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과 횡단성
펠릭스 가타리 지음, 윤수종 옮김 / 울력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들뢰즈의 서문 '집단에 관한 세 가지 문제' 내용정리


* 집단적 주체성과 좋은 집단: "'우리는 모두 소집단이다'라는 가타리의 말은 새로운 주체성, 즉 ... 전체 속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분할도 증식도 가능하며, 상통하고 또 항상 취소도 가능한 상태로 여러 집단에 널리 퍼져 있는 집단적 주체성에 대한 탐구를 잘 보여준다."(9쪽) "좋은 집단[은] ... '정말 다른 집단들에 열려 있다는 바로 그 이유로' 자신의 존재를 무의미나 사멸이나 파열의 가능성에 끊임없이 직면하게 하는 외부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면 이제 개인도 그러한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10쪽)


* 가타리의 이 책은 정신분석가와 활동가의 만남을 보여주는데 이는 3가지 문제의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1) 정치를 어떤 형태로 정신분석 이론 및 실천에 도입하는가? (2) 정신분석을 혁명활동가 집단 속에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 (3) 정치 집단들에 그리고 정신의학 구조와 정신분석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정신 치료집단을 어떻게 구상하고 형성할 것인가?"(10쪽)


* (1) 정신분석에 정치를 도입하기: "리비도는 사회적 장을 흐르는 모든 종류의 흐름에 자신을 투여함과 동시에 철수시키며 그러한 흐름을 차단하고 막고 누출시키거나 정체시키기도 한다. ... 리비도는 사회적 장의 공통적인 잠재적 욕망을 드러낸다." "정신분석은 치유라 부르는 사회적 적응의 이상에 이르기 위한 일종의 절대적 나르시시즘(사물Das Ding)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항상 하나의 특이한 사회적 성좌를 어둠 속에 방치하게 되는데, 이 사회적 성좌야말로 추상적인 상징적 무의식을 날조하는 데 희생시키는 대신 반대로 자세히 탐구해야 하는 것이다. 사물(Das Ding)은 개별적 인간을 허위로 근거짓는 반복적인 지평이 아니라, 잠재적 가능성의 기준이 되는 하나의 사회적 신체이다."(11쪽) 빌헬름 라이히는 리비도 경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성억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가타리가 말하는 "리비도로서의 욕망은 이미 어디에나 존재하며, 섹슈얼리티는 사회적 장 전체를 관통하고 결합하며, 한 집단이 자신의 모습이나 구성까지 의존하는 대상, 인물 그리고 상징을 관통하는 흐름과 일치한다. ... 따라서 바로 흐름의 경제로서의 정치경제는 무의식적으로 리비도적이다. 즉 두 가지 경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욕망이나 리비도는 정치경제의 주체성일 뿐이다. ... 바로 여기에서 집단의 객관적 형태 속에서의 흐름과 흐름 단절의 주체성에 의해 정의되는 제도 관념이 표명된다."(13-14쪽)


* (2) 정신분석을 혁명가집단에 도입하기: 러시아 혁명의 공산주의자들을 포함한 각국의 혁명가들은 프롤레타리아트를 국가에 통합하기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이것은 가타리가 '레닌의 위대한 절단'이라 부른 것을 놓친 것이다. "이러한 절단은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인 궤멸을 대중의 승리로 '해석함'으로써, 역사적 인과성과의 진정한 단절[파열]이 작동"(15쪽)하게 만든다. 바로 이 절단을 레닌 자신을 포함해 트로츠키조차 그 의미를 분명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건전한 프롤레타리아 국가'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왔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가타리가 예속집단과 주체집단을 구별한 것이 참고될 수 있다. "예속집단을 특징짓는 위계제, 수직적 또는 피라미드적 조직은 집단이 무의미나 죽음 혹은 해체와 접할 모든 가능성을 피하고, 창조적 단절의 발전을 방해하고, 다른 집단의 배제에 근거하는 자기-보존 메커니즘을 확보하도록 만들어진다. 예속집단의 중앙집권주의는 구조화, 전체화, 통합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참된 집단적 '언표행위'의 조건을 현실 및 주체성에서 절단된 상투화된 언표 배치로 대체한다. (바로 여기서 오이디푸스화, 초자아화, 집단거세라는 상상적 현상이 생긴다.) 반대로 주체집단은, 총체성과 위계제를 피하는 횡단성 계수에 의해 정의된다. 주체집단은 언표행위의 행위자이며, 욕망의 지주이고, 제도적인 창조의 요소이다. 주체집단은 자신의 실천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무의미나 자신의 고유한 죽음이나 단절의 한계와 계속 대면한다."(17쪽) 결국 문제는 욕망 그리고 무의식적 주체성에 달려 있다. "즉 하나의 집단이 어떻게 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지니고, 그것을 다른 집단의 욕망이나 대중의 욕망과 연결하고, 상응하는 창조적 언표를 생산하고, 스스로의 통합 조건뿐만 아니라 단절의 언표에 적합한 증식조건을 구성할 수 있는가? ... 혁명적 임무는 프롤레타리아트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즉 전위와 프롤레타리아트, 프롤레타리아트와 하위-프롤레타리아트 사이의 구별을 없애고, 초탈, 고양, 찌꺼기 선별 등의 모든 조작에 대항하는 유효한 싸움을 조직하여, 횡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주체적이고 특이한 입장을 해방하는 것이다."(18-19쪽) 그런 점에서 집단 안에서 욕망을 분석하고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탈주선을 타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결정론과 역사적 인과성의 한복판에 단절을 일으켜 절단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욕망의 새로운 언표를 형성할 수 있는 언표행위의 집합적 행위자를 해방하는 것이 중요하다."(20쪽)


* (3) 정신치료집단의 구상 및 형성: 정신분석을 분열분석으로 변형할 때 중요한 것은 광기의 특정성을 평가하는 일이다. 정신분석과 정신의학은 광기(와 그 특정성)을 없애버리는 데에만 초점을 두었지, 그러한 광기가 어떻게 혁명적 단절을 만들어낼 잠재성이 있는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혁명활동가는 교육자나 개혁자로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색다른 얼굴을 그 거울 속에서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 비행, 일탈 그리고 광기에 밀접하게 관련되지 않을 수 없다."(22쪽) 제도적 정신요법은 억압적인 법과 규범을 비판하지만, 또한 주체집단을 형성하는 데 그 초점이 있다. "주체집단을 형성한다는 것은, 제도로부터 광기와 혁명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그 차이가 나는 얼굴을 욕망하는 주체성의 특이한 위치에 정확하게 서로 마주하게 하는, 참된 창조의 대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25쪽) 그런 점에서 라보르드 병원의 UTB(기층 치료 단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욕망기계, 혁명기계를 만들어내는 제련소였다. 그런 점에서 가타리의 이 책에서 두 가지 텍스트가 중요하다. "하나는 기계의 원리 자체가 구조의 가설에서 해방되고 구조적 속박에서 풀려나게 되는 이론적 텍스트(<기계와 구조>)이고, 또 하나는 '점-기호' 개념과 '기호-물들임' 개념이 기표의 담보에서 해방되는 분열-텍스트이다."(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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