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옷장의 비밀 - 美친 존재감의 심리
임윤선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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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엄마가 사주는 옷만 입고 자랐던 탓에, 혼자서 옷을 골라보거나 사입어보는 것을 거의 해보지 않았다가 마침내, 처음 그 일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참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옷 고르는 안목이 엄마가 워낙 뛰어나셨던 덕분에, 내 스스로 옷을 잘 사지 않게 된 것도 하나의 습관이 된 것처럼.

그 익숙함에 길들여지다시피 하다보니, 어느새 혼자서 옷을 사 모아봐도, 뭔가 정리되지 않고, 늘 사도사도 입을 옷은 없는 것 같고, 해서... 쇼핑몰을 기웃거리며 몇시간을 공들여 쇼핑에 몰두하곤 했었다.

그러나 그런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옷장은 계절이 바뀔때마다 늘 같은 모습인 듯 해, 또다시 입을 옷이 없다며 옷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쌓여가는 옷들이 나중에는 어떤 옷이 있는지조차도 알지 못하게 되다보니, 같은 스타일의 같은 색의 옷이 겹치게 옷장속으로 들어가기도 다반사!!

이 습관은 서른을 넘겨도 늘 여전히 이렇게 현재진행중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쓴 글속의 나의 이야기와 심정이 놀랍게도 이 책속에 고스란히 모두 담겨 있다.

마치, 내가 쓴 것처럼, 나를 잘 아는 이처럼...

나아가 여성들의 옷에 대한 심리와 이면에 무의식적 심리까지 꿰뚫다시피 분석하고 정리해놓아서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나의 모든 관심과 신경을 집중시킨다.

이 책은, 옷을 고르는 취향, 내 옷장속의 가장 많은 색의 옷은 무엇인지, 옷을 벗을때의 순서라든가 쇼핑패턴등을 통한 심리테스트가 곳곳에 배치되어 호기심을 더욱 증가시킨다.

옷정리를 하면서 늘 버리지 못하고 몇년째 옷장만 지키고 있는 옷들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내자신에게 일종의 따끔한 충고도 해주고, 반복되는 쇼핑에 심적인 허탈함과 외로움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가슴 깊이 공감하면서 한 번 더 내 자신의 옷을 다루는 태도와 방식, 그리고 쇼핑 습관 까지 두루 되돌아보고 점검까지 시키는 것 같다.


한번쯤 패션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거나, 옷을 좋아하고, 쇼핑을 좋아하며 외적인 꾸밈에 관심이 있고, 이에 노력해본적 있는 사람들에게 한 번 권해보고픈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해도해도 끝이 없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만 안겨주는 쇼핑중독을 한 번쯤 경험해 본적 있는 여성들이라면 더욱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쇼핑으로 나의 일시적인 공허함과 외로움은 채워지는 것 같겠지만, 그 만족이 말그대로 일시적일 뿐이라는 것....

그걸 나, 그리고 당신들은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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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웃게 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 총서
송은주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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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새삼 인지하게 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책을 고를 때,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책을 먼저 찾게 된다.

그래선지 이 책은 제목부터 나를 끌어당긴 책이다.

당신이 나를 웃게 한다는 말을 따라 중얼거려 볼 때마다 '부부'라는 단어가 꼬리처럼 함께 떠오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세상 속의 잔혹한 일들 때문에 자꾸만 가슴 속의 온기를 서늘하게 식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요즈음 참 많은 것 같다.

어릴 적 바라봤던 세상의 모습과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세상은 너무 많이 다른 모습이니까.

가끔, 온정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

사람이 사람을 믿는다는 게 정말 잘못일까? 

그것이 과연 죄가 될까...

나이를 먹어갈수록 세상은 더 삭막해지는 느낌이지만, 어쩌면 그건... 원래 세상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을 진짜 조금씩 더 제대로 알아가는 건지도.

얼마전 서태지의 신곡 '크리스말로윈' 속의 가사처럼, '아이야 애초부터 니 몫은 없었어...'

그러고보면 세상은 늘 한결같은 그 모습 그대로인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의 각자의 나이에 맞게 세상을 다르게 보고 해석하는 것인지도.


이미 삶의 다중성을 알아버린 나로서는 이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하는 것이 조금은 회의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하나의 작은 불씨처럼 마음을 데워주기를 바라는 더 큰 간절함 때문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에 앞서 이 책에는 조금 독특한 글이 책을 읽기전에 나온다.

그건, 책속 소제목들을 나열하고 있는 목차 바로 앞 페이지에 있었는데, '주의(warning)' 라는 일종의 경고로서, 4개를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주의, 경고라는 표현은 물론 반어적인 의미로 쓰여졌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행복함을 함께 느끼며 전달하고 세상에 퍼뜨리는 행복바이러스를 조심하라는.. 

다시 말해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인식 기준 자체가 바뀌어 작은 일상에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이러한 겸손은 주변에 바이러스처럼 퍼뜨려 널리 함께 행복을 만들수 있겠다는 저자의 바람이 진심으로 담겨 있는 주의이자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는 '우리'들이 세상을 함께 지키며 나누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수십여편의 작은 사연들이 담겨 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부부'라는 단어를 떠올렸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떠오르는 건, 따스함과 사랑이라는 단어가 더 크게 맴돌고 있다.

