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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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선정이라는 옷걸이는 달리는 자동차에 채찍과 같은 터보를 달아주는 듯하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강의, 최고의 멘토, 김난도 교수의 인생 강의실』 라는 책표지 문구는 출생지나 있는 것일까 의심을 사고, 의외성의 행복을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실망감만 안겨준다.

인간의 평균연령 80세를 24시간으로 나누어 비유하는 부분은 남다르지만, 청춘에 관한 색다른 차원의 접근을 기대했던 독자에게 경영이나 자기계발서의 같은 말 다르게 하기처럼 자신의 꼬리를 물지 못해 뺑뺑이를 돌고 있는 강아지를 떠올리게 한다. 있는 찬, 없는 찬 다 넣고 비비다 보니 우리 어머님 말씀대로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그렇다고 문학적 재치와 위트를 기대하기도 힘들고, 우직한 진솔함이 그 모든 것을 이끌고 나가지도 못한다. 청춘에게 어떤 감흥을 일으키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결국 올라선 자의 시선만이 검은 구름더미를 뚫고 지상으로 내리 꽂히는 것을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목표의식, 시간관리는 고난에도 굽히지 않는 열정을 설명하려 들지만, 후반에 이르러 보여주는 청춘의 일기장은 그것과는 괴리가 있다.
법학에서 행정학으로, 다시 소비자학으로 이어지는 방향성은 목표가 하고 싶었던 학문이었는지 교수라는 지위였는지 모호하다. 또한 코 앞에 이익에 무너지지 말라고(p.289) 하고선, 일단 기차(중소기업)에 올라타라고(p.295) 다음 글문을 열어가는 모습은 교수가 되기 위해 대기업연구소를 포기한 실례와 오버랩된다. 판검사 되는 것이 그다지 탐탁지 않아 술을 먹는 일로 시간을 보내고(p.246), 시간강사 채용에 낙담해 죽어버릴까 별 생각이 다 들어서 너무너무 힘들었던(p.248) 청춘을 과연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젊은이들의 글쓰기가 인터넷 매체에 체적화되면서 호흡이 짧아지고, 논리가 무너지는 좋지않은 글 자꾸 쓰게 되는 것(p.186)은 비단 젊은 세대뿐만 아닌 것이다.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든지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할 수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보라."는 식의 정형화된 하나의 답을 주기는 어렵다(p.306)는 고백은 이전의 그 모든 멘토링탑을 바닥부터 흔들어 무너뜨린다. 

돈보다 중요한 20대(p.277)는 얼마나 될까. 차분히 생각해보면 이 책은 기성이 세상을 보다 청춘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은 제쳐놓고, 20대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세상에 먼저 태어난 댓가로 선점한 것들을 존중하고, 그것들에 너희들의 몸과 정신을 맞추어라 하는, 입고 싶지 않은, 수십년 전에 만들어진 기성복(ready-made)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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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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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하나의 polder

polder는 네덜란드의 간척지로서 해수면 보다 낮은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국토의 1/5가 해수면 보다 낮아서 고인 물을 양수기로 퍼내야 하는 실정이다. 1953년 큰 폭풍과 해일이 닥쳐 거의 2,000명이 죽고, 그나마 언덕 위에 살던 부자들조차도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 때의 경험으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한쪽에서 양수기를 돌리면 이웃에서도 반드시 양수기를 돌린다고 한다. 

환경의 압력을 받고 인구 과잉으로 고생하는 나라(P.707)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부룬디, 아이티, 인도네시아, 이라크, 마다가스카르, 몽고,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르완다, 솔로몬 제도, 소말리아이고,

정치 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P.707)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부룬디, 아이티, 인도네시아, 이라크, 마다가스카르, 몽고,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르완다, 솔로몬 제도, 소말리아이다. 두 예시들은 똑같다. 환경의 압력을 받고 인구 과잉이 되면 정치 분규가 계속해서 일어난다. 저자는 입을 대지 않았지만, 이들 국가의 또 다른 특징은 대부분이 식민지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불안한 국가들의 특징에 이 두꺼운 책의 알짬이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인구문제와 환경문제가 어디서 오는가 하는 것이다. 인구문제와 환경문제는 한정된 지구 및 자원이 사람의 수를 당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환경문제는 부가적으로 인간이 환경을 대하는 태도의 불량과 미흡에서 더욱 곤란해진다.

세계화된 지금 어느 지역의 문제가 그 지역만의 문제로 끝나지는 않는다. 그러하기에 서로의 협력을 촉구하는【세계는 하나의 폴더polder】라는 슬로건은 진부하지만 아름답고, 비현실적이지만 현명하다. 삼림관리협의회(P.648)나 해양보호위원회(P.659) 등은 그 좋은 예의 시작이 될 것이다.

