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이 지니는 매력은 작가도 말했듯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무미건조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자세히 관찰하게 하는 힘이 아닌가. 작가의 손에 들어간 사물이 어떻게 생기있게 움직이는 가를 보는 즐거움이 컸던 책이다.사물에 대한 관찰 가운데 무엇보다 탁월한 작가의 시선은 바로 다름아닌 인간 자신에 대한 것이다.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는 인간을 어떻게 그려가는 가를 볼 때 체스터튼은 인간학에 정통한 학자처럼 보여진다. 우리 모두가 평범하게 스쳐지나갈 그런 일들 속에서도 작가는 인간의 보다 내면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통로에 있었던 사람'에서 처럼 그의 대부분의 단편들은 인간의 모순된 문제들이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그가 그리는 인간상은 무엇보다 표리부동한 복잡함에 있는 것 같다. 때문에 그런 인간이 얽히고 섥혀 발생한 사건들 역시 그리 단순하지 않게 전개되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사건의 단면만을 보지만 브라운 신부를 통한 작가 자신은 그 내면을 바라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어찌보면 신비적이고 괴기스러운 사건들도 브라운 신부는 예리한 통찰력을 갖고 지성과 예지의 빛으로 복잡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것을 통해 체스터튼은 인간 내면에 도사리는 공포와 두려움의 허상이 무언지 가르쳐 준다. '브라운 신부의 지혜'는 매우 교훈적인 추리소설이다. 현대판 소설의 복잡함보다는 단순한, 그렇지만 매우 배울 점이 많은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한 교훈 가운데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 그 다중적인 성격과 내면의 문제를 바라보게 하는 관찰이야 말로 이 소설의 매력이라 하겠다.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그런 재미까지 담긴 정말 좋은 책을 읽은 후의 포만감을 느끼며...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