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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그림책 ㅣ 뜨인돌 그림책 22
오니시 사토루 글.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0년 10월
평점 :
나는 단순함을 좋아한다.
단순한 것은 쉽고 빠르고 그리고 정확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감정이 분산되지 않고 하나에만 집중되는 그 느낌은 느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지.
그런데! 오랜만에 그림책에서도 이런 감정을 느꼈다.
아무런 준비 운동도 없이 그저 책만 펼쳐보고 말이다.
눈이 땡그란 귀여운 동물들이 개, 호랑이 작가 이름표를 달고 장난기 어린 눈길로 나를 쳐다보았다.
절로 다음 장으로 손이 가는데 웬 노랑색 바탕에 숨은 동물 한 마리.
누가 숨었지? 하고 대뜸 질문을 건네는데 당연히 누가 숨었는지 찾아야지.
누가 우는지, 누가 화났는지, 누가 숨었는지, 누가 뿔이 있는지 등등...
질문은 모험을 하는 것처럼 다양하게 변한다.
흰색 바탕에 색깔 있는 바탕을 교차하면서 눈도 즐겁고, 맘도 즐겁고, 머리도 즐거운 느낌.
아! 단순함 속에서 온갖 질문과 눈이 땡그래져 뭔가를 찾게 만드는 작가는 정말로 똑똑하다.
단박에 사다가 조카에게 안겼더니 웬걸.
색깔을 구분하기 시작하고 동물에 호기심을 보이는 조카에게 보여 주려고 샀더니
큰조카, 작은조카, 언니까지 합세해서 질문의 답을 찾는라 모두들 책에 몰두했다.
언니가 잘 못 찾으면 큰조카는 동물 울음소리를 내거나, 흉내를 내면서 제 엄마한테 힌트를 알려주느라 열심이다.
책에는 전혀 없던 내용인데 큰조카는 제 방식대로 책을 활용하고 있었다. 책에서 파생된 새로운 놀이를 이끌어 낸 그림책. 이런 게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 싶다.
단순한 게 좋고 질문이 좋아서 산 건데 아이에게는 또 다른 말을 건네기도 하는 책. 독자를 책 속으로 한껏 끌어당기는 멋진 책!
맨 뒤를 보면 이 그림책이 미국, 스페인, 중국에서도 번역되어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좋고 똑똑한 책이 이제야 나오다니!
나도 애가 있다면 이 책을 사다가 아이랑 문제도 맞히고 새로운 질문도 만들어 내면서 놀고 싶은 욕심. 간만에 그림책 보는 재미에 홀딱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