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 - 전2권 세상을 뒤흔든 368일
왕쑤 지음, 송춘남 옮김, 선야오이 그림, 웨이웨 이 원작 / 보리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사회주의 중국이 아닌 '자본주의 국가'인 오늘날의 중국을 바라보면서 <대장정>을 읽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게다가 텍스트로 꽉차인 책인 아니라 커다란 흑백삽화와 짧은 글로 만들어진 책이라니.. 그런데, 처음 펼쳐읽을때는 몇 쪽 만이라도 읽어보자하는 생각으로 펼쳤는데, 막상 읽다보니 다 읽지 않고서는 책을 놓기가 힘들었다.

영화처럼 펼쳐진 중국공산당의 대장정의 발자취
책을 펼쳐 보면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를 보는 것처럼 대장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동안 사진으로만 보았던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주더 같은 중국 사회주의 혁명가들의 모습과 대장정 시기 중요 사건들을 생생하게 펼쳐보여 주고 있다.

대장정 초기 홍군의 수를 절반으로 줄여 버린 처참한 '샹강 전투', 권력에서 물러나 있던 마오쩌둥이 극적으로 권력을 잡게 되는 '쭌이 회의', 대장정 시기 홍군의 가장 대담한 작전으로 손꼽히는 '루딩교 전투' , 굶어 죽고 얼어 죽고 늪에 빠져 죽어 갔던 죽음의 땅 '쑹판 대초지'의 모습은 홍군과 함께 행군을 하는 것처럼 실감나게 다가온다.

'삼국지'보다 재미있다
1년이 갓 넘는 시기를 다루기는 하였지만, 책 속의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는 희망과 절망,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다.

대장정을 이끈 공산당 지도부만을 중심으로 놓치않고,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대장정 속의 인물들에 대해 하나 하나이 표정을 실감나게 살렸다. 세밀하면서도 강한 느끼을 주는 그림들은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재현시켜 준다.

한편, 흑백의 단조로운 색이 주는 거친 느낌은 대장정의 고난과 힘든 여정을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처럼 보이게 한다.

사람에 대한 믿음 그것이 대장정이다
굶어 죽으면서도 양민들의 양식을 허투로 빼앗지 않은 중국 홍군의 모습은 감동을 자아낸다. 비록 그것이 공산당이 권력화 되기 전의 모습일 지도 모르고, '사회주의'중국이 자국의 역사를 포장하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일지라도 자기 이익에 급급한 현대인에게는 사람이 결국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

대장정에서 강조했던 '없는 자의 친구', 죽음도 가져가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은 다시 족쇄가 되어 '가장 타락한 자본주의 국가'일지 모를 오늘의 중국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도 중국의 고대사인 삼국지보다 중국 근대사의 대장정은 오늘의 중국을 이해할 중요한 역사텍스트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중국 근대사가 외부의 시각으로 씌였진 것에 반하여, 이 책은 중국 내부의 시선에서 바라본 중국 근대사라는 면에서 중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다른 하나의 지랫대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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