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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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가 떠나는 여행은 특별하다. 자신이 쓰는 문학이 그 중심에 놓여있다.
또 그 문학은 국내문학과 국외문학의 경계와 관련있다. 그런 면에서 그가 떠나는 여행은 여러나라의 국경을 넘고 문학의 국경을 넘는다. 문학은 국내용 국외용이 없고 그 자체로 문학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입양된 후 뿌리를 찾아 한국에 온 스웨덴 여성의 이야기이든, 조선족으로 러시아와 국경무역을 하던 훈츈 사람의 이야기이든, 이상이 일본 토쿄로 떠난 이유에 대한 탐색이든 김연수는 그들이 넘는 국경을 함께 넘으며 문학의 경계를 넘어서려고 한다. 

어쩌면 그가 말하는 '여행할 권리'란 그의 문학의 경계를 넘는 여행에 대한 열망을 담는 것은
아닐까.

김연수 답지않게(?) 느슨한 농담으로 처음에는 낄낄거리게 하더니, 중간으로 넘어가면서 사색의 깊은 향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까지 읽는 다면 이상의 일본행에 대한 전문가적인 분석을 맛볼 수 있다. 언뜻 자신이 아닌 타인을 여행의 주인공으로 세운 것이 이상할 듯 도 하지만,  이상의 여행을 통해 가상의 자신을 여행보내는 것은 아닐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말하는 지 딱 하나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김연수.
그가 그의 소설을 이해못하는 외국인에게 한국인들도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자조적인 넋두리가 헛튼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연수 작가의 작품은 소설이든 에세이든 쉽고 말랑말랑하게 보기는 힘든 작품들일 것이다.

하지만, 좋은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고, 뛰어난 예술 작품은 화가 생전에 인정받기 힘들다고 하지 않던가. 생각하지 않고 읽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이런 저런 상상의 자극과 사고를 촉발하는 그의 작품은 마니아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한번 그의 작품을 이해하였다면 마니아 되지 않기는 힘들다.

그런면에서 이 책을 읽으면 '재미없거나' '마니아가 되거나'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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