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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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작과 끝은 남자, 해인이 유진과의 이별을 직감하고 그녀가 떠나버림으로써 시작되고, 그녀가 다시 돌아옴으로써 끝을 맺는다.

시간을 거슬러 17년여전 열 일곱살의 해인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인과 안나가 있다. 그리고,

해인의 엄마와 안나의 엄마도 있다.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그 끝이 알싸한 듯하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존재 가치를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았다.

보편적인 가정을 갖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들의 바람은 내게 조금 아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

평범한 가정... 누구에게나 다 있을 법한 아빠의 존재와 엄마 다운 엄마의 모습은 해인과 안나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꿈이자 바람이었을 테다.

이들 모두는 정말 서로를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 했고,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깊이 상처 받았다.

가장 가까운, 가장 사랑하는 이들이 나를 가장 아프게 하고, 깊이 상처 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들이 내게 준 상처는 그들에게는 어쩌면 ...그 보다 깊은 사랑이었을지도.

그리고 그 사랑을 동반한 상처일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이들 가운데, 안나의 엄마인 정인의 사랑과 그녀의 인생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오로지 사랑 하나에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자, 어쩌면 그만큼 외로웠을 자신의 인생에 가장 뜨거운 불을 지핀 그녀가 내심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식보다 자신의 사랑에 더 미치고 매달린 그녀를 보며 자란 안나는 자신 역시 엄마와 같은 상황에서 사랑을 하게 되며,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얼마전 눈물 흘리며 보았던 드라마 '마마'에서의 한 대사가 생각 난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남의 인생에 대해 평가할 자격 없다'


이 작품속 인물들 어느 누구에게도 그들을, 그들의 사랑에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엔딩에서 해인이 흘린 눈물의 의미에 대해서 곱씹어 생각해보고 싶어진다.


[기억해줘] 작품을 쓴 작가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지옥을 내면에 품고 살아간다는 것을 해석과 판단 없이 그저 이야기의 형태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덕분에 나는 엄마를 내 엄마가 아닌 한 여자로서 다시 한번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고, 사랑을 간직한 많은 이들의 인생은 눈으로 보는 만큼 그리 녹록치 않음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았다.


[기억해줘]는  가독성이 좋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들로 쓰여져서 그런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맛 또한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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