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아름다움
심상정 지음 / 레디앙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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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치인이 책을 내는 이유는 대부분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이 책 <당당한 아름다움>도 그런 의혹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우리는 정치에 대한 의식이 가장 부정적인 사람들이다. 그만큼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해왔던 일들이 대부분 자신의 계파와 이익에 부합하고, 그리고 특권층이라는 권력의식이 작용된 선거운동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사회의 민주화는 이제 완성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하지만, 정작 경제적 민주주의는 오히려 더 심하게 왜곡되었다. 경제적 민주주의 없는 정치 민주주의는 결국 절차적인 민주주의를 이야기 할 뿐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을 수 있는 ‘절차적 민주주의’로 악용되고 있을 뿐이다. 모든 삶은 정치이다. 하지만 정치라면 지긋지긋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정치는 여전히 우리의 삶에 필요악같은 존재이다.

 경제 성장과 시장경제의 틀에 대한 약간의 부정이나 새로운 방식의 제안마저 ‘좌파’라는 굴레를 씌운다. 한편으로는 진보는 ‘옳지만 귀찮고 시끄럽고 문제를 제기하는 까다로운 층’이라는 기득권의 색칠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신념있는 '소수'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작지만 큰 변화는 시작되었다. 초선 의원이 경제계의 총수인 재경부 위원장을 혼줄 내는 모습, ‘삼성’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삼성에 대하여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하는 의원, 이슈를 내세워 자신을 띄우기 보다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밤을 세워가며 공부하는 정치인. 심상정은 어쩌면 그래서 ‘대안’있는 진보 정치인으로 서 있는 지도 모른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 경제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삼박자 경제개혁안, 조직이나 파벌을 만들지 않지만 따뜻한 미소와 관심과 배려로 지지 세력에 스며드는 리더십, 어쩌면 인텔리적인 이론 보다는 구로동맹파업으로 고통당한 ‘진짜 노동자’들과의 실천적인 연대가 만든 삶을 살아가는 모습.

심상정의 모습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사람의 정치인을 보기 보다는 우리의 정치, 우리의 경제 구조, 우리의 삶이 어떻게 되어가야 하는 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텍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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