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사랑
빌 브라이트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엔 주님을 뜨겁게 사랑했지만 지금은 주님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있다. 그의 신앙 회복을 위해 책을 선물하고픈 마음에 서점에 들렀다. 여러 제목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 중에서도 빌 브라이트가 지은 <처음 사랑 First Love>란 책이 유독 내 마음을 붙들었다. 아마도 제목 그 자체가 마음에 와 닿은 모양이다.

내가 읽어보지 않은 책을 선물하기는 뭐해서 먼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엔 그저 다른 이에게 줄 책으로 생각하고 나와는 거리감 있는 자세로 책장을 열었지만 이내 내 마음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독자는 다름 아닌 나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국제대학생선교회의 설립자인 빌 브라이트가 생의 말년에 그것도 호흡이 곤란하여 산소통을 의지하여 연명하고 있을 무렵 쓰여진 책이다. 그만큼 죽어가는 사람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하고픈 마지막 유언같은 애절함이 묻어 나오는 책이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이런 독자로 하여금 기도하며 이 책을 읽을 것을 당부하고 함께 기도에 참여시킨다.


“사랑하는 주님, 제가 이 책을 읽을 때 저를 도우사 저를 향한 주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새롭게 깨닫고 경험하게 하소서. 그리고 제가 당신을 향한 처음 사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옵소서.” 


그는 한편으론 격려를, 다른 한편으로 충고로 주님과의 첫사랑을 회복할 것을 말하고 있다. 자기 자신의 간증적인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이런 말이 자신의 평생 삶 속에서부터 우러져 나오는 것임을 입증하면서 말이다. 물론 그가 말하는 첫사랑이란 젊은이들의 감성어린 표현 이상의 것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참 사랑을 의미한다. 그러나 신앙의 연륜이 쌓이면서 차츰 시들해지는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신자들이 잃어버리기 쉬운 사랑을 뜻한다.


1장과 2장은 본서의 서론에 해당되는 것으로써 첫사랑을 회복할 필요성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그가 말하는 첫사랑의 회복은 단지 감상적 느낌 이상의 전인격적인 회복이다. 따라서 그는 본론 2장부터 5장까지의 내용에서 첫사랑 회복의 방법과 과정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런 다음 결론부분인 6장과 7장에서 첫사랑이 회복됨으로써 오는 결과인 부흥과 보상을 말하고 있다.

규장 출판사의 메인 광고는 다소 첫사랑의 감정을 자극하는 문구로 이 책을 어필하려고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감상적인 내용보다는 오히려 논리적인 흐름을 띄고 있다. 그 논리적인 흐름인 전체적으로 요한계시록 2장 1-7에 나오는 첫사랑을 잃어버린 에베소교회를 향한 주님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회복인 전인적인 것이기에 그는 머리, 마음, 영혼, 힘을 다한 회복으로 독자들을 초청하고 있다. 회복의 과정에서의 최고 정점은 다름 아닌 회개이다. 또 이런 회개가 일어나기 위해서 먼저 첫사랑의 기억과 그로부터 멀어진 자신의 영적 상태에 대한 후회가 필요함을 말한다. 이런 전체적인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은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일 것이다. 저자는 6장 부흥에서 이 비유를 드라마틱하게 풀어주고 있다.


“첫사랑!” 이 책을 읽는 내내 나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게 되었다. 인간의 삶이란 변화의 연속이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내 구주로 영접한 이후 지금까지의 내 삶 속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이 변화가 모두 긍정적인 변화만은 아닌 것 같다. 그 중에서는 변하지 말아야 하는데 변해버린 것들도 있다. 나에게 있어 그건 분면 주님을 향한 순수하고 뜨거웠던 첫사랑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첫사랑의 회복을 말하기 앞서 나 자신부터 회복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첫사랑은 빠져버린 채 온갖 형식과 외적인 노력만으로 신앙생활을 이어나간다는 게 얼마나 불행한 신자의 삶이겠는가를 깊이 되새겨 본다.

첫사랑은 순수한 사랑이다. 순수란 그 안에 무언가를 더 첨가할 필요가 없는 것이며, 그럴 때 오히려 변질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수함은 단지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첫사랑은 순수하게 지켜져야 할 것이 아닌가! 지난 날,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첫사랑을 간직하고 지켜나가지 못한 내 모습을 돌이키며,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죄를 회개함으로써 주님을 향한 내 마음의 순수하고 일편단심한 첫사랑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런 바람을 안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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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리타 2004-09-1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앙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시는 말밖에는 없네요. 그 친구분에게는 좋은 책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