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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서 리더의 언어를 배우다
이지혜 지음 / 다연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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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클래식에서 리더의 언어를 배우다] / 이지혜 지음 / 다연 펴냄
성공을 향한 치열함에서 잠시의 여유가 주는 삶의 쉼과 성취를 향한 열정을 위해 저자는 클래식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몰입, 창조, 열정, 공감과 나눔을 주제로 펼쳐놓았다. 이 책에 소개된 20인의 음악가들이 삶과 작품을 위해 추구한 시간을 살펴본다.
콘 스피르토(몰입), 리베라멘테(창조), 아파시오나토(열정), 콘 피에타(공감, 나눔)으로 단락을 나누어 각 장마다 5명의 음악가를 소개하고 있다. 몰입의 파가니니, 베를리오즈, 베토벤, 차이콥스키, 말러 / 창조의 바흐, 드뷔시, 푸치니, 바그너, 피아졸라 / 열정의 모차르트, 브람스, 비제, 헨델, 리스트 / 공감과 나눔의 하이든, 슈트라우스 2세, 슈베르트, 드보르자크, 베르디의 음악가로서 한 시대를 아우른 삶을 소개한다.
클래식을 자주 듣는 한 사람으로서 한 음악가가 걸어온 길을 알고 음악을 접하는 것은 두 귀를 즐겁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삶의 열정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저 흘러들어온 음악이 아니라 치열한 창조의 세계를 간접 체험하게 된다.
콘 스프리토-몰입에서 소개되고 있는 첫 번째 음악가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진 파가니니이다. 독학으로 연주를 익히다시피한 파가니니가 '비르투오소'란 영예를 얻기까지 그가 쏟아부은 노력의 시간은 귀하다. 그 명성을 얻기까지 그가 겪은 변화의 물결은 평탄치 않다. 음악가로, 사업가로 성공한 이면에는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했던 개인사가 자리하고 있다.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이끈 그의 몰입을 통해 리더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리베라멘테-창조의 세계인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는 작은 세계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과 미국, 동아시아로 뻗어 나갔다.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를 통해 더욱 세계적인 거장으로 일어섰다. 평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족과의 단절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작곡한 오페라가 모두 흥했던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딛고 일어서서 새로운 콘텐츠로 변화를 꾀했다. 오페라 작곡에 변화를 적극 수용한 그는 '베르디 이후 최고의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라 불리게 되었다.
아파시오나토-열정의 음악가, 풍성한 음에 뛰어난 표현력으로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리스트는 천재성을 뛰어넘어 음악을 대하는 열정이 불타올랐다. 다른 연주보다 나은 것을 벗어나 '다름'을 추구한 그는 파가니니의 연주에 매료되어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에 매달렸다. 나도 학창시절 피아노를 쳤지만 하루 10시간의 연습은 실로 방대하다. 미친 듯이 피아노 앞에 앉아 몰두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의 열정과 갈망이 있었기에 지금의 리스트 음악을 창조했다. 리스트의 기교는 단순한 기술을 뛰어넘어 감정을 극대화한다. 교향곡과 시를 결합한 교향시의 탄생을 가져왔고 높은 자존감으로 이루어진 그의 음악적 철학은 지금도 본받아야 할 표본이다.
콘 피에타-공감과 나눔에서 소개하는 드보르자크는 체코를 대표하는 음악가이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의 영향으로 바이올린을 배웠다. 당시의 정서가 녹아들어 드보르자크의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재능을 알아본 어른들 덕에 음악을 배우고 음악가로서 살아가게 되었으나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다. 끊임없는 작곡으로 무명에서 당대 명망 있는 작곡가들에게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상을 향해 도전하는 그의 패기는 조국 체코를 비롯하여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드높이게 되었다.
어느 시대마다 완벽한 창조물을 위해, 창조의 고통이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 그들이 흘린 고뇌의 시간은 결코 작지 않다. 어느 예술가나 그러하듯 치열한 격통의 시간이 자리하고 있다. 그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한 그들이 널리 명성을 알리고 오랜 세월에도 회자되고 사랑받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자신에게 열정을 아끼지 않은 노력의 시간,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두려워하지 않은 자신감, 시대를 냉철하게 읽을 줄 아는 혜안으로 흐름에 발맞추었기 때문이다. 높은 자존감이 주는 꿋꿋함은 당시대의 리더로서 도달을 수 있는 영역에 희열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