1인당 화석연료 소비량과 쓰레기 배출량을 평균적으로 계산했을 때 미국, 일본, 서유럽 같은 선진국이 제3세계에 비해 약 32배나 높다는 사실은 문명화될수록 지구를 더욱 오염시킨다는 것을 말하지만, 그것은 또달리 붕괴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화된다는 것은 자원의 섭취와 소비 능력의 신장을 말하기도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오염의 극치를 향해 치달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이스터 섬의 마지막 나무를 벤 사람을 찾고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질문할 수 있을 정도로 떳떳한 사람이 있을까. 마지막 나무는, 한사람이 한곳에서 베는 것이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마지막으로 베고 있는 사람들을 동시에 보지 못하기에, 벌목꾼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나무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공유의 비극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자원의 사냥과 이용으로 배를 불린 기업가들은 진정 마지막으로 죽게될 행운을 얻게 될 것이다. 

환경에 대한 경고가 겨우 119에 장난전화를 하는 효과만을 가져온다는 저자의 생각은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덧1 :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걷다보면 복개도로 위의 6차선에 걸쳐진 횡단보도를 지나가게 된다. 도로 위에 나뭇가지처럼 뻗은 신호기에 황색등이나 적색등이 점등되면 차량의 운전자들은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선 앞에 멈쳐서고, 그 이후에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넌다는 것은 대부분이 숙지하고 있는 약속이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조조의 시간대이거나 주말의 도로는 약속이 내팽개쳐지는 일이 간혹 발생한다. 횡단보도을 건너는 사람들의 수효가 적거나 없으면 신호기를 무시하고 달리는 얌체족들이 눈에 띈다. 더욱이 보행자가 있음에도, 정차를 하려다가 옆의 지나가는 차량을 흘깃 보고선 재차 가속페달을 밟는 경우도 있다.

덧2  : 후투족과 투치족의 구별이 어리석은 일이지만 여전히 르완다와 부룬디에서는 소위 먹히는 아이템이다. 안깝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정작 한국의 정치상황에서는 인간을 좌우로 갈라놓는 획책들이 더 잘 통용되고 있다. 그것은 동조하지 않은 죄이거나 침묵하지 않은 죄일 것이며, 통일이 되어도 다른 식의 변형태를 가질 것이다. 인구의 증가와 자원의 부족이 부족 간의 갈등이라는 다른 형태로 표출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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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토론의 법칙 원앤원북스 고전시리즈 - 원앤원클래식 1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최성욱 옮김 / 원앤원북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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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이지만, MBC의 100분토론을 빠뜨리지 않고 즐겨보던 때가 있었다. 격한 말싸움 속에서 드러나는 진정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패널로 배석한 인물들의 달변의 정도라든지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토론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그들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돌이켜보면 사람과 사람의 대화라기 보다는 마치 종을 달리하는 동물들 간의 만남처럼이었다. 최고의 학식과 전문을 자랑하는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수긍보다는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고, 그들의 높이를 훼손하지 않는 자기 주장의 계속적인 나열이었다. 토론은 화형의 박해를 경험하지 않은 이들의 대립이며, 미드 V속의 윌리가 아닌 외계인를 찾아라일 뿐인지도 모른다.
 

책으로 돌아가보자면, 쇼펜하우어는 토론술을 정신을 들고하는 검술에 비유한다. 마치 생존을 다투는 일에는 그 어떤 비열한 행위라도 그것은 정당하듯이 토론은 그저 인간의 허영심 뒤에 숨어있는 사악함으로 그들의 주장이 거짓으로 판명되거나, 상대방이 옮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는 것을 허용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진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기득旣得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정당한 토론술로 이길 수 없다면 비열하고 간교한 인신공격도 서슴치 말아야 할 것이며, 상대의 말꼬투리나 실수에도 엄격해야할 것이다. 살벌하고 냉혹한 경쟁사회에서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언젠가 깨우치는 교훈인 것이다.

