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ㅣ 돌개바람 7
앤 카메론 지음, 김혜진 옮김, 토마스 B.앨런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 엄마는 '아삼하다'라는 말을 잘쓴다.
생김새나 됨됨이가 어딘가 묘하게 안타깝지만 예쁠 때 하는 말.
이 책이 딱 그 말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테말라라는 도시도 마음에 들었지만 책 속에서 가난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내게 많은 가르침을 줬다.
산 파블로, 쨍한 햇볕과 건강한 구릿빛 피부가 떠오르는 이미지. 책에서는 앵무새가 있고 들판이 있고 온갖 열매가 있는 마을.
풍경은 좋지만 삶은 고된 마을 사람들. 그 마을 사람들과 마을 아이들 중의 한 명인 여덟살 후안. 이 책이 좋은 건 나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후안을 할머니에게 남겨두고 시집을 간 엄마가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 엄마가 시집을 가버려서 마음이 허한 후안을 달래지 않고 잠을 자는 할머니도, 후안이 공부를 잘해서 으외인 반응을 보였던 이모도... 이 책에 스치듯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 없다.
그게 좋다 모든 사람들이 죽는 척, 앓는 척, 힘든 척... 하지 않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어린이 책은 소설처럼 복잡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고 그냥 읽으면서 '교훈'을 바로 느끼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참 아픈 척을 많이 했다는 걸 깨닯는다. 어린 후안의 말대로 그리고 할머니의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곳은 자신이라는 걸.
모처럼 마음이 풍요로운 책이여서 반가웠다. 가난한 냄새가 풍기는 그림도 원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