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철학, 자본주의를 뒤집다
김상봉 지음 / 꾸리에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신자유주의는 우리 사회의 근본부터 파괴하고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IMF이후 한 때는 자신만 경쟁에서 이기면 잘 살 수 있을까 했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안다. 애초에 가진 사람이 아니면 무슨 짓을 해도 안된다는 것을..

 

대안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경제의 시발인 자본주의 속의 경제학자는 결코 이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 약간의 반성이 있을 뿐 대안 자체는 모색해서도 모색할 수도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인문은 대안에 대한 갈증에 답을 해야 한다.

 

한 축은 마르크스다. 철학에서 출발한 마르크스는 인간중심의 철학을 기치로 자본주의를 분석해갔다. 자본주의 초기의 원시 축적의 모순을 목격한 그는 이에 대한 분석서로 <자본론>을 썼다. 하지만 국가자본주의화된 스탈린의 소련은 마르크스를 망쳤다. 왜곡된 국가의 수탈구조로 민중을 착취한 소수 관료집단이 새로운 '자본가'가 되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모순을 여전히 비판하지 못하지만 주류 경제학자들은 그냥 소련을 예로 들며 무시하게 되었다.  오류로 치부하고 싶어 역사적 왜곡을 진실인양 호도한다. 물론 이 역사적 왜곡을 벗어내도 여전히 국가자본주의로 가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남았다.

 

또 한 축은 장하준이다.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탁월한 논문으로 출발한 그는 국가 주도 자본주의의 높은 성장율과 선진자본주의 국가와의 갈등에 대한 시선을 제공했다. 문제는 그의 주장이 과거지향이라는 것이다. 국가 중심의 원시축적을 강조하지만, 그것이 현재를 이야기 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재벌옹호론과 세계 질서에서 갑작스러운 이탈을 이야기하는 세계 반자본주의 연대보다 훨씬 이상적이면서 모순적인 주장을 할 수 밖에 없다.

 

세번째는 길위의 철학자 김상봉이다. 독일 유학시절부터 25년간 그의 뇌리에 남아있던 '왜 기업을 노동자가 경영하면 안되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모두들 주주자본주의를 인정하고 이를 위해 공유재를 위한 확보를 이야기할 때, 그는 주주자본주의는 허구라고 이야기한다. 유명 오케스트라는 주주가 아니라 단원이 지휘자를 뽑는다. 또, 이건희가 가진 삼성의 주식은 그의 절대적인 소유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엔론의 경영자는 주주를 무시하며 전권을 휘둘렀다. 이런 현실적인 자본주의 주식회사의 실체성을 우리는 오랫동안 간과해 왔다. 직시하는 순간 우리는 대안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 키친아트가 노동자 중심의 회사로 크게 성장하는 것처럼.

 

그의 철학적 담론인 서로 주체성은 노동자의 경영권에 대한 철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인간의 착취를 끈내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주체적인 참여와 지배가 가능해야 한다. 임원이든 노동자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본사 노동자이든 제3세계 하청노동자이든.

 

우리는 대안의 모색을 멈출 수 없다.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만나야 하고, 그 만남이 실천이 되어야 한다. 만남의 철학자 김상봉은 우리에게 만남의 대안을 제시했다. 경제학적으로 데이타가 부족하여도, 상법상 한 구절의 추가(경영자는 노동자가 선출한다)만으로 안된다고 세부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동자 경영권은 자본주의 내에서 자본주의를 뒤집을 수 있는 맹아가 싹튼다는 오래된 명제의 새로운 확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