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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사람을 만나다! 2 ㅣ 사진으로 사람을 만나다! 2
이재학 글.사진 / 태양당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사진으로 사람을 만나다! Ⅱ] / 이재학 글. 사진 / 도서출판 태양당 펴냄
나에겐 [사진]이란 묵직한 그리움이다. 스치는 풍경이 마음에 스며들고, 눈에만 담아두기엔 허전한 마음에 뷰 파인더를 통한 세상을 바라보았던 때가 있었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아도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다. 같은 시점으로 바라보아도 새겨지는 느낌은 다르다.
오래된 흑백처럼 스쳐 지난 그리움이 짙어지는 가을에 사진첩을 작가의 글과 함께 [사진으로 사람을 만나다! Ⅱ]를 만났다.
작가의 사진은 오랜 기다림과 마음을 투영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윤슬한 바다 빛이 그러하고, 안개 낀 하늘이 그러하며, 석양 붉게 물들은 빛이 그러하다. 물에 투영 된 사람들의 뒷모습이 이야기를 품고,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울음을 내비치는 풍경은 쉽게 지나칠 수 있으나 눈에 지긋이 담고 정성을 다해 셔터를 누른 그리움이 묻어난다.
사람을 향한 마음이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되고 비로소 자신의 역할을 마친 뷰파인더 넘어 육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내비친다.
감동의 순간이 시시때때로 마음에 벅차오르는 것은 사진을 대하는 자세와 풍경,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기인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탄할 수 있으며 신비한 자연을 경외할 수 있는 삶이 사진에 표현된다. 자신을 향한 올곧은 시선이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의 물결로 표현된다. 각자의 마음의 크기에 따라 표출되는 세상은 아련함이 가득할 수도, 선명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사진 보정을 하지 않아도 올곧이 바라보는 마음이 담아내는 선명함이 있기에 한 컷, 한 컷에 작가의 신중함이 보인다.
나 또한 사진 찍는 것을 즐겨 하기에 DSLR뿐만 아니라 필름 카메라를 사용할 때도 같은 풍경을 두 장 이상은 찍는다. 가까운 사물에 시선을 주며 한 장, 그 사물을 넘어 전체를 바라보며 한 장에 시선을 두면 시시각각 다채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태양이 주는 빛의 찬란함과 그 그림자에 감추어진 이면을 바라볼 수 있다. 잠시 머물러 크게 호흡을 하고 나면 사진에 담긴 세상이 내 것이 된 것 마냥 흐뭇하다.
사진을 대하는 자세는 각자 다르겠으나 작가의 시선이 담긴 사진첩을 보니 갈망에 그동안 핸드폰 카메라에 밀려 먼지 쌓인 DSLR에 손길을 준다.
나가볼까. 혼자 천천히 길을 걸으며 골목을 들여다보고, 작은 벤치에 앉은 쉼을 끌어당기고, 눈부신 태양을 마주하고, 시리게 변하는 시간을 맞이하고, 노을이 붉게 물든 서쪽 하늘을 향해봐야겠다.
출사를 통해 서로 느낀 바를 나누어도 좋고, 혼자 걸으며 느긋하게 즐기는 것도 좋으리라. 사진이 품은 이야기를 그려보는 것, 당시 풍경을 대할 때의 마음을 글로 적은 작가의 노트처럼 때때로 떠오른 영감을 사진에 비추는 그 시간은 자신을 향한 강한 애정으로 다가올 것이다.