부부사이에서 서로를 위해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랑에서부터 가족, 공동체, 사회를 향하는 이 작은 배려와 사랑이 갖는 영향력을 진지하게 고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작은 책 한 권이 퍼뜨리는 나비효과는 정말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제발 이 책도 그 중 한 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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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정원 -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혜영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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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수상작이라는 선입견은 다소 기대감을 부풀리기는 했으나, 막상 책장을 펼치고 읽어간 이 작품은 담백한 문체로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함으로 한 문장 한 문장이 담담하게 느껴진다.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한 여자... 나의 엄마도 여자라는 것을 새삼스레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다른 어떤 것 보다도 내 엄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작품 속에서 이요는 아이의 입장에서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이기에 그 심리나 내면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다소 한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번이라도 속시원하게 엄마의 여자로서의 자신이 지나온 사랑에 대한 속내와 진심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진심은 어떠했을까...

내엄마의 첫사랑에 대해 알고 싶고 그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서 엄마에게 물어봤던 때가 있었다.

불행히도 엄마에겐 아버지가 첫사랑이라고 하셔서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ㅎㅎ

그래도 그 덕분에 부모님의 알콩달콩했던 연애사에 대한 이야기는 속시원하게 들을 수 있었다.

딸로서, 같은 여자로서,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음은 큰 행복이고 감사함이라 생각한다.

여기 작품속 이요도 엄마를 잘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독자로서 그녀의 시선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속시원히 와닿지 않는 느낌이어서 좀 답답하고 아쉽기는 하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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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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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푸른 수염]을 기발하고 새롭게 재해석한 아멜리 노통브의 동명 소설이다.

루브르 미술학교에서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는 벨기에 여성, 사튀르닌은 어느날 한 호화저택의 기적적인 월세 광고를 보고 방을 얻고자 저택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곳에서 열 다섯명의 지원자들 가운데 세입자로 자신이 선택되고, 저택의 주인인 돈 엘레미리오는 사진을 현상하는 암실의 문을 가리키며 이 방만 제외하고는 저택 안 어디든 돌아다녀도 좋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 호화저택에 관한 소문을 듣고도 사튀르닌은 입주를 결심한다.

그 소문은, 바로 그녀 이전에 입주했던 여덟 명의 여자들이 모두 실종된 상태라는 것인데, 그녀에게는 금전적인 여유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보다 더 절실하고 나은 대안은 없다고 판단되었기에 입주를 하게 된다.

이렇게 한 집에 살게 된 돈 엘리미리오와 사튀르닌은 수없이 많은 대화를 주고 받는다. 

돈 엘리미리오는 그녀에게 자신의 결백을 설명하고 싶어하고, 사튀르닌은 그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대화는 꾸준히 이어진다.

사튀르닌은 돈 엘리미리오와의 대화에서 계속 실종된 여덟 명의 여자들의 행방에 대해 묻고 추리를 시도해보기도 하지만 엘리미리오는 그녀들의 행방과 자신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리고 암실.... 그곳엔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엘레미리오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지만 타인에게 공개하기는 꺼리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사튀르닌은 자꾸만 그 암실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만 가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상상력은 이야기의 전개속도와 함께 일정하게 이어지며 상상할 수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7+2의 수수께끼는 개인적으로 소설의 씁쓸한 뒷맛을 개운하게 해주지 못한 느낌이 들지만, 기존의 동화를 기발하게 재해석한 노통브의 창조력은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독성이 좋아서 이야기의 진도가 시원하게 잘 빠지며 원작 동화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나름 함께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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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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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작과 끝은 남자, 해인이 유진과의 이별을 직감하고 그녀가 떠나버림으로써 시작되고, 그녀가 다시 돌아옴으로써 끝을 맺는다.

시간을 거슬러 17년여전 열 일곱살의 해인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인과 안나가 있다. 그리고,

해인의 엄마와 안나의 엄마도 있다.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그 끝이 알싸한 듯하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존재 가치를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았다.

보편적인 가정을 갖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들의 바람은 내게 조금 아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

평범한 가정... 누구에게나 다 있을 법한 아빠의 존재와 엄마 다운 엄마의 모습은 해인과 안나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꿈이자 바람이었을 테다.

이들 모두는 정말 서로를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 했고,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깊이 상처 받았다.

가장 가까운, 가장 사랑하는 이들이 나를 가장 아프게 하고, 깊이 상처 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들이 내게 준 상처는 그들에게는 어쩌면 ...그 보다 깊은 사랑이었을지도.

그리고 그 사랑을 동반한 상처일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이들 가운데, 안나의 엄마인 정인의 사랑과 그녀의 인생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오로지 사랑 하나에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자, 어쩌면 그만큼 외로웠을 자신의 인생에 가장 뜨거운 불을 지핀 그녀가 내심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식보다 자신의 사랑에 더 미치고 매달린 그녀를 보며 자란 안나는 자신 역시 엄마와 같은 상황에서 사랑을 하게 되며,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얼마전 눈물 흘리며 보았던 드라마 '마마'에서의 한 대사가 생각 난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남의 인생에 대해 평가할 자격 없다'


이 작품속 인물들 어느 누구에게도 그들을, 그들의 사랑에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엔딩에서 해인이 흘린 눈물의 의미에 대해서 곱씹어 생각해보고 싶어진다.


[기억해줘] 작품을 쓴 작가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지옥을 내면에 품고 살아간다는 것을 해석과 판단 없이 그저 이야기의 형태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덕분에 나는 엄마를 내 엄마가 아닌 한 여자로서 다시 한번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고, 사랑을 간직한 많은 이들의 인생은 눈으로 보는 만큼 그리 녹록치 않음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았다.


[기억해줘]는  가독성이 좋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들로 쓰여져서 그런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맛 또한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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