다양하게 발전하는 매체의 홍수 속에 대량생산된 굼벵이(소피스트)들은 탈피를 거쳐 한여름 나무그늘 아래로 찾아들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짝짓기가 아니라 단지 데시빌적인 우위일 것이며, 산파법으로 스타가 된 소크라테스가 다시 살아난다해도 그들을 당해내지는 못할 것이다. 여름은 한 철이나 또 다시 돌아올 것이고, 독배(구화지문口禍之門)의 운명도 계속될 것이다. 토론이든 학문이든 결국 차별의 극한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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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바꿀 수 있는 힘, 내 안에 있다 틱낫한 스님 대표 컬렉션 3
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 / 명진출판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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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일행釋一行(틱낫한) 스님의 마음(mindfulness)에 관한 이야기는 편하고 쉬우면서도 목고개를 쉬이 넘어가지 못한다. 인위로 하지 말라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그것은 언제나 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무위無爲도 어찌보면 하나의 행위行爲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양과 다른 동양의 미덕이 발휘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의 거센 물결 위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마음을 아무나 갖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속을 벗어나지 않고서도 마음의 평화를 얻고, 힘을 얻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은 좋지만, 이러한 자기조절서가 계속해서 출판되는 이유는 부언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직장과 능률, 인간관계에 관한 그의 조언은 마치 숱한 경영서나 처세서에서 보던 것과 많이 닮아 있다. 그의 포지션이 어디쯤인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경영서적들이 모두 대상을 잘못된 것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하기에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 한낱 나태하고 능력없는 인간들로 치부된다. 하기사 대상이 홀로 완전하다고 했을 경우를 고려해보면 경영서가 설자리는 사라지고 없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 가운데 너는 너로서 완전하다고 하는 책을 만났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태 내지 무위를 찬동하는 것으로 여겨지기에 마치 숙제가 없는 학생처럼 오늘과 내일은 한없이 평화롭게 늘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모레쯤, 아니 당장 내일이 되면 사회를 전복하지 않는 한 또 다시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기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 해야할 역할과 행동인 것이다. 이제 사회계약을 하던 초창기로 돌아가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사회에 편입한 채 길러질 것이며, 사회를 벗어나 살고자 해도 그것은 단절이 아니며 겨우 오락이나 유희에 불과할 것이며, 그 이상은 허락되지도 않을 것이다. 완전히 절연된 인간은 동물일 뿐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틱낫한은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너는 너로서 완전하다는 주제가 제2, 제3, 중복되는 경우 그것의 의미는 퇴조하는 길을 걸을 것이다. 마음을 찾는 일은 이미 벌써 경영서적처럼 전쟁의 서막이 올려진지 오래되었다.. 누가 제발 마음에 관한 대어를 낚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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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 사이코패스의 또 다른 이름
마사 스타우트 지음, 김윤창 옮김 / 산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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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심은 진정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더 나은 약속이다. 양심은 면면히 이어지는 인류의 역사에서 그 가치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p.301~302)
    『지금의 우리는 모두 우리가 생각해온 바의 결과다. 악한 생각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고통이 뒤따르고, 순수한 생각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행복이 뒤따른다. 마치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그림자처럼.』 (p.324)

     
    저자는 이질적 반사회적 인격(성격 장애)의 사람들에 주목하고 이들에게 양심의 부재가 원인한 소시오패스sociopath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물론 이들은 사회의 부정적 관심을 받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들은 대부분 범죄행위를 통해 추후에 사이코패스로 치부되는 사람들이지만, 소시오패스는 범죄행위로 통해 수면 위로 부양되지 않으므로 경찰서와는 담을 쌓고 지낼 수 있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고통 속에 빠뜨리거나, 도구처럼 이용하는 무리들이다. 전체 인구의 약 4%나 되는 이들은 우리들 가까이에서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격리되지 않는다는 점은 독자의 몰입을 합리화시키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특히 사례로 보여주는 소시오패스에 대한 친경험적 심각성은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며, 그것이 나와 당신, 나와 이웃의 관계일 수 있음에 전율하게 한다. 


  •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가 소시오패스와 일반인을 구분짓는 것으로 양심의 부재를 발굴하고 그것이 사회적, 교육적인 소치所致의 결과인지, 그렇지 않고 진화론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인지를 밝혀낸다. 더욱이 집단체제의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 경쟁, 전쟁, 조직목표 등에 있어 고의적으로 길러지는 소시오패스가 있다는 것과 또한 특정한 조건이 주어지면 누구나 소시오패스적인 행동, 즉 비양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특히 양심이 부재된 인간형들의 말로末路와 양심을 지키는 것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는 이 책이 가지는 정수精秀이다. 양심의 의미와 가치를 진화심리론적인 방향에서, 그리고 반대편에 선 소시오패스에게서 캐낸 것은 대단한 성과(창의성)로 보인다. 하지만 고민은 양심의 깃발은 어디쯤에 꽂아야 할까 하는 것으로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어쨌든 우리들의 양심이 기준하는 바는 모두 다르겠지만, 진화가 우리들에게 남겨준 배려 내지 여유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깊은 밤을 안식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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