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종료] 7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알라딘 7기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인문 서적에 관심이 생겨 덥썩 신청하였다가 운좋게 선정되었고, 덕분에 인문· 사회 분야의 신간을 마음껏 맛볼 수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을 기다리며 『처녀귀신』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시원한 음료가 필수적이었던 여름이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스쳐가는 계절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그동안 13권의 책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책은 며칠 전에 받아서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 처녀귀신 (최기숙 지음/ 문학동네)
˚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김창호 외 지음/오마이북) 
˚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셰리 터클 엮음/ 정나리아, 이은경 옮김/ 예담)
˚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다니엘 파울 슈레버 지음/ 김남시 옮김/ 자음과모음)
˚ 과일사냥꾼 (아담 리스 골너 지음/ 김선영 옮김/ 살림)
˚ 사랑의 승자 (오동명 지음/ 생각비행)
˚ 장인 (리차드 세넷 지음/ 김홍식 옮김/ 21세기북스) 
˚ 파리는 깊다 (고형욱 지음/ 사월의책)
˚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르 코르뷔지에 지음/ 최정수 옮김/ 한명식 감수/ 안그라픽스)
˚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비아북)
˚ 9시의 거짓말 (최경영 지음/ 시사IN북)
˚ 더 커피 북 (니나 루팅거, 그레고리 디컴 지음/ 사랑플러스)
˚ 심리학, 배신의 상처를 위로하다 (이브 A. 우드 지음/ 안진희 옮김/ 김한규 감수/ 이마고)

마음 같아서는 모두 읽고 싶었지만, 여건상 『장인』과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는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옥 같은 책들을 제외하고 신간평가단 활동을 정리하려니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지만,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어떤 분야이든 '가장 ~한 것'을 고르기가 힘든 듯 합니다. 여러 책들이 제각기 얼굴을 들이미는데 어찌 한 권만 고를 수 있을까요. 무척 고민이 됩니다만, 『9시의 거짓말』을 꼽아봅니다. 
언론이 '절대적 객관'과 '기계적 중립'을 추구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 역할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기사를 쓰는 것도 선정하는 것도 사람의 일인데,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이 책을 읽으며 언론과 권력의 이익을 위해 조장된 이미지가 우리 사회에 만연함을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어렴풋이 '기사가 모두 진실은 아니지'라고 생각했던 현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에 할 것 없이 애매모호한 추측성 기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것들이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장악하느냐- 누구나 한번쯤은 읽고 고민해보아야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 신간평가단 인문/사회 A조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읽은 책들 중에서 다섯 권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장인』과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를 읽고 나면 순위는 분명 달라지겠지요. (제 예상으로는 읽지 않은 두 권이 베스트 5 안에 모두 들어갈 것 같습니다 ^^;)

  1. 더 커피 북
  2. 9시의 거짓말
  3. 파리는 깊다
  4. 사랑의 승자
  5. 처녀귀신
 







* 신간평가단 인문/사회 A조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속에서 한 구절
  
   
     항상 빨강과 파랑이 섞여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순도와 조합의 비율이 때와 장소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너는 빨강이고 나는 파랑이야'라고 '규정'짓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일도 없습니다. '순 빨강'과 '순 파랑'은 없습니다. 다만 세상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빨강과 파랑의 잡종들이 있습니다. 또 무수히 많은 다른 빛과 색깔이 있습니다. 빨강이냐 파랑이냐 하는 '순종 논쟁'은 이른바 이념, 원칙, 주의에 대한 맹목적 집착이며, 동시에 자기를 기만하는 위선입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너는 빨강, 나는 파랑'이라며 순종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실 우리 모두는 누리끼리한 잡종이 아닌가요?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정도와 배합, 그리고 도덕적 동기일 뿐입니다.  
- 『9시의 거짓말』, p. 47
 
   
 
   -위에서 기억에 남는 책으로 적었던- 『9시의 거짓말』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구입니다. 언론과 정치권의 색깔론을 보면 지금이 2010년인지 1980년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에 편승해서 포털사이트에서 지역론, 색깔론을 운운하는 댓글들을 보면 더욱 답답해집니다. 과거 정치권이 만들어낸 허상은 21세기가 되어도, 우리 자녀 세대에도 계속되는 걸까요. 이제는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름'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통해 읽은 책들은 평소 제가 선택한다면 고르지 않았을 법한 분야가 무척 많았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책을 접하며 견문을 넓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그 책들 중 상당수가 기존의 관점에 새로운 시선을 더하고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는 이전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읽을 거리를 찾을 것 같습니다. 
일 주일에 한두 권의 책이 속속 도착하여 다른 책들과 병행하여 읽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3개월 동안의 리뷰에 신간서평단의 책이 많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고 후기를 적는 과정에서는 늘 솔직한 독자의 입장이었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알라딘 8시 신간서평단은 기간이 길어지고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도록 바뀌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동안 쌓여있던 책들을 읽는 한편, 알라딘에서 보내주는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책들을 간간이 소개할 듯 합니다. 이 역시 즐거운 경험이 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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