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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승자 -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
오동명 지음 / 생각비행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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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위인전 속 위인들의 모습은 단정하고 정돈되어 있습니다. 잘 알려진 외적인 활동과 면모가 워낙 익숙하여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만한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오동명 씨는 한 가지 생각을 제기합니다. 그들도 역시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고 말이지요. 그러면서 그가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할 때 찍었던 빛 바랜 사진들을 꺼내놓습니다.

   이 책은 19991년부터 1998년까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을 모아둔 사진집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한 사람으로서 그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주년이 될 즈음 출간되어 그 느낌이 더욱 애잔합니다.  
사진들에서는 그동안 신문기사나 뉴스에서 접해왔던 것과는 달리,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모가 느껴집니다. 꽃에 물을 주고 있는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 하품을 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피로, 서재에 파묻혀 책의 세계에 빠져드는 열정 등을 말이지요.   

   저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힘썼던 큰 인물에 대한 존경을 기반으로 사진을 찍었던 것 같습니다. 희망을 얻게 되리라는 믿음으로 결국 그 희망을 얻어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 그 사진들에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나는 느낌이 듭니다. 저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 그리고 언론에 가려져 보여지지 않았던 이야기까지.. 기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내가 수많은 시련에서 얻은 것이라면 사랑입니다. 어느 누구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사랑입니다.  - p.29  
   


또한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아쉬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퇴임 후 왜 살던 동네로 돌아가지 않았는지, 왜 그곳에 묻혀야했는지, 국민과 약속했던 <한국현대사>를 왜 집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고인에게 전해지지 않을 답답한 심정을 토로합니다. (그러나 책 전체에 걸쳐 그 이야기들이 계속 되는 것은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한 국민의 마음과 생각이 듬뿍 느껴지는 사진과 글을 읽으며 저도 인간 김대중과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언론의 역할, 정치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살아있는가, 정치인과 언론은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이 책에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김대중 옥중서신 모음> 등의 글들이 인용되어 있으므로 그 삶에 대해서는 관련 책이나 자서전을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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