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를 직접 경험이라도 한 듯 방송에선 시끄럽고 화면으로는 심각하고...
결국 우리도 짐을 쌌다.
워쩔 것이여.. 역사상 최고 강도의 태풍이라는데...
미리 출발한 사람들은 24시간이 걸려 3시간 거리를 갔다는 뉴스를 듣고,
2시간을 줄을 서 개스를 받아 말도 안되는 생수통에 담아 차에 넣고,
드디어 새벽 4시, 태풍의 안전지대일 것이라 예상되었던 San Antonio로 출발했다.
시선이 가릴 것 없이 앞으로 곧장 뻗은 10FreeWay.
차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크리스마스의 빨간 전구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차량의 엑소더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돌아갈 자리가 남아 있을까?
이 길의 끝은 어디일까?
모두의 방향은 운명일까?
호텔마다 여관마다 빈 방을 구할 수가 없었다.
Freeway한 켠에 있던 Jack in the box에는 아침 7시부터 줄을 선 사람들로 가득했다.
준비해 간 라면이니 햇반이니... 우선 모르니까 차에 남겨 놓고
햄버거와 커피로 아침을 먹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라디오를 듣자하니 쉘터를 많이 마련해 두었다는데.. 그 고등학교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지..
남 어려울때 또 그냥 못 지나가는 것이 한국사람 아니던가.
교회를 찾아보기로 했다.
어디 이쯤에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는 그 곳을 가기 위해 온 듯, 한번에 정확히 찾아내었다.
김치볶음에 김, 멸치에 고추장. 된장국.
으하.. 호텔보다 훨 나았다.
게다가 우리는 샤워실까지 딸린 Guest Room에 묶게 되는 행운까지 얻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