가 직접 읽어보고 고른 그림책들이어서 꼼꼼한 설명이 돋보입니다. 챕터별로 그에 해당하는 그림책을 소개했을 뿐 아니라, 이 책의 뒷부분에는 0세부터 7세까지 자녀의 연령과 이야기의 주제에 따라서 그림책을 분류해두어서 한 눈에 목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 따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책 속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같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친구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기를 가진 분에게, 키우는 분에게, 곧 결혼하는 분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엄마만 읽는 것보다는 부모가 같이 읽고 함께 자녀에게 관심을 기울이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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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다니엘 파울 슈레버 지음, 김남시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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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가 있지만, 그들이 실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1900년대 초에 한 신경병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적은 회상록이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다니엘 파울 슈레버(Daniel Paul Schreber), 그는 독일 드레스덴 고등법원 판사회의 의장을 역임할 정도로 엘리트이자 유산 계급의 사람이었으나, 건강염려증 및 강박증으로 두 차례 치료소에 입원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두 번째로 입원한 후 7년동안 그가 겪었던 일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학문적 관찰 대상으로서 전문가들의 판정에 맡기고자 이 책을 출간하였다고 합니다. (p.332)


슈레버의 편집증적 망상체계

   다니엘 파울 슈레버에 따르면, 그는 세상이 멸망해가는 세대에 신의 선택을 받았고 신과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몸 전체가 쾌락신경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신경에 흡입력이 있어서 여러 영혼의 조각을 가지고 있고 신의 일부분도 그에게 흡입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 중에는 순수한 영혼과 검증된(순수하지 않은) 영혼이 있습니다. 검증된 영혼은 슈레버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슈레버가 고함을 치거나 원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하도록 만듭니다. 그 영혼들로 인해 육체적으로도 많은 일을 겪어서 예전과 다른 심장을 가지게 되었고, 갈비뼈의 일부분이 산산조각나고 위가 없어졌으며 식도와 내장, 척수와 머리가 고통받는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순수한 영혼들은 신의 광선으로 슈레버를 치유해주기 때문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어도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책의 처음보다 나중 부분에서 슈레버가 좀더 치유된 듯한 모습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여성화(탈남성화)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거역할 수 없게 되어버린 내 신경의 흡인력으로 인해 신은 오래전부터 내게서 떨어질 수 없도록 묶이고 말았다. 신이 내 신경에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은 - 신에 의해 추구되는 정책은 바로 그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탈남성화가 이루어지는 것 말고는 없다. 다른 한편, 신은 세계질서에 적합한 영혼들의 존재 조건에 따라 지속적인 향유를 요구한다. 나의 과제는 일단 한 번 생겨난 세계질서에 어긋나는 관계 하에서 영혼쾌락을 가능한 한 풍요롭게 키워냄으로써, 신이 계속 향유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 p. 273~274


    흔히 생각하는 신경병자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슈레버는 자신이 집착하는 것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이성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가 만들어낸 망상 세계 역시 오랜 시간 사고해온 인과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체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는 망상과 이상한 행동이 아니라면, 그의 지적 능력과 지성과 기억은 정상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슈레버의 회고록의 의의

   이 책은 슈레버의 회상록과 후기, 담당의사였던 베버 박사의 법의학 감정서, 항소이유서 및 고등법원의 판결문(금치산 판정 철회)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책의 뒷부분을 읽으면서 슈레버의 시선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관점에서 저자를 바라보며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금치산 판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기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슈레버의 편집증적 망상 체계는 현대 정신의학과 정신분석 등의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프로이트는 슈레버의 편집증의 원인을 어릴 적 잃은 아버지와 형에 대한 감정에서 비롯된 동성애적 소망으로 보았고, 윌리엄 니덜란드는 의사이자 교육자이던 부친의 엄격하고 권위주의적인 교육에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엘리아스 카네티는 슈레버의 망상과 파시즘 체제의 구조적 유사성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p.476~478)

논리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고 괴기한 이야기가 500여 페이지에 달하여 집중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해제에 나와있는 대로, 슈레버의 문체가 복잡한 구조이고 분열증자들의 언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그것을 우리 말로 옮기는 데 한계가 있어 읽기가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정신분석가들이 관심을 가졌고 영향을 받았던 슈레버의 회고록인만큼, 정신분석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 원본인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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