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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 고형욱의 영화음악 오디세이
고형욱 지음 / 사월의책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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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은 오감에서 비롯됩니다. 시각, 촉각, 후각, 청각, 미각. 그 중에서도 시각과 청각은 어떠한 추억을 떠올리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거나, 특정 음악을 들으면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가 생각나곤 합니다.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을 들으면 <라이온킹>의 심바와 그의 여자친구가 떠오르고, <My Heart Will Go On>을 들으면 <타이타닉>의 애절한 사랑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 책은 20세기 초반에서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오십 여개의 영화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그중에는 어릴 적에 보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환타지아>,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는가 하면, TV에서 명화 특집으로 방영하는 것을 보고서 세로로 읽어내려가야했던 책을 며칠 동안이나 읽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보았던 <아마데우스>도 있었습니다. 저자가 책의 서문에 언급한 것처럼, 영화음악은 그 영화에 대한 기억 뿐 아니라, 영화를 함께 보았던 사람이나 영화에 대한 추억도 함께 되찾아오는 듯 합니다. 

   
  다른 음악은 듣던 시절의 기억만을 되살려주지만, 영화음악은 그 영화를 보았던 순간과 장소, 같이 본 친구들에 대한 세세한 기억까지도 한순간에 떠오르게 한다는 사실을.  
- p. 5
 
   

 영화의 줄거리가 있고, 영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또한 그에 관련된 일화가 있는 책. 웬만한 영화 소개 프로그램보다 더 재미있는 이유는 그에 있습니다. 책의 부록으로 포함되어 있는 영화음악 CD도 큰 장점입니다.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그 음악이 나왔던 영화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보지 않았던 영화이더라도 그 장면이 상상되고 분위기에 젖어듭니다. 영화에 나왔던 유명한 대사를 떠올리고서 아, 그래, 그랬었지! 하는 경험은 덤입니다. 그러다보면 음악은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고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p. 122)는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책이 들려주는 시선에서 이전에 보았던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지고, 보지 않았던 영화는 이제라도 보고 싶어집니다.  어릴 적에 고전 영화를 많이 보지 못하였던 것이 늘 아쉬움이 남는데, 국제영화제, 아트홀, 서울아트시네마와 같은 공간에서 여러 영화를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양한 영화가 소개되어 좋았던 한편으로는, 하나의 영화에 대해 단편적인 부분만 소개하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때때로 피상적인 서술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지요. 영화의 개수를 좀더 줄이더라도, 해당 영화에 대한 자료와 저자의 생각을 곁들여 좀더 깊이 있게 소개하였더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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